안녕하세요.
제가 일하는 곳에는 농업관련 전문가 들이 많습니다.
벼, 콩, 사과, 보리, 농약, 수박, 채소, 소, 말, 바이오에너지, 농촌생활, 기계 따위를 전공으로 공부하신 분들이 모여 있습니다.
농업 문제는 뭐든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이분들은 전공이 이렇게 다르다 보니 책상 앞에 두는 식물도 다릅니다.
저 같은 기계쟁이는 책상 위에 꽃이 없고,
벼나 콩을 다루는 분들의 책상 위에는 항상 식물이 자랍니다.
그것도 무럭무럭 잘 자랍니다.
농약을 전공한 사람 앞에 꽃을 두면 마디자라는데,
콩을 전공한 사람 앞에 그 꽃을 두면 잘도 자랍니다.
참 신기합니다.
사람의 기가 통하는지...^^*
오늘은 '마디다'는 낱말을 소개해 드릴게요.
그림씨(형용사)로 "자라는 속도가 더디다."는 뜻입니다.
나무가 마디게 자라다처럼 씁니다.
"쉽게 닳거나 없어지지 아니하다."는 뜻도 있습니다.
앞에서 푼 대로
제 앞에서는 마디 자라던 꽃도,
식물을 다루는 사람 앞에만 가면 무럭무럭 잘 자랍니다.
아마도 식물도 사람의 마음을 읽나 봅니다. ^^*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 기분이 참 좋아요]
며칠 전에 '되겠습니다'을 조심해서 쓰자는 편지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 '되겠습니다'처럼 조심해야 할 말버릇으로
오늘은 '-같다'를 소개해 드릴게요.
'같다'는, 잘 아시는 것처럼,
"크기, 생김새 따위가 서로 다르지 않고 한 모양이다"나,
"다른 것과 비교하여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 있습니다.
또, '아마 ∼것 같다'처럼 "추측,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내는 말"을 뜻하기도 합니다.
비가 올 것 같다. 연락이 없는 걸 보니 무슨 사고가 난 것 같다처럼 씁니다.
이 말은 추정이나 예상처럼 확실하지 않은 것에만 쓰는 말입니다.
이런 '같다'를
자기 기분이나 느낌, 생각을 말할 때는 쓰면 안 됩니다.
뭔가 좋은 일이 있는 사람에게 기분을 물으면,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그런 거죠.
자기 기분을 자기가 말하면서 마치 남의 기분을 예상하거나 추측하는 것처럼 말하면 안 되죠.
재밌는 것 같아요.
즐거운 것 같아요.
기쁜 것 같아요.
좋은 것 같아요... 모두 마찬가집니다.
또, "저는 자라면서 병치레를 자주 했던 것 같아요"처럼,
자기가 겪은 일을 마치 남의 경험처럼 말하는 것도 올바른 말버릇이 아닙니다.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가 아니라, "기분이 참 좋아요."
"저는 자라면서 병치레를 자주 했던 것 같아요"가 아니라, "저는 자라면서 병치레를 자주 했습니다."라고 하면 좋잖아요.
정리하면,
자기 기분이나 느낌, 생각을 말할 때는 '같다'를 쓰시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