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05] 우리말) 노총을 아세요?

조회 수 3840 추천 수 89 2007.03.05 04:22:15
안녕하세요.

무척 춥네요. 건강 조심하시길 빕니다.

여러분, '노총'이라는 낱말을 아세요?
'노동조합 총연합회'의 준말이 노총(勞總)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그것도 맞지만,
그건 한자고,
우리말로 노총은 다른 뜻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저는 농촌진흥청 연구개발국에서 일합니다.
연구원이 연구를 편하게 하실 수 있도록 여러모로 도와드리는 것이 제일입니다.
제가 일하는 곳에서는 해년마다
새로운 과제를 뽑아서 농촌진흥청 직원이 아닌 분에게도 연구비를 지원합니다.
대학교수님이나 출원연구소 연구원들이 주 대상이죠.
그분들이 연구계획서를 내면 이곳에서 여러 단계 심사를 해서 과제를 선정하고 연구비를 지원하는데요.
엄격하고 투명하게 과제를 선정하고자 여러 단계를 밟습니다.
그래서 시간도 많이 걸리죠.
보통 지난해 12월에 과제를 제안받아 2월 말에 최종 선정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과제를 제안하신 분들이 자기가 낸 과제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물어오시는 일이 잦습니다.
저야 그 과제가 어떤 상태이고 최종 선정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처럼,
"일정한 기일 동안을 남에게 알리지 아니하여야 될 일"을 '노총'이라고 합니다.
그 일은 노총이라 일이 완성될 때까지 비밀이다,
이 일에 대해 노총을 놓았다가는 너의 목숨이 위태로워질지도 모른다처럼 씁니다.

제가 과제 선정에 대해 노총을 놓았다고 제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농촌진흥청에서 돌리는 연구과제를 투명하게 하고자
과제 선정에 대해 '내시'를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똥기거나 뚱기지도 않고 노총을 놓지도 않습니다.

오늘 과제 선정자에게 공문을 보내드립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1.
내시는
"공식적으로 알리기 전에 몰래 알림"이라는 뜻인데,
일본말(內示, ないじ[나이지])입니다.
아직도 입찰장에서 많이 나오는 말입니다. 쓰지 말자는 뜻으로 강조했습니다.

2.
'똥기다'는
"모르는 사실을 깨달아 알도록 암시를 주다."는 뜻이고,
'뚱기다'는
"눈치 채도록 슬며시 일깨워 주다."는 우리말입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의’의 발음]

새 직장에서는 회의가 무척 많네요.
낮에는 회의 들어가고 저녁에는 그 뒤치다꺼리하다 판날 것 같습니다.
오늘은 '회의' 발음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표준발음법에는 '의'를 발음하는 법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5항. 'ㅑ ㅐ ㅕ ㅖ ㅘ ㅙ ㅛ ㅝ ㅞ ㅠ ㅢ'는 이중모음으로 발음한다.
다만 4. 낱말의 첫음절 이외의 '의'는 [ㅣ]로, 조사 '의'는 [ㅔ]로 발음함도 허용한다.
주의[주의/주이] 협의[혀븨/혀비] 우리의[우리의/우리에] 강의의[강:의의/강:이에]

좀 정리해 보면,
의사, 의미처럼 '의'가 앞에 올 때는 있는 그대로 [의]로 발음하고,
회의, 강의처럼 '의'가 뒤에 올 때는 [ㅣ]로 발음해도 되고,
너의, 나의, 그것의처럼 '의'가 조사로 쓰일 때는 [ㅔ]로 발음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사'는 [의사]로 이중모음으로 발음해야 하고,([으사]라고 발음하면 안 됩니다.)
'의미'도 [의:미]로 이중모음으로 발음해야 합니다.

그러나,
'회의'는 [회:의]라고 발음해도 되고, [훼:이]라고 발음해도 됩니다.
'강의'도 [강:의]라고 발음해도 되고, [강:이]라고 발음해도 됩니다.
'우리의'도 [우리의]라고 발음해도 되고, [우리에]라고 발음해도 됩니다.

선생님이 [강:의]하시는 것도 맞고, [강:이]하시는 것도 맞으며,
제가 [회:의] 들어가는 것도 맞고, [훼:이] 들어가는 것도 맞습니다.

보태기)
"뒤에서 일을 보살펴서 도와주는 일"은 '뒤치닥거리'가 아니라, '뒤치다꺼리[뒤:치다꺼리]'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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