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03] 우리말) 맞히다와 맞추다

조회 수 4680 추천 수 57 2007.04.03 12:09:13
안녕하세요.

저는 우리말 편지를 쓰면서 될 수 있으면 실수하지 않으려 무척 노력합니다.
나름으로...
제 실력이 짧아, 제가 몰라서 하는 실수라면 어쩔 수 없지만,
알면서도 실수를 한다면 안 되죠.

그런데......
어제 보낸 편지를 보면,

'미국이 애먼 데 와서'...라고 해야 하는데 '애먼 더 와서'라고 '데'를 '더'로 쓰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또,
무슨 나무인지 맞히시면 선물을 보내드릴게요 ^^*(맞추시면이 아닙니다.)
......
나무 이름을 먼저 맞추시는 다섯 분에게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라고 보냈습니다.

앞에서는 맞추다고 하면 안 되고 맞히다고 해야 한다고 해 놓고서는
뒤에서 저는 맞추다고 했습니다.
멍청한 짓을 한 거죠.

오늘은 제 잘못을 뉘우치며 맞추다와 맞히다를 짚어 볼게요.

실은 무척 쉽습니다.

맞추다는
"서로 떨어져 있는 부분을 제자리에 맞게 대어 붙이다."는 뜻이고,
맞히다는
"문제에 대한 답이 틀리지 아니하다"는 '맞다'의 사동사입니다.
이렇게 쉽게 가를 수 있는데도 가끔은 헷갈립니다.

더 쉽게는,
'맞추다'는
"대상끼리 서로 비교한다"는 뜻이 있고,
'맞히다'는
"문제의 답을 정확하게 고르다"를 뜻입니다.

그래서
조각을 맞추고,
시험이 끝난 뒤 친구와 답을 맞추고,
장부와 맞추고, 보조를 맞추고,
시간을 맞추고,
노래에 맞춰 가야금을 타고,
비위를 맞추고,
입을 맞추는 겁니다.

당연히,
정답을 맞히고, 수수께끼를 맞히고,
사진에 보이는 나무의 종류를 맞히는 겁니다.

이렇게 쉬운데도 제가 틀렸습니다.
저는 우리말편지를 10년은 보내고 싶은데,
5년도 채 안 되어서 물러나야 할까 두렵습니다.

물러날 때는 물러나더라도,
나무 이름 맞히는 것은 계속해야죠? ^^*

오늘도 어제 보내드린 나무의 사진을 보내드립니다.
아침에 출근길에 찍은 겁니다.






이제 제법 꽃망울이 보이죠? ^^*
나무의 이름이 수양버들은 아닙니다.
죽어도 아닙니다. ^^*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등, 겸, 따위 띄어쓰기]

날씨가 건조해서 그런지 여기저기서 산불이 많이 났네요.
산불로 잃어버리기는 쉬워도, 가꾸기는 힘든 게 바로 우리 산이고 숲입니다.
산불로 식물이 타는 것을 보면 제 마음도 새까맣게 타들어갑니다.

오늘은 푸른 산을 생각하며 바탕색을 초록으로 만들어봤습니다.

오늘도 띄어쓰기 원칙을 먼저 짚고 넘어가죠.

우리말은 낱말별로 띄어 씁니다.
품사(동사, 명사, 형용사 따위)도 낱말로 보고 띄어쓰되, 조사만 붙여 씁니다.
한 낱말인지 아닌지는 사전에 올라 있으면 낱말이고 그렇지 않으면 한 낱말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한글 맞춤법 제45항에 보면,
'두 말을 이어 주거나 열거할 적에 쓰이는 말들은 띄어 쓴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장 겸 과장, 청군 대 백군, 이사장 및 이사들, 사과·배·귤 등'처럼 씁니다.
곧, '겸, 대, 및, 등, 따위'와 같이 열거할 때 쓰는 말은 앞말과 띄어 씁니다.

이 내용을 앞에서 말씀드린 품사도 낱말로 보고 띄어쓴다는 원칙에 맞춰서 기억하셔도 됩니다.
'및'은 부사고, '겸, 등' 따위는 의존명사입니다.
당연히 띄어써야죠.

흔히 하는 실수로,
'사과, 배등이 많이 있다.'처럼 '등'을 앞말과 붙여 쓰면,
배 형태를 닮은 등(燈)이라는 말이 됩니다.
'사과, 배 등이 많이 있다.'처럼 '등'을 앞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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