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22] 우리말) 보릿고개와 총체보리

조회 수 3474 추천 수 62 2007.05.22 10:18:07
곧, '줄기와 잎은 물론 알곡까지 다' 소먹이로 쓰는 보리를
영어로 whole-crop barley라고 하는데 이를 우리말로 바꾼 게 '총체보리'입니다.


안녕하세요.

보릿고개 아시죠?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의 넘기 어려운 고개라는 뜻으로,
묵은 곡식은 거의 떨어지고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아니하여 농촌의 식량 사정이 가장 어려운 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바로 요즘이 그 보릿고개입니다.

여러분은 보리 하면 떠오르는 게 뭔가요?
대부분 보릿고개와 보리밥이죠?
먹을 게 없었던 우리네 부모들의 아픔이죠.
쌀밥을 먹을 수 없을 때 주린 배를 채우고자 먹었던 보리가
요즘은 참살이(웰빙)바람을 타고 당뇨병 같은 성인병에 좋은 건강식으로 노릇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생각보다 소비가 많지 않아 땅을 놀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보리를 많이 심어 보리쌀을 많이 만들어 봐야 찾는 사람들이 없으면 팔 수 없으니 농민들이 보리를 심지 않게 되는 거죠.

그랬던 보리가 요즘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먹으려고 심었던 보리를 지금은 가축을 먹이려고 키웁니다.

보리의 이삭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할 때, 바로 요즘,
줄기와 잎은 물론 알곡까지 다 거둬들여 소가 먹기 좋게 만들어 놓습니다.
이런 보리,
곧, '줄기와 잎은 물론 알곡까지 다' 소먹이로 쓰는 보리를
영어로 whole-crop barley라고 하는데 이를 우리말로 바꾼 게 '총체보리'입니다.
보리 줄기와 잎, 알곡까지 '총체'적으로 다 쓴다는 뜻이죠.
총체(總體)가 "있는 것들을 모두 하나로 합친 전부 또는 전체."라는 뜻이잖아요.

보릿고개를 넘기며 배고파했던 시절이 불과 30여 년 전인데,
지금은 그 보리를 소에게 먹이고 있습니다. ^^*

이 총체보리는,
농민은 보리를 재배해서 돈을 벌어 좋고,
소를 키우는 축산농가는 소에게 좋은 먹이를 먹여 고급 한우를 생산할 수 있어 좋고,
정부는 소먹이를 수입하지 않아도 되므로 외화를 절약해서 좋고,
국민은 혹시 있을지 모를 광우병 같은 가축전염병을 걱정하지 않아서 좋고...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사조입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고 돈 줍고...

요즘은 농업도 이렇게 변하고 있답니다.

더 자세한 것은 1544-8572? ?전화하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1544-8572는 '일어서서 바로처리'한다는 농촌진흥청 민원인 전용 전화입니다.
정부민원안내 전화상당실 110으로 전화하셔도 됩니다. ^^*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닭 벼슬 >> 닭 볏]

주말 잘 보내고 계시나요?
저는 오늘 일이 좀 있어서 출근했습니다.
오늘도 우리말편지 하나 보내고 일을 시작하면 일이 잘될 것 같습니다.

어제는 가족과 함께 찜질방에 가서 온종일 놀았습니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텔레비전을 보는데,
첫 마디부터 귀에 걸리네요.

KBS2에서 하는 스펀지라는 프로그램에서,
길게 우는 닭을 소개하면서,
그 닭은 걷는 것도 우아하고, '벼슬'도 품위가 있다고 소개하더군요.

'벼슬'이 뭐죠?
'벼슬'은 '관아에 나가서 나랏일을 맡아 다스리는 자리'입니다.

'닭이나 새 따위의 이마 위에 세로로 붙은 살 조각'은,
'벼슬'이 아니라 '볏'입니다.

내용이 좋아 자주 보는 프로그램이고,
성우 목소리도 좋아 편하게 보는 프로그램인데......

내용도 좋고, 맞춤법도 잘 맞는 방송을 기대하는 제 꿈이 너무 큰가요?

이제 일이나 시작하렵니다.
빨리 마치고 들어가서 딸내미와 함께 놀아야죠.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33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912
1196 [2013/05/01] 우리말) 4월과 4월달 머니북 2013-05-02 3485
1195 [2009/10/08] 우리말) 씁쓸하다 id: moneyplan 2009-10-08 3485
1194 [2012/11/30] 우리말) 고운때 머니북 2012-11-30 3484
1193 [2009/10/13] 우리말) 반죽과 변죽 id: moneyplan 2009-10-13 3484
1192 [2007/12/14] 우리말) 텅 빈 마당에서 돌쇠가 비질을 하고 있네요. ^^* id: moneyplan 2007-12-14 3484
1191 [2017/04/10] 우리말) 우리글 교양을 높이기 위한 시민강좌 머니북 2017-04-11 3482
1190 [2014/03/11] 우리말) 어이없다 머니북 2014-03-12 3482
1189 [2013/10/21] 우리말) 돌부리 머니북 2013-10-21 3482
1188 [2013/10/11] 우리말) 엠블렘 머니북 2013-10-11 3482
1187 [2010/04/29] 우리말) 들고파다 id: moneyplan 2010-04-29 3482
1186 [2016/09/09] 우리말) 반죽. 변죽, 딴죽 머니북 2016-09-16 3481
1185 [2011/04/14] 우리말) 벚꽃 이야기 moneybook 2011-04-14 3481
1184 [2009/06/23] 우리말) 까칠하다와 거칫하다 id: moneyplan 2009-06-23 3481
1183 [2014/07/24] 우리말) 사투리와 표준말 머니북 2014-07-25 3479
1182 [2007/11/21] 우리말) 편지에서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7-11-21 3479
1181 [2017/07/07] 우리말) 눈그늘, 멋울림 머니북 2017-07-07 3478
1180 [2016/12/08] 우리말) 스리/쓰리 머니북 2016-12-12 3478
1179 [2015/01/14] 우리말) 저녁과 저물녘 머니북 2015-01-14 3478
1178 [2010/06/16] 우리말) 허점과 헛점 moneybook 2010-06-16 3477
1177 [2008/01/09] 우리말) 속긋 id: moneyplan 2008-01-09 3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