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12] 우리말) 산통을 깨다

조회 수 3721 추천 수 71 2007.06.12 09:40:02
따라서 산통점을 칠 때는 당연히 산가지와 산통이 있어야 하는데,
어쩌다 산가지를 넣는 산통을 깨 버린다면 점을 칠 수 없겠죠.
바로 여기서 온 말이 산통을 깨다는 말입니다.
어떤 일을 이루지 못하게 뒤틀어 버린다는 뜻이죠.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의 답은 '스리'입니다.
cres???, isb4???, mddm??? 세 분께 선물을 보내드렸습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참으로 오랜만에 목을 좀 축이고자
가까이 계신 분들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서로 시간을 맞춰 예닐곱 명이 화요일 저녁에 모이기로 했는데
서울에 계시는 이 아무개 님이 화요일에 약속이 있다고 뒤늦게 산통을 깨는 바람에......
자기가 그날 모이자고 해놓고는......쩝...... ^^*

흔히
다 잘되어 가던 일이 무슨 일로 갑자기 이루지 못하게 뒤틀리는 것을 보고,
'산통 깨다'라고 합니다.

이 말은 점을 치는 데서 온 말입니다.
옛날에 점을 칠 때
대나무를 한 뼘쯤 되는 길이로 잘라 그 안에 점괘를 적어 두고 이것을 산가지 또는 산대라고 했습니다.
점을 칠 때 이 산가지를 산통이라고 하는 통에 넣고,
산통을 대여섯 번 흔든 다음 산통을 거꾸로 들어 구멍으로 나온 산가지를 뽑거나,
사람이 하나를 골라냈습니다.
그 산가지에 있는 점괘를 보고 점을 치는 것을 산통점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산통점을 칠 때는 당연히 산가지와 산통이 있어야 하는데,
어쩌다 산가지를 넣는 산통을 깨 버린다면 점을 칠 수 없겠죠.
바로 여기서 온 말이 산통을 깨다는 말입니다.
어떤 일을 이루지 못하게 뒤틀어 버린다는 뜻이죠.

서울에 계시는 이 아무개 님!
산통 깬 죄(?)를 어찌 감당하시려고...^^*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승부욕/승리욕]

내일이죠? 우리나라와 토고가 월드컵 첫 경기를 하는 날이...
우리 편이 이기길 빌면서 오늘 편지를 씁니다.

우리 선수들이 토고를 꼭 이기겠다는 '승부욕'이 강해,
이번 경기는 별 탈 없이 이길 텐데, 가능하면 큰 점수 차로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하네요.

운동 경기에서 상대방을 꼭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을 흔히 '승부욕'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틀린 말입니다.

욕심 욕(慾) 자가 들어간 낱말은,
권력욕, 명예욕, 출세욕, 소유욕 따위가 있는데,
이는 모두 '욕'앞에 나오는 것을 이루려는 강한 의지의 뜻으로 쓰입니다.
권력용은 권력을 잡으려는 욕심이고,
명예욕은 명예를 얻으려는 욕심이죠.

이렇게 보면,
승부욕은 말이 안 되는 게 금방 보입니다.
승부는,
이길 승(勝) 자와 질 부(負) 자를 써서,
'이김과 짐'을 뜻하고,
그 뒤에 욕심을 뜻하는 '욕'자를 붙이면,
'이기고 지려는 욕심'이라는 뜻이 되는데, 당최 말이 안 되잖아요.
'승부욕'이 이기려는 욕심일까요, 지려는 욕심일까요?

'승부욕'은 없습니다.
그런 낱말은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없습니다.
이기려는 욕심이나 그러한 강한 의지를 뜻하려면 '승리욕(勝利慾)'으로 해야 합니다.
승리하고자 하는 욕심, 곧, 이기고자 하는 욕심이죠.
그러나 실은 '승리욕'도 국립국어원 사전에는 올라있지 않은 단업니다.

'승부욕이 강해'는,
'꼭 이기겠다는 의지가 강해'로 바꾸면 어떨까요?

내일,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이,
꼭 이기겠다는 강한 의지로 토고 국가대표 선수를 꺾길 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734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2961
2674 [2013/10/28] 우리말) 틀리기 쉬운 높임말 머니북 2013-10-28 424318
2673 [2014/01/10] 우리말) 사물 존대 동영상 머니북 2014-01-10 144011
2672 [2007/02/22] 우리말) 어제 받은 답장 몇 개 [8] id: moneyplan 2007-02-22 99687
2671 [2006/12/19] 우리말) 봇물을 이루다? id: moneyplan 2006-12-19 55822
2670 [2010/01/12] 우리말) 한판과 한 판 id: moneyplan 2010-01-12 52219
2669 [2011/12/15] 우리말) 따 논 당상 --> 떼어 놓은 당상 머니북 2011-12-16 20380
2668 [2011/11/25] 우리말) 십여 명 머니북 2011-11-25 19669
2667 [2008/03/07] 우리말) 발췌, 발취, 발초 id: moneyplan 2008-03-07 18263
2666 [2012/08/08] 우리말) 석패 머니북 2012-08-08 18146
2665 [2011/11/29] 우리말) 재시합과 재경기 머니북 2011-11-29 17875
2664 [2011/12/08] 우리말) 소반다듬이 머니북 2011-12-08 17429
2663 [2011/12/19] 우리말) 종군위안부 머니북 2011-12-19 17149
2662 [2011/11/18] 우리말) 댓글 소개 머니북 2011-11-18 16308
2661 [2006/08/18] 우리말) '당분간'이 아니라 '얼마 동안' id: moneyplan 2006-08-18 16290
2660 [2013/03/06] 우리말) 세꼬시는 뼈째회로 쓰는 게 좋습니다 머니북 2013-03-06 15760
2659 [2012/08/10] 우리말) 도합과 모두 머니북 2012-08-10 15283
2658 [2011/11/24] 우리말) 자주 틀리는 맞춤법 머니북 2011-11-24 14181
2657 [2013/03/06] 우리말) 개그맨, 한글 박사가 되다 방송인 정재환 머니북 2013-03-06 14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