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22] 우리말) 넘지 말아야 할 금도?

조회 수 3666 추천 수 54 2007.06.22 09:34:42
어떤 것을 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뜻은 없습니다.
제가 가진 모든 국어사전을 다 뒤져도 '금도(禁度)'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일본어 사전을 봐도 그런 낱말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왜 '금도'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금도는,
옷깃 금(襟) 자에 법도 도(度) 자를 써서 넓은 옷깃처럼 크고 깊은 마음씨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웬만하면 뉴스는 꼭 보는 편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하잖아요.

요즘 뉴스는 거지반 정치와 선거 이야기네요.
제가 보기에는 다 마찬가진데...

정치인들이 하는 말 가운데,
좀 지나치다 싶으면 '금도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금도'라는 낱말을 쓰면 고상하고 격조 높게 보인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금도'를 제대로 쓴 것도 아닙니다.

금도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모두 다섯 가지 뜻이 있다고 나옵니다.
1. 금도(金桃), 이름씨, 복숭아의 한 종류.
2. 금도(金途), 이름씨, 돈줄
3. 금도(琴道), 이름씨, 거문고에 대한 이론과 연주법을 통틀어 이르는 말.
4. 금도(禁盜), 이름씨, 도둑질하는 것을 금함.
5. 금도(襟度), 이름씨,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

어떤 것을 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뜻은 없습니다.
제가 가진 모든 국어사전을 다 뒤져도 '금도(禁度)'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일본어 사전을 봐도 그런 낱말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왜 '금도'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금도는,
옷깃 금(襟) 자에 법도 도(度) 자를 써서 넓은 옷깃처럼 크고 깊은 마음씨입니다.
병사들은 장군의 장수다운 배포와 금도에 감격하였다.
남의 흠을 알고도 모른척하는 장부의 금도... 처럼씁니다.

일주일 전에 SBS 8시 뉴스에서 참 좋은 일은 하셨습니다.
바로 이 금도를 꼬집으셨습니다.
http://tvnews.media.daum.net/part/politicstv/200706/14/sbsi/v17095251.html?_right_TOPIC=R2

이런 뉴스를 자주 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스위스 넘어 16강으로...]

내일 새벽이죠?
우리가 열심히 응원해서,
스위스를 넘어 16강으로 가야죠?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스위스를 꺾고 16강에 안착하길 빌며,
오늘도 월드컵 기념 우리말편지를 보내드립니다.

'스위스를 넘어 16강으로...'할 때,
'넘어'가 맞을까요, '너머'가 맞을까요?

'너머'와 '넘어'는 발음이 같고 뜻도 비슷해 헷갈릴 수 있는데요.
간단히 구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넘어'는 '넘다'라는 동사에서 온 것입니다.
일정한 수치에서 벗어나 지나다, 높은 부분의 위를 지나가다,
경계를 건너 지나다, 일정한 기준, 정도 따위를 벗어나 지나다는 뜻이 있죠.
적군은 천 명이 훨씬 넘었다, 산을 넘다, 그의 노래 실력은 아마추어 수준을 넘지 못한다처럼 씁니다.

그러나
'너머'는,
"높이나 경계로 가로막은 사물의 저쪽. 또는 그 공간."을 뜻하는 명사로,
공간적인 위치를 나타냅니다.
고개 너머, 산 너머처럼 쓰이죠.

정리하면,
'넘어'는 '넘다'라는 동사의 '-아/어'형 어미가 연결된 것으로 품사는 동사이고,
'너머'는 명사로 공간적인 위치를 나타냅니다.

우리는 스위스를 넘어 16강으로 갑니다.

대~한민국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552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072
2436 [2017/03/16] 우리말) 나가다와 나아가다 머니북 2017-03-17 5086
2435 [2006/10/31] 우리말) 시월의 마지막 밤 id: moneyplan 2006-11-01 5073
2434 [2006/11/08] 우리말) 인상/인하는 값 오름/값 내림으로 id: moneyplan 2006-11-08 5063
2433 [2013/09/16] 우리말) 시키다 머니북 2013-09-16 5062
2432 [2011/09/15] 우리말) ~길래와 ~기에 머니북 2011-09-15 5042
2431 [2013/03/13] 우리말) 사달과 오두방정 머니북 2013-03-13 5032
2430 [2006/11/11] 우리말) 빼빼로 데이? 농민의 날! id: moneyplan 2006-11-13 5015
2429 [2012/11/23] 우리말) 시럽다 -> 시리다 머니북 2012-11-23 5004
2428 [2007/01/03] 우리말) 어제 시무식에서 들은 말 id: moneyplan 2007-01-03 4996
2427 [2007/04/02] 우리말) 애먼 사람 잡지 않길...... id: moneyplan 2007-04-02 4992
2426 [2007/01/04] 우리말) 두껍다와 두텁다 id: moneyplan 2007-01-04 4992
2425 [2008/08/05] 우리말) 리더쉽과 리더십 id: moneyplan 2008-08-05 4982
2424 [2006/11/30] 우리말) '개사료'가 아니라 '개 먹이'나 '개밥' id: moneyplan 2006-11-30 4982
2423 [2006/10/23] 우리말) 열심히 다좆치고 죄어치겠습니다 id: moneyplan 2006-10-23 4981
2422 [2007/03/15] 우리말) 꽃잠 잘 잤어? id: moneyplan 2007-03-15 4980
2421 [2006/11/06] 우리말) 군포시, 고맙습니다 id: moneyplan 2006-11-07 4978
2420 [2011/08/25] 우리말) '일부러'와 '부러' 머니북 2011-08-25 4977
2419 [2011/10/11] 우리말) ‘넉넉치 않다’가 아니라 ‘넉넉지 않다’가 맞습니다 머니북 2011-10-11 4973
2418 [2010/01/22]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10-01-22 4973
2417 [2006/10/20] 우리말) 닦달하다 id: moneyplan 2006-10-20 4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