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04] 우리말) 과반수와 반수

조회 수 4170 추천 수 54 2007.07.04 02:21:46
아무쪼록,
이번 1차 투표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 회원 과반수가 평창을 밀어주길 빕니다.
다른 두 도시는 반수에 못 미치고,
평창이 1차에서 과반수를 얻길 빕니다.


안녕하세요.

2014년 동계올림픽을 어디서 여는지를 판가름하는 투표가 내일 아침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힘을 보탰으니
이번에는 꼭 이겨서 대한민국의 큰 힘을 보여주길 빕니다.

그런 바람을 모아 오늘은 우리말 편지를 하나 더 보내겠습니다.

이번 투표는
97명의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 하게 되니,
1차에서 49표를 얻으면 개최권을 딸 수 있습니다.
49표면 97표의 과반수인 거죠.

흔히 '과반수'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과반수만 넘으면 된다, 과반수를 넘었다처럼 씁니다.

그러나 이는 좀 어색합니다.

과반수(過半數)는 "절반이 넘는 수"를 뜻합니다.
절반(半數)을 넘은(過) 수로
'과반수'에 이미 반을 넘었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과반수를 넘으면 된다고 쓰면
'넘다'를 두 번 겹쳐 쓴 셈입니다.

'과반수를 넘었다.'는 '과반수가 되어야 한다'로 써야 합니다.
꼭 '넘다'를 쓰고 싶으면 '과반수'에서 '넘다'의 뜻이 있는 '과'를 빼고
'반수를 넘었다'로 쓰시면 됩니다.

아무쪼록,
이번 1차 투표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 회원 과반수가 평창을 밀어주길 빕니다.
다른 두 도시는 반수에 못 미치고,
평창이 1차에서 과반수를 얻길 빕니다.

거듭 빌지만,
다른 두 도시는 반수를 넘지 못하길 빕니다.  ^___^*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삐지다/삐치다]

안녕하세요.

이번 비에 별 피해 없으셨죠?
아무쪼록 큰 피해 없기를 빕니다.

요즘 장마철이라 밤에는 무척 덥죠?
저는 밤에 자면서 딸내미를 안고 자는데요.
어제는 너무 더워서 딸내미를 옆으로 좀 밀쳤습니다.
너는 그쪽에서 자고 아빠는 여기서 자고...

이 말을 들은 딸내미가,
"아빠, 아빠가 안 안아주면 나 삐진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하는 말이,
"삐지는 것은 위험하니, 삐지지 말고 삐쳐라. "
"아이 참, 아빠가 안아주지 않으면 나 삐진다고오~~!"
"그래, 삐지지 말고 삐쳐! "
"무슨 소리야... 흥, 아빠, 미워!!"

흔히,
"성이 나서 마음이 토라지다"는 뜻으로 '삐진다'고 합니다.
너 때문에 삐졌다, 그만한 일에 삐지면 되니? 처럼 씁니다.
이때 쓰는,
'삐지다'는 잘못된 겁니다.
성이 나서 토라지는 것은 '삐지'는 게 아니라 '삐치'는 것입니다.

'삐지다'는,
"칼 따위로 물건을 얇고 비스듬하게 잘라 내다."는 뜻으로,
김칫국에 무를 삐져 넣다처럼 씁니다.

그래서 제가,
딸내미가 삐진다고 했을 때,
"삐지는 것은 위험하니, 삐지지 말고 삐쳐라."라고 한 겁니다.
세살배기 어린아이에게 좀 어려운 말인가요?

아침에 나오며 딸내미와 뽀뽀하고 헤어진 지 채 1시간도 안 되었는데 벌써 보고 싶네요.
오늘 하루 어떻게 일하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291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8432
836 [2007/03/12] 우리말) 써비스 쎈타는 서비스 센터로 id: moneyplan 2007-03-12 4103
835 [2011/10/21] 우리말) 일본말 공부 한자 머니북 2011-10-21 4103
834 [2012/05/21] 우리말) 마사토(2) 머니북 2012-05-21 4103
833 [2016/11/24] 우리말) 공문서를 한글로만 쓰는 것은 합헌 ~^ 머니북 2016-11-25 4103
832 [2007/04/12] 우리말) 어벌쩍 넘기다 id: moneyplan 2007-04-12 4104
831 [2010/05/28] 우리말) 쎄쎄쎄 id: moneyplan 2010-05-28 4105
830 [2007/05/03] 우리말) 하고많은 사람 가운데서... id: moneyplan 2007-05-03 4106
829 [2012/05/30] 우리말) 다투다 머니북 2012-05-30 4106
828 [2016/12/23] 우리말) 잉꼬부부와 원앙부부 머니북 2016-12-25 4106
827 [2007/07/28] 우리말) 가위표와 가새표 id: moneyplan 2007-07-31 4107
826 [2009/09/04] 우리말) 이런 젠장... id: moneyplan 2009-09-04 4107
825 [2011/06/29] 우리말) 든과 던 머니북 2011-06-29 4107
824 [2017/02/21] 우리말) '2017년, 새롭게 인정받은 표준어는?... 머니북 2017-02-22 4107
823 [2017/02/24] 우리말) 돌팔이와 단감 머니북 2017-02-24 4107
822 [2017/06/20] 우리말) 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 머니북 2017-06-22 4107
821 [2015/02/17] 우리말) 나부끼다와 나붓기다 머니북 2015-02-22 4108
820 [2007/01/24] 우리말) 고주망태 id: moneyplan 2007-01-24 4109
819 [2011/04/08] 우리말) 파근하다 moneybook 2011-04-08 4109
818 [2011/04/20] 우리말) 곡우와 우전 moneybook 2011-04-20 4109
817 [2008/05/31] 우리말) 가는 5월이 아쉬워...(핏줄 쓰이다) id: moneyplan 2008-06-03 4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