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10] 우리말) 우뢰와 우레

조회 수 7027 추천 수 94 2007.08.13 11:23:09
천둥은
"뇌성과 번개를 동반하는 대기 중의 방전 현상"입니다.
이 '천둥'을 한자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뢰(雨雷)라고 만들었고,
속없는 학자들이 우리 사전에 그대로 올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강원도 춘천에 다녀왔습니다.
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리더군요.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천둥 치고 번개 치고...
마치 하늘이 구멍이라도 난 듯...

천둥과 번개가 뭔지 아시죠?
천둥은
"뇌성과 번개를 동반하는 대기 중의 방전 현상"입니다.
이 '천둥'을 한자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뢰(雨雷)라고 만들었고,
속없는 학자들이 우리 사전에 그대로 올렸습니다.

그게 아닙니다.
'우레'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울다'의 어간 '울-'에 접미사 '-에'가 붙어서 된 말입니다.
하늘이 우는 것이죠. ^^*

여기서 나온 게
"많은 사람이 치는 매우 큰 소리의 박수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우레(와) 같은 박수'입니다.

이런 좋은 낱말을 두고,
억지로 우뢰라는 낱말을 만들어 쓴 것은 참으로 창피한 일입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고,
우리 것이 세계 최고입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이상한 병]

저는 병이 하나 있습니다.
한 5년쯤 전에 걸린 것 같은데
이 녀석은 시도 때도 없이 수시로 도집니다.
책을 볼 때도 도지고,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도 도지고,
텔레비전 볼 때도 도지고,
술을 먹을 때도 도집니다.
증상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어찌 보면 한 가지 증상입니다.

이 병이 무서운(?) 것은 그 전염성 때문입니다.
전염성이 강해 제 아내도 걸렸고,
저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많이 감염됐습니다.
이제는 네 살배기 제 딸내미에게까지......

어제는 책을 볼 때 그 병이 도지더군요.
증상을 설명드릴 테니 무슨 병인지 좀 알려주세요.

어제는 을지연습 때문에 상황실에서 밤을 고스란히 새웠습니다.
자정이 넘으니 수없이 쏟아지던 상황도 좀 잦아들더군요.
눈치를 보며 슬슬 가져갔던 책을 폈습니다.
훈민정음 창제를 다룬 소설책인 '뿌리 깊은 나무'라는 책입니다.

책을 읽다 보니,
책 내용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이상한 것만 눈에 보이는 겁니다.
또 병이 도진 거죠.

제 병의 증상은 이렇습니다.
책을 읽을 때,
'침전에 드는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라는 월을 읽으면,
발자국은 소리가 나지 않는데... '발자국 소리'가 아니라 '발걸음 소리'인데...

'땅 바닥에 뭔가를 끄적거렸다.'라는 월을 읽으면,
끄적거리는 게 아니라 끼적거리는 건데...

'누룽지를 후루룩 마셨다'는 월을 보면,
누룽지는 딱딱해서 후루룩 마실 수 없는데... 눌은밥을 후루룩 마셨을 텐데...

이렇게 책을 읽을 때 내용은 뒷전이고,
맞춤법 틀린 곳만 눈에 확 들어옵니다.
저는 내용에 푹 빠지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병일까요?

텔레비전 볼 때는 자막 틀린 게 눈에 확 들어오고,
술 먹을 때는 술병에 붙은 상표에 있는 틀린 글자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병이죠?

요즘은 제 딸내미도,
"아빠, 이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죠? 그쵸?"라고 합니다.
딸내미도 증세가 심각합니다.
아마 곧 두 살배기 아들에게까지 전염될 것 같습니다.
어떡하죠?

누구 이 병의 이름을 알면 좀 알려주세요.
치료방법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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