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17] 우리말) 분리수거, 분리배출

조회 수 3539 추천 수 59 2007.08.17 10:53:17
따라서,
집에서는 쓰레기 분리 '배출'을 잘해 주셔야,
아저씨들이 분리 '수거'를 잘 하실 수 있습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해 주셔야 방범순찰 시간이 늘어납니다."은
"쓰레기 분리배출을 잘해 주셔야 (분리수거를 빨리 마칠 수 있어) 방범순찰 시간이 늘어납니다."로 써야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금요일입니다.
기분 좋은 날이라 짧게 쓰겠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본 글입니다.
아파트 관리실에서 붙인 것 같네요.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해 주셔야 방범순찰 시간이 늘어납니다."

뭔가 좀 이상하지 않나요?

아마 하시고자 하는 말씀은,
집에 있는 쓰레기를 버리실 때,
종이, 병, 플라스틱 따위를 잘 갈라서 제대로 내 주셔야
일하시는 분이 빨리 일을 마치고 방범순찰하는데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는 뜻일 겁니다.

그런 뜻이 맞다면,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해 주셔야 방범순찰 시간이 늘어납니다."는 틀렸습니다.
배출과 수거를 잘못 쓴겁니다.

집에 있는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배출이고,
이 쓰레기를 모으는 것은 수거입니다.
쓰레기 분리 배출은 각 가정에서 하고 수거는 아저씨들이 하시는 겁니다.

따라서,
집에서는 쓰레기 분리 '배출'을 잘해 주셔야,
아저씨들이 분리 '수거'를 잘 하실 수 있습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해 주셔야 방범순찰 시간이 늘어납니다."은
"쓰레기 분리배출을 잘해 주셔야 (분리수거를 빨리 마칠 수 있어) 방범순찰 시간이 늘어납니다."로 써야 바릅니다.

이렇게 자주 헷갈리는 게
접수와 제출입니다.
어디에 시험을 보고자 원서를 내고 온 것을,
"원서 접수하고 왔다."라고 하면 안 됩니다.
원서를 내는 것은 제출이고,
그 원서를 받는 게 접수입니다.

따라서,
시험 보는 사람이 원서를 '제출'하고,
회사에서 그 원서를 '접수'한 게 바릅니다.

오늘이 금요일이라 오늘 저녁에 일찍 가서
집에 있는 쓰레기를 분리 배출해야겠습니다. ^^*

우리말123

보태기)
글을 쓰면서도 좀 찜찜하네요.
실은 분리수거니 분리배출이니 하는 이런 낱말이 영 걸립니다.
처음 그런 정책을 세울 때,
'따로버리기', '따로모으기'라고 하거나,
'따로내기', '따로걷기'라고 했어야 하는데...

지금이라고 이런 말로 바꾸면 안 될까요?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농촌진흥청에 들러주세요]

오늘은 홀소리(모음) 발음 이야깁니다.
흔히 발음을 조금 틀리게 해도 상황에 따라 상대가 뜻을 알아채는 경우가 많아,
발음을 정확하게 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그 중 하나인 '들르다'와 '들리다'를 갈라보겠습니다.

'들리다'는
"사람이나 동물이 소리를 감각 기관을 통해 알아차리다."는 뜻의 '듣다'의 피동형입니다.
어디서 음악 소리가 들린다, 밤새 천둥소리가 들렸는데 아침에는 날이 맑게 개었다처럼 씁니다.

'들르다'는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는 뜻으로,
친구 집에 들르다, 퇴근하는 길에 포장마차에 들렀다가 친구를 만났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가르고 보면 쉬운데 막상 쓸 때는 헷갈립니다.

예를 들면,보면,
어디서 희귀한 매미 소리를 들었다면 그걸 녹음해서 저에게 들려주시고,
내일부터 주말까지 사이에 수원에 오시면 농촌진흥청 잔치에 들러주세요.
말 되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39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920
1016 [2017/06/05] 우리말) 답 그리고 정답 머니북 2017-06-05 3774
1015 [2008/08/20] 우리말) 일의 순서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차례 id: moneyplan 2008-08-20 3775
1014 [2014/06/12] 우리말) 빠개다와 뽀개다 머니북 2014-06-12 3775
1013 [2015/07/22] 우리말) 치덕치덕 머니북 2015-07-22 3775
1012 [2012/11/01] 우리말) 직장내에서 '언니' 호칭 머니북 2012-11-01 3776
1011 [2015/03/24] 우리말) 꽃샘과 잎샘 머니북 2015-03-24 3776
1010 [2007/06/12] 우리말) 산통을 깨다 id: moneyplan 2007-06-12 3777
1009 [2012/08/24] 우리말) 피로해소/원기회복 머니북 2012-08-27 3777
1008 [2013/08/12] 우리말) 초다짐과 입맷상 머니북 2013-08-12 3777
1007 [2015/11/10] 우리말) 개비/피우다 머니북 2015-11-10 3777
1006 [2008/02/04] 우리말) 물찌똥 id: moneyplan 2008-02-04 3778
1005 [2008/03/26] 우리말) 삐끼와 여리꾼 id: moneyplan 2008-03-26 3779
1004 [2016/11/21] 우리말) 낱알/낟알 머니북 2016-11-22 3779
1003 [2011/03/24] 우리말) 여우비 moneybook 2011-03-24 3780
1002 [2013/11/04] 우리말) 난임과 촌스럽다 머니북 2013-11-04 3780
1001 [2011/12/06] 우리말) 딸내미와 싸움 머니북 2011-12-06 3780
1000 [2007/08/10] 우리말) 우뢰와 우레 id: moneyplan 2007-08-13 3781
999 [2011/12/20] 우리말) 육감 머니북 2011-12-21 3781
998 [2012/11/05] 우리말) 애매와 알쏭달쏭 머니북 2012-11-05 3781
997 [2007/07/12] 우리말) 격강이 천리라 id: moneyplan 2007-07-12 37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