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28] 우리말) 고바위에 오르다?

조회 수 3723 추천 수 59 2007.09.28 11:34:10
높은 산에 오르는 것을 고바위에 오른다고 합니다.
흔히,
고바위를 높은 바위로 생각하셔서 언덕이나 산에 오르는 것을 떠올리실 수 있는데,
이는 일본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한가위 이야기 좀 할게요.

저는 이번에 애들 둘만 데리고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아내가 허리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함께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가 애들을 보고 싶어 하실 것 같아 애들과 함께 갔는데,
갈 때는 좋았지만, 올 때는 정말 힘들더군요.
홀아비가 세 살, 다섯 살배기 두 애와 함께 차 속에서 열다섯 시간을 견딘다는 게...^^*

또,
이번에는 가자마자 벌초를 했습니다.
저는 독자라서 혼자서 네 군데 산을 돌아다니며 열네 봉을 벌초해야 합니다.
비 맞으며 혼자 열네 봉을 벌초하는데......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쩝...

산 이야기 좀 할게요.
높은 산에 오르는 것을 고바위에 오른다고 합니다.
흔히,
고바위를 높은 바위로 생각하셔서 언덕이나 산에 오르는 것을 떠올리실 수 있는데,
이는 일본말입니다.

일본에서
굽을 구(勾) 자와 짝 배(配) 자를 쓴 구배를 こうばい[고우바이]라고 합니다.
기울기라는 뜻이죠.

좋은 우리말로는 기울기나 물매입니다. 때에 따라 비탈이나 오르막을 쓰셔도 됩니다.
기울기는 잘 아실 것이고,
물매는
물매가 가파르다, 물매가 싸다(기울기가 크다), 물매가 뜨다(완만하다)처럼 씁니다.
고바위는 높은 바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 아닙니다.

저도 빨리 조상님 묘를 봉안당으로 모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가파른 산에 올라 벌초하는 짐을 좀 덜죠. ^^*

어떤 분이 장묘문화에 대한 글을 쓰신 게 있어서 소개합니다.
http://www.hopebumgoo.net/board/board.php?bo_table=op_3&wr_id=25&page=1

오늘부터 비거스렁이 한다고 합니다. 옷 잘 챙겨입으시길 빕니다.
(비거스렁이 :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내기)
고바위와 고바우는 다릅니다.
고바우는
"인색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배추 뿌리, 배추꼬랑이]

어머니가 집에 계시니 항상 반찬이 푸짐해서 좋습니다.
어제는 누나 집에서 배추 몇 포기 가져다가 김치를 담그셨네요.
아침에 어머니가 부엌에서 뭔가를 내 오시면서,
“이거 배추꼬랑지다 오랜만에 먹으면 맛있을 거다”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내 주시는 접시 위에 배추 뿌리 댓 개가 있더군요.
먹어보니 정말 달았습니다.
배추 뿌리가 단지, 어머니 정성이 단지는 모르지만...^^*

배추꼬랑지 아시죠? 배추 뿌리 말이에요.
실은 이 낱말은 '배추꼬랑이'가 표준말입니다.
배추 뿌리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그것은 한 낱말은 아니고,
배추 뿌리를 뜻하는 한 낱말은 '배추꼬랑이'입니다.
흔히 배추꼬랑지라고도 하지만 그것은 틀린 말입니다.

배추가 나온 김에 몇 가지 더 알아볼게요.
배추를 세는 단위가 뭐죠?
'포기'? '폭'?
우스갯소리로, '포기'는 배추를 셀 때나 쓴다는 말이 있죠?
맞습니다. 배추를 세는 단위는 '포기'입니다.
흔히, 한 폭, 두 폭 하지만,
한 포기, 두 포기가 맞습니다.

말 나온 김에,
무청이 뭔지 아세요?
'무의 잎과 잎줄기'를 뜻합니다.
'뭇줄거리'라고도 하죠?

시래기는
'무청이나 배추의 잎을 말린 것.'인데,
새끼 따위로 엮어 말려서 보관하다가 볶거나 국을 끓이는 데 쓰면 참 좋죠.

우거지는,
'푸성귀를 다듬을 때에 골라 놓은 겉대'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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