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9] 우리말) 비거스렁이

조회 수 7589 추천 수 48 2007.10.29 10:23:06
오늘 아침 무척 쌀쌀하죠?
주말에 비가 내렸고,
그 뒤에 이렇게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졌네요.
바로 이런 현상을 나타내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전북에서 놀다왔습니다. ^^*

오늘 아침 무척 쌀쌀하죠?
주말에 비가 내렸고,
그 뒤에 이렇게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졌네요.
바로 이런 현상을 나타내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우리말 편지에서 몇 번 소개한
'비거스렁이'라는 이름씨가 바로 그 낱말입니다.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으로
비가 그치고 난 뒤, 비거스렁이를 하느라고 바람이 몹시 매서웠다처럼 씁니다.

이런 좋은 낱말을 아침 뉴스에서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날씨가 쌀쌀해질 것 같으니 옷을 잘 챙겨 입으시라는 말씀보다는
비거스렁이 할 것 같으니 옷을 잘 챙겨 입으시라는 말씀이 더 멋지지 않나요?

고맙습니다.

이번 주도 부지런히 일하고 주말에는 열심히 놀아야죠?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비빔밥을 맛있게 드시려면...]

어제는 우연한 기회에,
전주에서 전주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참 맛있더군요.  

제가 비빔밥 맛있게 드시는 한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비빔밥은 밥 위에 여러 가지 반찬이 얻어져 있는 상태로 손님 앞에 나오죠.
이를 비벼서 먹는데,
비빌 때 숟가락으로 비비지 말고,
젓가락으로 비벼보세요.
밥이 짓이겨지지 않아 훨씬 고슬고슬합니다.
당연히 맛있죠.  
앞으로 비빔밥을 드실 일이 있으시면, 꼭 젓가락으로 비벼보세요.

은희경 님이 쓴 ‘아내의 상자’라는 책에 보면,
...욕실에는 늘 고슬고슬한 수건이, 냉장고의 냉동실에는 반찬 냄새가 배지 않은 얼음이 있었다...
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여기서 ‘고슬고슬’이 틀렸습니다.
고슬고슬은 부사로 ‘(밥이) 질지도 되지도 않고 알맞은 모양’을 말합니다.

깨끗이 빨아 말린 베, 무명 등이 피부에 적당히 거슬리는 모양은 ‘고슬고슬’이 아니라 ‘가슬가슬’입니다.

아침에 ‘가슬가슬’한 새 수건으로 씻고 오셨죠?
점심때는 ‘고슬고슬’한 밥을 맛있게 드세요.

말 나온김에,
‘밥이나 떡 같은 것이 끈기가 많다’는 뜻의 ‘차지다’를 ‘찰지다’로 잘못 알고 계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렇게 잘못 알고 계시는 이유는,
아마도, 찰기(차진 기운)가 있는 곡식을 찰곡이나 찰곡식이라고 하는데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찰기장, 찰수수, 찰벼, 찰옥수수, 찰피 따위가 그런 거죠.
그러나 찰곡식이라고 해서 곡식 이름 앞에 ‘찰’자만 붙이면 되는 게 아닙니다.
조는 찰조가 아니라 ‘차조’고,
그 쌀은 ‘차좁쌀’이며, 그것으로 지은 밥은 ‘차조밥’입니다.
찹쌀가루로 만든 전병도 ‘차전병’입니다.

어쨌든,
‘차지다’는, ‘반죽이나 밥, 떡 따위가 끈기가 많다’는 뜻으로,
‘차진 흙, 인절미가 퍽 차지다. 반죽이 너무 차져서 떡 빚기가 힘들다. 그는 차진 밥을 좋아한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찹쌀밥은 ‘찰진’것이 아니라 ‘차진’ 것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시간 만드시기 바랍니다.
  

어제 아침 8시에 문제를 내드렸는데,
8:30분 전에 답을 맞히신 분이 세 분이 넘었습니다.

kim-????, ging????, ycd??? 님께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주에도 문제를 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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