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03] 우리말) 푹 고은 게 아니라 푹 곤

조회 수 3763 추천 수 89 2007.11.05 12:31:26
8:25 MBC에서 '푹 고은 장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고기나 뼈 따위를 무르거나 진액이 빠지도록 끓는 물에 푹 삶다."는 뜻의 낱말은 '고다'이고,
이의 관형형이 '고은'이 아니라 '곤'입니다.
'푹 곤 장어'라고 해야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네요.
기분 좋은 토요일 아침입니다.

아침에 텔레비전을 보는데 제 병이 또 도지네요.
8:19 SBS에서 일본사람이 하는 말을 번역해서 자막으로 보내면서 '맛있는 것 같아요'라고 했습니다.
제가 듣기에는 일본어로 'おいしいです'라고 했는데 왜 '맛있어요'라고 하지 않고 '맛있는 것 같아요'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같아요'는 뭔가를 추측할 때 하는 말이지, 자기의 느낌이나 감정을 이야기할 때 하는 말이 아닙니다.
맛있으면 맛있는 거지 맛있는 거 같아요가 뭔가요?

8:25 MBC에서 '푹 고은 장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고기나 뼈 따위를 무르거나 진액이 빠지도록 끓는 물에 푹 삶다."는 뜻의 낱말은 '고다'이고,
이의 관형형이 '고은'이 아니라 '곤'입니다.
'푹 곤 장어'라고 해야 맞습니다.

곧이어,
'장어 지리'가 나왔습니다.
세상에...
아직도 지리라는 낱말을 쓰나요?
ちり는 일본  냄비 요리의 하나입니다.
생선·두부·채소 따위를 냄비에 끓여서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고 하네요.
이 낱말은 양념하지 않은 채로 끓였다는 뜻으로 국립국어원에서'백숙'으로 다듬었습니다.
그러나 좀 어색하죠?
그래서 어떤 분은 매운탕과 상대되는 뜻으로 맑은탕이나 싱건탕을 쓰자고 말씀하셨습니다.
백숙, 맑은탕, 싱건탕... 뭘 쓰든 지리보다는 낫습니다.
방송이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니 여기저기서 욕을 듣죠.

저도 문제입니다.
남들 잘못은 이렇게 꼬집으면서 막상 제가 틀릴 때도 잦습니다.
어제, 그제 내드린 문제의 답을 말씀드리면서
'구죽'이 답인데 '구적'이라고 편지에 썼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우리말편지에서 가끔, 아니 자주 실수하고요. ^^*

그제도 말씀드렸지만,
한번 틀리면 며칠 그 실수가 이어지던데...걱정입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67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211
1796 [2012/05/03] 우리말) 금/줄/선 머니북 2012-05-04 3776
1795 [2007/11/05] 우리말) 안다니와 안다미로 id: moneyplan 2007-11-05 3776
1794 [2008/04/25] 우리말) 가르치다의 말뿌리 id: moneyplan 2008-04-27 3774
1793 [2007/05/21] 우리말) 보라 id: moneyplan 2007-05-21 3774
1792 [2015/11/11] 우리말) 빼빼로 데이 머니북 2015-11-12 3772
1791 [2011/06/16] 우리말) 바라겠습니다. 머니북 2011-06-16 3772
1790 [2009/08/12] 우리말) laon id: moneyplan 2009-08-14 3772
1789 [2007/07/27] 우리말) 싱글맘 id: moneyplan 2007-07-31 3771
1788 [2014/09/30] 우리말) 망막하다/막막하다 머니북 2014-09-30 3770
1787 [2012/07/05] 우리말) 오늘도 문제를 냈습니다 머니북 2012-07-05 3770
1786 [2011/07/14] 우리말) 서식지와 자생지 머니북 2011-07-14 3770
1785 [2007/07/18] 우리말) 평방미터가 아니라 제곱미터 id: moneyplan 2007-07-18 3770
1784 [2007/02/21] 우리말) 텔레비전 자막 틀린 거 몇 개 id: moneyplan 2007-02-21 3770
1783 [2012/07/18] 우리말) '다대기'와 '다지기' 머니북 2012-07-18 3769
1782 [2017/02/07] 우리말) 에듀푸어 머니북 2017-02-07 3768
1781 [2013/03/27] 우리말) 독도에 '한국 땅' 새긴다 머니북 2013-03-27 3768
1780 [2007/07/04] 우리말) 후덥지근과 후텁지근 id: moneyplan 2007-07-04 3768
1779 [2007/03/14] 우리말) 인기연예인과 유명연예인 id: moneyplan 2007-03-14 3768
1778 [2017/01/26] 우리말) 두꺼운 옷, 두터운 정 머니북 2017-01-27 3767
1777 [2016/03/08] 우리말) 비 맞벌이 -> 외벌이/홑벌이 머니북 2016-03-09 3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