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바로 말하지 않고 돌려서 이야기하는 것을 나타내는 우리말이 참 많습니다.
움직씨(동사)로는 '에두르다'가 있습니다.
"바로 말하지 않고 짐작하여 알아듣도록 둘러대다."는 뜻으로
기분 상하지 않을 테니 에두를 것 없이 바로 말해라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무척 춥네요. 드디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나 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가슴이 답답한 때가 참 많습니다.
며칠 전에 편지에서 소개한 비리나 비위 공무원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통령 선거판 때문이기도 합니다.
때가 때라서 그런지 뉴스의 거지반이 선거이야기더군요.
정치를 하는 분들이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면,
아리송할 때가 참 많습니다.
도대체 맞다는 소린지 틀리다는 소린지,
하겠다는 소린지 안하겠다는 소린지,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소린지 잘났다고 큰소리치는 소린지......
대놓고 바로 말하지 않고 돌려서 이야기하는 것을 나타내는 우리말이 참 많습니다.
움직씨(동사)로는 '에두르다'가 있습니다.
"바로 말하지 않고 짐작하여 알아듣도록 둘러대다."는 뜻으로
기분 상하지 않을 테니 에두를 것 없이 바로 말해라처럼 씁니다.
'비사치다'는 낱말도 있습니다. 움직씨입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에둘러 말하여 은근히 깨우치다."는 뜻입니다.
어찌씨(부사)도 있습니다.
'들떼놓고'라는 낱말인데,
"꼭 집어 바로 말하지 않고"라는 뜻으로
그는 할 말이 있는 표정이더니 들떼놓고 얼버무린다처럼 씁니다.
혹시 이런 낱말을 더 알고 계시면 알려주세요.
내일 편지에서 소개해 드리고 작은 선물도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하늘을 나르는 슈퍼맨?]
어제 저녁에는 회사 분들과 곡차를 한 잔 해서
차를 회사에 두고 집에 갔습니다.
오늘 아침에 버스를 기다리면서 옆에 있는 벼룩시장 신문을 무심코 집어들었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게 있더군요.
장난감을 파는 광고인데,
‘하늘을 나르는 슈퍼맨’이라고 써져 있더군요.
하늘을 나른다...
하늘을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긴다는 소린데...
하늘을 어떻게 옮기지?
내가 술이 덜 깼나?
하늘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뜻이라면,
‘하늘을 나르는’이 맞겠지만,
그렇지 않고,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슈퍼맨을 말할 때는,
‘하늘을 나는’이라고 써야 합니다.
자동사 ‘날다’는 불규칙활용동사로,
‘나니, 나오, 나는’과 같이 변하므로,
‘날으는 슈퍼맨’이 아니라 ‘나는 슈퍼맨’이 맞습니다.
이제 이렇게 정리하고 보면,
재밌는 게 하나 보입니다.
‘나는 슈퍼맨’은 무슨 뜻일까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슈퍼맨’이라는 뜻이고,
또 하나는 ‘공중을 날아다니는 슈퍼맨’이라는 뜻입니다.
한 발 더 나가서,
‘나는 나는 슈퍼맨’이라고 하면
‘나는(I) 날아 다니는(flying) 슈퍼맨’이라는 뜻이 됩니다.
우리말 참 재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