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17] 우리말) 귀 이야기

조회 수 3802 추천 수 82 2007.12.17 01:01:59
'귓밥'은
"귓바퀴의 아래쪽에 붙어 있는 살."을 뜻합니다.
그 살을 파버리면 안 되겠죠. ^^*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죠?
지난번에 낸 문제 답은 '텡쇠'입니다.
답을 보내주신 분께 오늘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귀에서 무슨 소리가 나더군요.
아마도 귀에 때가 많이 끼었나 봅니다. ^^*

흔히,
귓구멍 속에 낀 때를 보고 귓밥이라고 합니다. 귓밥 판다고 하죠.
그러나 그것은 귓밥이 아니라 '귀지'가 맞습니다.

'귓밥'은
"귓바퀴의 아래쪽에 붙어 있는 살."을 뜻합니다.
그 살을 파버리면 안 되겠죠. ^^*

우리가 보는 귀,
연한 뼈로 쭈그러져 있으며,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귓구멍으로 들어가기 쉽게 하는 부분을 '귓바퀴'라고 합니다.
그 귓바퀴의 뒤쪽을 귓등이라 하지만, 그 앞쪽을 귓배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귀의 가장자리는 '귓가'나 '귓전'이라고 합니다.
귀의 바깥쪽으로,
귓바퀴와 바깥귀길로 이루어져 있어 고막과 가운데귀를 보호하며, 음향을 받아 귀청에 전하는 부분은 '바깥귀'입니다.
"귓구멍 어귀로부터 고막에 이르는 'S' 자 모양의 관"은 '바깥귀길'이라고 합니다.
귓문은 귓구멍의 바깥쪽으로 열려 있는 곳이고,
귀나 그 언저리에 젖꼭지 모양으로 볼록 나온 군살은 귀젖이라고 합니다.
고막이라고 하는 '귀청'은 "귓구멍 안쪽에 있는 막"입니다.

좀 많은가요? ^^*

월요일 아침부터 좀 웃고 가죠.
사람 몸에는 젖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목구멍의 안쪽 뒤 끝에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민 둥그스름한 살"은 '목젖'이고,
앞에서 말한 "귀나 그 언저리에 젖꼭지 모양으로 볼록 나온 군살"은 '귀젖'이고,
나머지 하나는 잘 아는 진짜 젖(?)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웃으면 복이온다잖아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겹말]

오늘도 날씨가 참 좋다네요.
말 그대로 화창한 봄날씹니다.

오늘은 겹말에 대해서 좀 이야기해 볼게요.
겹말은,
같은 뜻의 말이 겹쳐서 된 말로
‘처(妻)의 집’을 뜻하는 ‘처가(妻家)’에 다시 ‘집’을 붙인 ‘처갓집’,
‘오래 묵은 나무’를 뜻하는 ‘고목(古木)’에 ‘나무’를 붙여서 ‘고목나무’라고 하는 것 따윕니다.
역전앞도 마찬가지죠.

이런 겹말은 될 수 있으면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몇 가지 보기를 들어보죠.
판이하게 다르다 >> 판이(判異 )가 비교 대상의 성질이나 모양, 상태 따위가 아주 다르다는 뜻이므로, 뒤에 다르다를 붙이면 안 됩니다. 그냥 ‘판이하다’고 하면 됩니다.
결실을 맺다 >> 결실(結實)은 식물이 열매를 맺거나 맺은 열매가 여물다는 뜻이므로 뒤에 ‘맺다’를 붙이면 안 됩니다.
피해를 입다 >> 피해(被害)는 생명이나 신체, 재산, 명예 따위에 손해를 보다라는 뜻이므로, 뒤에 ‘입다’를 붙이면 안 됩니다.
남은 여생 >> 여생(餘生)이 남은 생이므로, 앞에 ‘남은’을 붙이면 안 됩니다.
과반수가 넘는 >> 과반수(過半數)에 이미 반을 넘다는 뜻이 들어 있으므로, 뒤에 ‘넘는’을 붙이실 필요가 없습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다 >> 형언(形言)은 형용해 말하다는 뜻이므로 앞에 ‘말’을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옥상 위에 >> 옥상(屋上)이 지붕 위라는 뜻이므로 뒤에 ‘위에’를 붙이시면 안 됩니다. 더군다나 옥상은 일본에서 온 말입니다.
사전에 예방하다 >> 예방(豫防)이 미리 대처하여 막는 일이므로, 앞에 ‘사전’을 붙이실 필요가 없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 요약(要約)이 요점을 잡아 간추린다는 뜻이므로, ‘간단히’를 붙이면 안 됩니다.

이 밖에도,
계약을 맺다, 따뜻한 온정 따위도 모두 겹말입니다.

앞에서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렇게 써서는 안 되는 겹말은 모두 한자어입니다.
어쭙잖게 한자를 섞어 쓰려고 하다 보니 말이 겹치게 된 겁니다.
그냥 쉬운 우리말로 쓰면 될걸......

그러나 언어가 살아있다 보니,
사람들이 자주 쓰면 어느덧 표준어가 되고,
사전에도 실립니다.
처갓집, 고목나무, 단발머리 따위는 겹말이지만,
관용으로 허용하여, 국어사전에 올림말로 올라있습니다.
쩝...

그렇지만,
누가 뭐래도,
간결하고 명료한 글이 설득력이 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저는 오늘 청주에 갑니다.
이 좋은 날씨에 봄나들이 가는 기분으로 잘 다녀오겠습니다.

오늘은 시간 나시면 하늘 한 번 쳐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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