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26] 우리말) 과일주와 과실주

조회 수 5697 추천 수 93 2007.12.26 12:12:10
'과일주'라고 많이 하시지만,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이나,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 큰사전에
'과일주'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과실주'만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잘 쉬셨나요?

이제 올해가 가려면 며칠 남지 않았네요.
차분한 마음으로
가는 해를 정리하고 오는 해를 기쁘게 맞고 싶은데,
세상이 저를 그냥 두지 않네요. ^^*
아마 오늘도 술독에서 헤엄을 쳐야겠죠?

되도록 술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하는데...

과일, 나무 따위를 가꾸어 얻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열매를 과일이라고 합니다.
사과, 배, 포도, 귤, 감, 바나나, 밤 따위죠.
이 과일로 술을 담그면 그 술을 뭐라고 하죠?
과일주? 과실주?

'과일주'라고 많이 하시지만,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이나,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 큰사전에
'과일주'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과실주'만 있습니다.

사전에 없으니 쓰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표준어는 과일주가 아니라 과실주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군색한 변명]

오늘도 여전히 날씨가 좋군요.
아침에 일터에 나오면서 논에 다녀왔습니다.
얼마 전에 모판 만든 게 잘 자랐는지 보러 갔는데,
잘 자랐더군요.
달포쯤 후에 모내기하기에 딱 좋게 잘 자랐습니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네요.

오늘은,
변명이야깁니다.
실은 제가 며칠 전에 친구와 저녁을 같이 먹기로 약속을 했었는데,
다른 일 때문에 그 약속을 못 지켰습니다.
어제 그 친구가 전화해서 그걸 따지는데...쩝... 할 말이 없더군요.
뭐라고 잘 기억도 안 나는 변명을 늘어놓긴 했지만,
제가 봐도 군색한 변명이더군요.

흔히
‘궁색한 변명’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요.
‘궁색하다’와 ‘군색하다’는 다른 말입니다.

‘궁색하다’는 ‘몹시 가난하다’는 뜻으로,
‘궁색한 집안/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궁색한 살림을 꾸려나가셨다.’처럼 씁니다.

‘군색하다’는 뜻이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필요한 것이 없거나 모자라서 딱하고 옹색하다.’는 뜻으로
‘군색한 집안 형편’처럼 씁니다.
다른 하나는,
‘자연스럽거나 떳떳하지 못하고 거북하다.’는 뜻으로,
‘군색한 표현/군색한 변명을 늘어놓다.’처럼 씁니다.

어제 제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떳떳하지 못한 변명을 늘어놓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 아니라,
군색한 변명을 늘어놓는 겁니다.
가능하면 그런 군색한 변명을 늘어놓는
상황에는 놓이지 않아야 하는데...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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