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04] 우리말) 해포이웃

조회 수 8460 추천 수 98 2008.01.04 09:18:38
'해포이웃'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해포'가 "한 해가 조금 넘는 동안"이라는 뜻이므로
'해포이웃'은 "한 해가 조금 넘도록 같이 사는 이웃"이라는 뜻입니다.


안녕하세요.

1월 1일 발령나신 분들이 많으시네요.
제 옆에서 같이 일했던 홍성식 박사도 원예연구소로 돌아갔습니다.
이곳에 올 때는 같이 왔는데, 갈 때는 따로 가네요.
어제저녁에 홍 박사님을 보내드리면서 노래방에서 노래 두 곡을 불렀습니다.
제 마음을 담아 박상규 씨의 웃으면서 보내마를 불렀고,
바로 이어 제 바람을 담아 무조건을 불렀습니다. 제가 부르면 무조건 달려와 달라고...^^*

나이가 비슷해 참 편하게 지냈고 도움도 많이 받았는데 막상 원예연구소로 가신다니 조금 서운하네요.
아무쪼록 원예연구소에서 연구 열심히 하셔서 좋은 성과 거두시길 빕니다.

우리말에 '이웃사촌'이 있죠?
"서로 이웃에 살면서 정이 들어 사촌 형제나 다를 바 없이 가까운 이웃"이라는 뜻입니다.
'삼이웃'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이쪽저쪽의 가까운 이웃"이라는 뜻입니다.

'해포이웃'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해포'가 "한 해가 조금 넘는 동안"이라는 뜻이므로
'해포이웃'은 "한 해가 조금 넘도록 같이 사는 이웃"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과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큰사전에는 '해포이웃'이 보이지 않네요.

마음이 같은 것을 '한속'이라고 합니다.
또, 한 가닥의 실처럼 매우 가깝고 친밀한 것을 두고 '한올지다'고 합니다.

저와 홍성식 박사는
해포이웃으로 한올지게 지냈는데,
저를 버리고 먼저 돌아가네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그러고 나서]

오늘도 여전히 논에 나가서 모내기 뒷정리를 해야 합니다.
저는 논일 할 때 노란 물장화를 신지 않습니다.
그게 건강에 좋을 것 같아서요.
저는 무좀이 좀 있거든요.

요즘 모내기철입니다.
‘모를 못자리에서 논으로 옮겨 심는 일’인 모내기를 하기 전에 먼저 논을 고르죠.
그게 바로 ‘써레질’입니다.

모내기는,
써레로 논바닥을 고르거나 흙덩이를 잘게 부수고,
그리고 나서 그 위에 모를 심는 거죠.
맞죠?

농사일의 순서는 맞는데, 맞춤법은 틀렸네요.

흔히 ‘그리고 나서’를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에 ‘나서’를 붙여 ‘그리고 나서’라고 쓰는 것은 잘못입니다.
‘그러고 나서’라고 써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의
‘그러고’는 ‘그리하고’의 준말이고,
‘나서’는 보조동사 ‘나다’를 활용한 형태죠.
여기서 ‘나다’는 “일을 끝내고 나니 홀가분하다”처럼 ‘-고 나다’의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 끝났음을 나타냅니다.

‘저러고 나서’ ‘이러고 나서’의 경우는 어떨까요?
‘저러다’는 ‘저리하다’,
‘이러다’는 ‘이리하다’의 준말입니다.
둘 다 동사이므로
‘-고 나다’가 붙어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리고’는 동사가 아니라 접속부사이므로 ‘그리고 나다’의 형태로 쓸 수 없습니다.
“써레질을 했다. 그리고 나서 모내기를 했다.”에서,
죽어도 ‘그리고’를 살려 쓰고 싶다면,
뒤에 오는 ‘나서’를 빼면 됩니다.
“써레질을 했다. 그리고 모내기를 했다.”로 쓰시면 되죠.

하긴,
‘그리고 나서’가 통할 데가 있긴 있네요.
‘(그림을) 그리고 나서’는 말이 되네요.
지금 설명하는 내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이번 주초면 어느 정도 모내기작업이 끝납니다.
일을 얼른 마치고, 그러고 나서 좋은 데 가서 곡차나 한 잔 하고 싶네요.

좋은 일만 많이 생기는 한 주 맞이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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