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1] 우리말) 조문기 선생님의 빈소

조회 수 3572 추천 수 152 2008.02.11 10:06:49
'빈소'는,
"상여가 나갈 때까지 관을 놓아두는 방"으로
조문기 선생님의 빈소는 서울대학교 병원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빈소는 한 군데밖에 없습니다.

'분향소'는,
"영정을 모셔놓고 향을 피우면서 돌아가신 분을 기리는 곳"으로,
여기저기에 많이 차릴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설 잘 보내셨나요?

어젯밤에 숭례문이 다 타버렸습니다.
어쩌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어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젯밤에 텔레비전을 보는데 너무 안타까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문화재는 한번 없어지면 그 가치를 다시 살려낼 수 없는 것인데...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가슴 아픈 일이 또 있었습니다.
설을 이틀 앞두고 민족문제연구소 조문기 소장님이 돌아가셨네요.
평생을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힘쓰셨고, 최근에는 친일인명사전을 만드는 데 온 힘을 쓰신 분입니다.

저는 어제도 일터에 나와서 조직개편 관련 자료를 만드느라 미처 빈소나 분향소에 들르지 못했습니다.
그저 마음으로만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오늘이 발인인데 천국에서 편히 잠드시길 빕니다.

언젠가 우리말편지에서 소개했는데
오늘도 빈소와 분향소의 차이를 알아볼게요.

'빈소'는,
"상여가 나갈 때까지 관을 놓아두는 방"으로
조문기 선생님의 빈소는 서울대학교 병원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빈소는 한 군데밖에 없습니다.

'분향소'는,
"영정을 모셔놓고 향을 피우면서 돌아가신 분을 기리는 곳"으로,
여기저기에 많이 차릴 수 있습니다.

설 이틀 전에 돌아가셔서 분향소가 많지는 않겠지만
우리나라 얼을 되찾고 기리는데 한뉘를 바치신 선생님의 뜻은
굳이 분향소를 찾지 않아도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오래 남을 겁니다.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에서 큰 별 두 개가 떨어진 느낌입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빈소'는 사전에 있으나
'분향소'는 사전에 오르지 못한 낱말입니다.
'분향'만 올라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어제도 거나하게 한 잔 꺾고, 노래방에 갔습니다.
같이 간 동료가 멋진 노래를 부르더군요.

쿵짝쿵짝~~~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를 찍으면~~~
도로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

곡차 기운에 가수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따라서 흥얼거렸습니다.
그래도, 그 술기운에도, 맞춤법 틀린 것은 보이더군요.

‘사모하는 사람’을 말하는 낱말은,
‘님’이 아니라 ‘임’이라고 써야 합니다.
임을 그리는 마음/임을 기다리다/임을 못 잊다/임과 이별하다.
임도 보고 뽕도 딴다/임 없는 밥은 돌도 반 뉘도 반/임은 품에 들어야 맛
처럼 쓰죠.

우리 국어에서 ‘님’은
바느질에서 쓰는 토막 친 실을 세는 단위와,
높임말을 만드는 의존명사와 접사에만 씁니다.
사장님, 홍길동 님...따위죠

‘사모하는 사람’을 말하는 낱말은,
‘님’이 아니라 ‘임’입니다.

이렇게 보면,
노래에 나오는 가사가 다 틀린 거죠.

‘임’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를 찍으면~~~
도로‘암’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

역시 노래도 철자 한 끗 차가 참 크네요.
세상도 한 끗 차가 크겠죠?

어제도 역시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오늘도 그렇고 내일도 그렇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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