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4] 우리말) 꼴등과 꽃등

조회 수 3464 추천 수 77 2008.02.14 11:15:45
꽃에는 처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꽃다지, 꽃잠 따위가 그런 뜻을 담은 낱말입니다.
(꽃다지 : 오이, 가지, 참외, 호박 따위에서 맨 처음에 열린 열매)
(꽃잠 : 신랑 신부의 첫날밤 잠)


안녕하세요.

오늘도 여전히 춥군요.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꼴등'이 뭔지 아시죠?
"등급의 맨 끝"으로 이번 시험에서도 우리 반이 꼴등이다처럼 씁니다.

꼴등의 반대말은 일등이겠죠?
일등은 "으뜸가는 등급"으로 일등 국민이다처럼 씁니다.

이와 비슷한 '꽃등'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꽃에는 처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꽃다지, 꽃잠 따위가 그런 뜻을 담은 낱말입니다.
(꽃다지 : 오이, 가지, 참외, 호박 따위에서 맨 처음에 열린 열매)
(꽃잠 : 신랑 신부의 첫날밤 잠)

따라서,
꼴등의 반대말은 일등이 될 수도 있지만 꽃등도 될 수 있습니다.

일등은 이등이 있어야 일등이 될 수 있습니다.
꽃등 또한 꼴등이 있어야 될 수 있습니다.

너무 빨리빨리를 찾고 꼭대기만 찾는 우리가 아닌지 반성합니다.
숭례문이 불탄 지 사흘이 지났는데, 벌써 어떻게 복원해야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제 생각에,
문화재에 복원은 없습니다. 전처럼 흉내를 낼 뿐이죠.
그러나 그것도 반성 한 다음에, 뼈저리게 반성한 다음에 할 일입니다.

느림이 있기에 빠름이 있고,
꼴등이 있기에 꽃등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숫놈들은 왜 바람을 피울까]

오늘은 논에 가서 피사리하는 날입니다.
다행히 날씨가 별로 더울 것 같지 않네요.
돌아오는 길에,
논에서 고둥 몇 마리 잡고, 도랑에서 미나리 한 줌 뜯어다가,
잘박잘박하게 된장 풀어 국이나 해 먹어야겠네요.

어제는 책을 좀 찾느라 인터넷 서점을 뒤졌습니다.
이것저것 찾고 있는데, 도발적인 제목이 보이더군요.
‘숫놈들은 왜 바람을 피울까’라는...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제목이 좀 거시기 하네요...

더군다나 제목에 틀린 낱말까지 있습니다.
‘숫놈’이라는 낱말은 우리 국어사전에 없습니다.
‘짐승의 수컷’은 ‘숫놈’이 아니라 ‘수놈’입니다.

현재 국어 맞춤법에서,
짐승의 수컷은,
‘숫양, 숫염소, 숫쥐’ 이 세 개 만 ‘숫’을 쓰고,
나머지는 모두 ‘수’로 쓰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숫사자’가 아니라 ‘수사자’이며,
‘숫놈’이 아니라 ‘수놈’입니다.

거기에,
9개의 낱말(수캉아지, 수캐, 수컷, 수키와, 수탉, 수탕나귀, 수톨쩌귀, 수퇘지, 수평아리)는
거센소리를 인정합니다.

즉, 개의 수컷은, ‘숫개’도 아니요, ‘수개’도 아닌, ‘수캐’가 맞습니다.

좀 그렇죠?

오늘도 날씨가 참 좋습니다.
이 좋은 날씨만큼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47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004
1576 [2011/12/27] 우리말) 짬 머니북 2011-12-27 3456
1575 [2012/12/17] 우리말) 허우룩하다 머니북 2012-12-17 3456
1574 [2017/03/13] 우리말) 인용 머니북 2017-03-13 3456
1573 [2008/02/27] 우리말) 좌우명 id: moneyplan 2008-02-27 3457
1572 [2015/04/21] 우리말) 영화 어벤져스 머니북 2015-04-22 3457
1571 [2010/01/06] 우리말) 몸알리 id: moneyplan 2010-01-06 3458
1570 [2010/12/21] 우리말) 관용구 moneybook 2010-12-21 3458
1569 [2016/09/08] 우리말) 다대기 -> 다진 양념, 다지기 머니북 2016-09-16 3458
1568 [2016/10/31] 우리말) 치매 머니북 2016-11-01 3458
1567 [2009/02/05] 우리말) 야멸치다와 야멸차다 id: moneyplan 2009-02-05 3459
1566 [2010/09/02] 우리말) 풍력계급 moneybook 2010-09-02 3459
1565 [2015/08/28] 우리말) 백중 머니북 2015-08-31 3459
1564 [2007/04/27] 우리말) 새벽에 일어나셨나요? id: moneyplan 2007-04-27 3460
1563 [2012/01/19] 우리말) 알뜰 주유소 머니북 2012-01-19 3460
1562 [2013/01/23] 우리말) 백조와 고니 머니북 2013-01-23 3460
1561 [2017/04/18] 우리말) 엿먹다 머니북 2017-04-18 3460
1560 [2007/05/28] 우리말) 바리바리 싸 주신... id: moneyplan 2007-05-28 3461
1559 [2010/04/27] 우리말) 잊다와 잃다 id: moneyplan 2010-04-27 3461
1558 [2010/12/30] 우리말) 나일롱 -> 나일론 moneybook 2010-12-30 3461
1557 [2014/04/17] 우리말) 풋낯 머니북 2014-04-17 3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