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9] 우리말) 지름길과 에움길

조회 수 4121 추천 수 85 2008.02.19 09:16:14
가는 길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멀리 돌지 않고 가깝게 질러 통하는 길"인 '지름길'도 있지만,
"에워서 돌아가는 길"인 '에움길'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새 정부 장관이 발표되었습니다.
일주일 뒤면 새 정부가 들어서니 미리 준비해야 하긴 하지만,
꼭 그렇게 해야 했는지...

가는 길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멀리 돌지 않고 가깝게 질러 통하는 길"인 '지름길'도 있지만,
"에워서 돌아가는 길"인 '에움길'도 있습니다.

새 정부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돌길이나 두름길로 가자는 말씀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돌길 : 돌이 많은 길)
(두름길 : 빙 둘러서 가는 길)

그러나 지름길이 꼭 바른 것 만은 아닙니다.
엔길이나 돌림길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엔길 : '에움길'의 옛말)
(돌림길 : 곧장 가지 않고 에도는 길)

선조가 낱말을 만들 때
무질러 가는 길이라는 뜻의 낱말은 지름길만 만들었지만,
에둘러 돌아가는 길이라는 뜻의 낱말은 여러개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다 뜻이 있을 겁니다.

벼룻길로 가자는 것도 아닌데...
(벼룻길 : 아래가 강가나 바닷가로 통하는 벼랑길)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경우가 바르다 >> 경위가 바르다]

안녕하세요.

지난 주말에는 정읍, 광주, 나주를 다녀왔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출발하여 월요일 저녁 늦게야 돌아왔습니다.
혼자 싸돌아다니니까 좀 심심하더군요.

지난 주말에 오랜만에 예의가 바른 젊은 친구를 만났습니다.
하긴, 저도 아직까지는 30대 끄트머리를 힘겹게 잡고 있는 젊은 사람입니다만...

주말에 만난 친구는 20대 초반인데,
어르신들을 모시는 예의가 참 바르더군요.

옆에 계시는 분들도,
“저 친구 참 경우 바르군”하면서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덩달아 저도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흔히,
사리에 옳고 그름과 시비의 분간이 뚜렷한 사람을,
‘경우가 바른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경위’를 잘못 쓴 겁니다.

경우(境遇)는
“(어떤 조건이 있는) 특별한 형편이나 사정”이라는 뜻으로,
‘만일 비가 올 경우에는 가지 않겠다.’처럼 씁니다.

경위(涇渭)는
“사리의 옳고 그름과 시비의 분간”이라는 뜻으로,
‘경위 없이 행동하지 마라.’처럼 씁니다.

본래 경위는
중국 황하의 지류인 ‘경수(涇水)’와 ‘위수(渭水)’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말입니다.
이 두 물은 서안 부근에서 만나 합쳐지는데,
경수는 늘 흐리고, 위수는 늘 맑아
두 물이 섞여 흐르는 동안에도 구별이 분명하다 해서 그런 뜻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경우가 바르다’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경우가 바르지 않다’도 맞죠.
보통은,
‘경위가 그르다’라고 하는데,
실은 ‘경위가 없다’라고 해야 맞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경위 바르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보태기)
경위(涇渭)와 발음이 같은 경위(經緯)는,
"일이 진행되어 온 과정"을 뜻하고 날 경(經) 자, 씨 위(緯) 자를 씁니다.
‘날’은 “천, 돗자리, 짚신 따위를 짤 때 세로로 놓는 실”을 말하고,
‘씨’는 “천, 돗자리, 짚신 따위를 짤 때 가로로 놓는 실”을 말합니다.

곧, “직물(織物)의 날과 씨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 경위인데요.
마치 날실과 씨실을 엇갈리게 해서 쫀쫀한 베를 짜듯이 “일이 진행되어 온 과정”을 ‘경위’라고 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298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8524
1916 [2007/08/30] 우리말) 알토란 id: moneyplan 2007-08-30 4155
1915 [2007/11/22] 우리말) 날떠퀴 id: moneyplan 2007-11-22 4154
1914 [2011/09/06] 우리말) 만날도 맞고 맨날도 맞습니다 머니북 2011-09-06 4152
1913 [2007/09/13] 우리말) 노란 단풍 id: moneyplan 2007-09-13 4151
1912 [2007/05/18] 우리말) 고마움과 감사 id: moneyplan 2007-05-18 4151
1911 [2007/08/28] 우리말) 길 따라 좁고 길게 만든 꽃밭을 뭐라고 할까요? id: moneyplan 2007-08-28 4150
1910 [2013/03/18] 우리말) 조선시대, 6~7살 이후는 아버지가 키워? 머니북 2013-03-18 4148
1909 [2011/07/25] 우리말) 이승잠과 영피다 머니북 2011-07-25 4148
1908 [2007/10/07] 우리말) '중'은 '가운데'라고 쓰는 게 더 좋습니다 id: moneyplan 2007-10-08 4146
1907 [2008/07/11] 우리말) 산보, 산책, 걷기, 거닒 id: moneyplan 2008-07-11 4145
1906 [2011/04/15] 우리말) 우리나라와 저희 나라 moneybook 2011-04-15 4144
1905 [2011/02/17] 우리말) 들이키다와 들이켜다 moneybook 2011-02-17 4144
1904 [2016/03/22] 우리말) 마라고/말라고 머니북 2016-03-22 4143
1903 [2013/02/06] 우리말) 시가와 싯가 머니북 2013-02-06 4141
1902 [2017/10/25] 우리말) 너볏이/나볏이 머니북 2017-11-06 4140
1901 [2007/02/23] 우리말) 경위의 순 우리말은 맹문 id: moneyplan 2007-02-27 4140
1900 [2011/03/21] 우리말) 끼끗하고 조쌀하다 moneybook 2011-03-21 4139
1899 [2011/11/09]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머니북 2011-11-09 4138
1898 [2014/03/03] 우리말) 뒤돌아보다/되돌아보다 머니북 2014-03-03 4137
1897 [2008/05/27] 우리말) 늘키다(억지로 참으며 울다) id: moneyplan 2008-05-28 4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