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04] 우리말) 내디딘과 내딛은

조회 수 5860 추천 수 93 2008.03.04 09:56:43
이에 따라 머물다의 머물, 서툴다의 서툴 뒤에는 '고, 다가, 며' 따위의 자음이 붙을 수는 있지만,
어라, 었 따위 모음으로 시작되는 뒷가지(어미)는 붙을 수 없습니다.
곧, '머물고, 머물다가, 머물며, 서툴고, 서툴다가, 서툴며'는 말이 되지만,
'머물어, 머물었다, 서툴어'는 쓸 수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새 정부가 들어선지 딱 1주일이 지났네요.
장관 인사로 첫발을 내디딘 새 정부가 국정을 잘 추슬러 주길 빕니다.

무엇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범위 안에 처음 들어서다는 뜻의 낱말은 '내디디다'입니다.
준말이 '내딛다'입니다.
민주화의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다, 사회에 처음으로 발을 내디딜 예비 직장인들이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내 디디다를 쓰면 별로 헷갈리지 않는데,
준말인 내딛다를 쓰면 헷갈립니다.

첫발을 내딛은 정부, 첫발을 내디딘 정부...어떤 게 맞지?

맞춤법 규정을 좀 보죠.
규정 제16항에
"준말과 본말이 다 같이 널리 쓰이면서 준말의 효율이 뚜렷이 인정되는 것은 두 가지를 모두 표준어로 삼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머무르다/머물다, 서두르다/서둘다가 모두 표준어입니다.
내디디다/내딛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이 규정의 맨 밑에
모음 어미가 연결될 때에는 준말의 활용형을 인정하지 않음이라고 써 놨습니다.
이에 따라 머물다의 머물, 서툴다의 서툴 뒤에는 '고, 다가, 며' 따위의 자음이 붙을 수는 있지만,
어라, 었 따위 모음으로 시작되는 뒷가지(어미)는 붙을 수 없습니다.
곧, '머물고, 머물다가, 머물며, 서툴고, 서툴다가, 서툴며'는 말이 되지만,
'머물어, 머물었다, 서툴어'는 쓸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내디디다도
내딛고, 내딛다가는 쓸 수 있지만,
내딛어, 내딛은, 내딛으면으로는 쓰지 않습니다.
원말인 '내디디다'의 활용형인 '내디딘'을 써야 맞습니다.

새 정부가 첫발을 내디딘 겁니다.

오늘은 좀 어려웠나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궁시렁대다 >> 구시렁대다]

안녕하세요.

요즘 ‘뒤치다꺼리’로 힘들다고 했죠?
저도 모르게 ‘끙~’소리가 나네요.

그렇다고 누굴 잡고 구시렁댈 수도 없고...
쩝...
어차피 하는 일 기분 좋게 끝내고 돌아가겠습니다.

흔히,
“못마땅하여 군소리를 듣기 싫게 자꾸 하다”는 뜻으로,
‘궁시렁댄다’고 하는데요.
이것은,
‘구시렁대다’라고 해야 합니다.
‘궁시렁대다’는 낱말은 국어사전에 없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구시렁댔다.
뭘 그렇게 혼자 구시렁거리고 있나?처럼 씁니다.

오늘은 집에 갈 수 있겠죠?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4272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9930
2316 [2013/06/21] 우리말) 서울시장 페이스북에 뜬 글 머니북 2013-06-21 4354
2315 [2009/07/10] 우리말) 예전 편지로... id: moneyplan 2009-07-10 4355
2314 [2009/11/23] 우리말) 도나캐나 id: moneyplan 2009-11-23 4355
2313 [2009/12/24] 우리말) 마호병과 보온병 id: moneyplan 2009-12-24 4355
2312 [2011/02/23] 우리말) 댓글 몇 개를 함께 읽고자 합니다 moneybook 2011-02-23 4356
2311 [2009/08/03] 우리말) 솔개그늘 id: moneyplan 2009-08-03 4358
2310 [2011/01/07] 우리말) 책 소개(우리 삶에 가장 소중한...) moneybook 2011-01-07 4358
2309 [2013/09/03] 우리말) 재미 머니북 2013-09-03 4358
2308 [2016/09/05] 우리말) 자웅 머니북 2016-09-07 4358
2307 [2010/08/13] 우리말) 거방지다 moneybook 2010-08-13 4359
2306 [2012/12/12] 우리말) 박물관과 미술관에 있는 엉터리 한글 머니북 2012-12-12 4359
2305 [2016/11/04] 우리말) 농단 머니북 2016-11-04 4359
2304 [2015/11/02] 우리말) 생무지 머니북 2015-11-02 4360
2303 [2008/04/10] 우리말) 곰바지런한 국회의원 id: moneyplan 2008-04-10 4363
2302 [2010/09/14] 우리말) 머드러기와 도사리 moneybook 2010-09-14 4363
2301 [2016/01/26] 우리말) 말하다/소하다 머니북 2016-01-26 4364
2300 [2016/08/29] 우리말) 낫다/났다/낮다 머니북 2016-08-30 4364
2299 [2016/12/19] 우리말) 성 중립 언어 머니북 2016-12-20 4364
2298 [2010/12/23] 우리말) 참모습 moneybook 2010-12-23 4365
2297 [2014/07/14] 우리말) 날떠퀴 머니북 2014-07-14 4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