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7] 우리말) 틀린 자막 몇 개

조회 수 3451 추천 수 81 2008.03.17 09:09:53
지난 주말에도 엉터리 자막이 많이 눈에 띄더군요.
지난 토요일 9:13, MBC 맛있는 TV에서 '설레이는'이라고 했습니다.
잠시 뒤 9:30과 41분에 Kg을 썼습니다.
'설레이는'이 아니라 '설레는'이 맞고, Kg이 아니라 kg이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낸 문제 답은 '찌'입니다.
'붙임쪽지'라고 하신 분이 많으셨는데요.
제가 바라는 답은 '찌'입니다.
'찌'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1. 특별히 기억할 만한 것을 표하고자 그대로 글을 써서 붙이는 좁은 종이쪽.
2. 낚시찌
라고 나옵니다.
맨 처음 문제를 맞히신 분께 보리쌀과 갈피표를 보내드렸습니다.

참,
답을 보내시면서 주소를 같이 적어주시는 분이 많으신데요.
주소를 적어주신다고 다 선물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부자가 아니라서...^^*

내일도 문제를 내 볼게요.
내일은 쉬운 문제로 내서 세 분께 선물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엉터리 자막이 많이 눈에 띄더군요.
지난 토요일 9:13, MBC 맛있는 TV에서 '설레이는'이라고 했습니다.
잠시 뒤 9:30과 41분에 Kg을 썼습니다.
'설레이는'이 아니라 '설레는'이 맞고, Kg이 아니라 kg이 맞습니다.

토요일 9:20, SBS
계란이라 안 쓰고 달걀이라 쓰고,
야채라 안 쓰고 채소라 쓰고,
피로회복이라 안 쓰고, 원기회복이라 썼습니다.
고맙습니다.

토요일 10:08, SBS
"질투에 부흥할 수 있도록..."이라고 했습니다.
"어떤 요구나 기대 따위에 좇아서 응함"은
'부흥'이 아니라 '부응'입니다.
바로 뒤, 주인공이 주방에 있는 수납장을 설명하면서
"공간을 죽이지 않고..."라고 했습니다.
'공간을 놀리지 않고'라고 하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군다나 아나운서 집을 찾아가서 아나운서와 함께 그런 이야기를 해서 더 서운했습니다.

일요일 10:10, KBS
천 점을 나타내면서 '1.000'이라 썼습니다.
수의 자릿점을 나타낼 때는 반점(,)을 씁니다.

일요일 11:13, KBS 진품명품에서
미국에서 좋은 것을 가지고 와서 비행기 값으로 오백만 원을 더 준다고 했습니다.
비행기 값은 아마도 수십억 할 겁니다.
비행기 타면서 내는 돈은 비행기 값이 아니라 비행기 삯입니다.
다행히 진행자는 '삯'이라고 했습니다.

언제나 이런 엉터리 자막이 없어질지...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너무 이쁘고 여성스럽다]

며칠 전 텔레비전 오락 프로그램에서 본 건데,
한 아리따운 아가씨가 나오자,
그를 본 남자 연예인이,
“우와~~~ 너무 이쁘시네요”라면서 호들갑을 떨더군요.
시간이 좀 흘러, 그 아가씨가 수줍게 웃자,
“우와~~~ 너무 여성스럽네요”라면서 떠벌리는데...

방송에서 이것저것 떠벌리는 연예인들은 국어교육 좀 받고 나와야 합니다.
그 사람들은 쉽게 지껄이지만, 그것을 듣는 학생들은 그게 다 맞는 말인 줄 알거든요.
앞에 보기로 든, 두 마디에서도 틀린 게 세 개나 됩니다.

먼저,
언젠가 우리말 편지에서 말씀드렸듯이,
‘이쁘다’라는 낱말은 사전에 없습니다.
‘예쁘다’가 맞습니다.
“제 딸 지안이는 참 예쁩니다.”처럼 씁니다.

둘째,
‘너무 예쁘다’라는 말은 욕입니다.
‘너무’는 부사로,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다”라는 말입니다.
너무 크다/너무 늦다/너무 어렵다/너무 위험하다/너무 조용하다/너무 멀다처럼 쓰죠.
아리따운 아가씨에게 ‘너무 예쁘다’라고 하면,
“너는 그 정도로 예쁘면 안 되는데, 네 수준 이상으로 예쁘다”라는 말이 되어버립니다.
당연히 욕이죠.
“너무 예쁘다”가 아니라
“참 예쁘다” 또는
“무척 예쁘다”라고 쓰셔야 합니다.

셋째,
“여성스럽네요”라는 말도 욕입니다.
‘-스럽다’는,
“‘그러한 성질이 있음’의 뜻을 더하여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입니다.
여자가 여성다운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남자가 여자처럼 간들간들하고 귀여울 때 쓰는 말이,
‘여성스럽다’라는 말입니다.
여자가 남자처럼 우락부락하면 그건 남성스러운거죠.

따라서,
이 남자 연예인처럼,
여자에게 ‘여성스럽다’고하면
‘실은 너는 남자인데, 여자처럼 보인다’라는 말밖에 안 됩니다.
이게 욕이 아니고 뭐겠어요.

오늘은 내용이 조금 길었네요.
내일부터는 짧게 쓰도록 노력할게요.

오늘도 많이 웃으시는 기억에 남는 하루 보내세요.

보태기)
떠벌리다 : 이야기를 과장하여 늘어놓다. 자신의 이력을 떠벌리다/아직 입 밖에 한 번도 낸 적이 없는 이 말을 팔기는 기어이 참지 못하고 떠벌리고 만다.
떠벌이다 : 굉장한 규모로 차리다. 그는 사업을 떠벌여 놓고 곤욕을 치르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53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056
1576 [2010/12/30] 우리말) 나일롱 -> 나일론 moneybook 2010-12-30 3462
1575 [2016/07/13] 우리말) 간데족족 머니북 2016-07-13 3462
1574 [2016/09/08] 우리말) 다대기 -> 다진 양념, 다지기 머니북 2016-09-16 3462
1573 [2016/10/31] 우리말) 치매 머니북 2016-11-01 3462
1572 [2010/04/27] 우리말) 잊다와 잃다 id: moneyplan 2010-04-27 3463
1571 [2013/01/23] 우리말) 백조와 고니 머니북 2013-01-23 3463
1570 [2008/02/27] 우리말) 좌우명 id: moneyplan 2008-02-27 3464
1569 [2012/01/19] 우리말) 알뜰 주유소 머니북 2012-01-19 3464
1568 [2014/04/17] 우리말) 풋낯 머니북 2014-04-17 3464
1567 [2016/11/09] 우리말) 허겁지겁/헝겁지겁 머니북 2016-11-12 3464
1566 [2017/04/18] 우리말) 엿먹다 머니북 2017-04-18 3464
1565 [2007/10/23] 우리말) 도저를 살려 쓰자고요? id: moneyplan 2007-10-23 3465
1564 [2010/09/02] 우리말) 풍력계급 moneybook 2010-09-02 3465
1563 [2007/11/20] 우리말) 낙엽은 진 잎으로... id: moneyplan 2007-11-20 3466
1562 [2009/02/05] 우리말) 야멸치다와 야멸차다 id: moneyplan 2009-02-05 3466
1561 [2013/11/12] 우리말) 잿밥과 젯밥 머니북 2013-11-12 3466
1560 [2012/12/17] 우리말) 허우룩하다 머니북 2012-12-17 3466
1559 [2007/06/24] 우리말) 놀금 id: moneyplan 2007-06-25 3468
1558 [2007/12/01] 우리말) 날아놓다 id: moneyplan 2007-12-01 3468
1557 [2012/02/01] 우리말) 제연경계벽 머니북 2012-02-02 34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