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24] 우리말) 삶과 죽음 그리고 죽살이

조회 수 3401 추천 수 100 2008.03.25 12:45:03
사람은, 아니 생명체는 흙에서 와서 흙으로 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오신 곳으로 다시 가신 것이죠.
사람이 죽는 게 영어로는 go나 gone이지만,
우리말로는 return이 되는 거죠.
우리 조상이 삶과 죽음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쉬셨나요?

아침에 컴퓨터를 켜니 부고가 많이 와 있네요.
환절기라 그런지 돌아가신 분들이 많으시군요.

사람이 살려면 숨을 쉬어야 합니다.
"사람이나 동물이 코 또는 입으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기운. 또는 그렇게 하는 일"이 숨입니다.
이 숨을 쉬지 않으면 죽는 거죠.
그래서 죽는 것을 숨을 거뒀다고 하거나 숨졌다고 합니다.
어디론가 넘어가는 게 '지다'이므로 '숨지다'도 숨이 넘어간 것이므로 죽은 거죠.

사람이 막 태어나면 배로 숨을 쉬고,
나이가 들어서는 가슴으로 숨을 쉬고,
죽을 때가 되면 그 숨이 목까지 넘어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나 동물이 숨을 쉬며 살아 있는 힘"이 '목숨'인가 봅니다.

사람은, 아니 생명체는 흙에서 와서 흙으로 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오신 곳으로 다시 가신 것이죠.
사람이 죽는 게 영어로는 go나 gone이지만,
우리말로는 return이 되는 거죠.
우리 조상이 삶과 죽음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삶과 죽음을 우리말로 '죽살이'라고 합니다.
('죽사리'나 '죽살'이 아닙니다.)
저는 어떻게 살다 언제 죽을지...

우리는 앞날을 모르죠?
모르니까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요?
그래야 우리 죽살이가 뜻깊지 않을까요? ^^*

이번 주도 열심히 삽시다.

아자, 아자, 아자~~~~~~~~~~~~~~~!!!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알아야 면장을 하지]

지난 주말에 오랜만에 고향에 갔었는데요.
저는 고향에 가면 가끔 읍내에 나갑니다.
그냥 이것저것 뭐가 얼마나 변했는지도 궁금하고, 친구들도 볼 겸...

읍내에 가면 면사무소가 있죠.
그 면사무소를 보면 꼭 생각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옛날에 동네 이장이나 면장이 유식한 사람들 층에 속하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라거나,
면장이 세상사는 이야기를 두루 알고 있어야 지역 주민의 이해와 요구를 적극 수용할 수 있다는 데서 나온 말이 아닙니다.

‘알아야 면장을 하지’에서,
면장은 面長이 아닙니다.
이장, 군수, 면장과는 전혀 상관없는 말입니다.

이 말은, 옛날,
공자가 아들에게
“사람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마치 담장을 마주 대하고 서 있는 것과 같다”라고 하는데서 유래한 말입니다.

곧,
뭘 알아야지
담장(牆)에서 얼굴(面)을 면(免)한다는 면면장(免面牆)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면장(面牆)하면 아는 게 없음을 일컫는 것이고,
면장(免牆)하면 아는 게 많아, 담장을 마주 대하는 데서 벗어나는 것이죠.

이런 유래를 가진 말이,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말인데,
그걸 모르고,
“나는 면장을 할 수 있는데, 누가 시켜줘야 해먹지!”라고 큰소리치면 안 되겠죠?

오늘도 많이 웃는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혹시 알아요?
많이 웃으시면 누가 면장(面長) 시켜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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