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27] 우리말) 짓북새를 놓으며 짓먹다

조회 수 8609 추천 수 71 2008.03.27 11:30:51
'짓'이라는 앞가지(접두사)가 있습니다.
몇몇 이름씨(명사) 앞에 붙어 '심한'의 뜻을 더합니다.
짓고생, 짓망신, 짓북새, 짓먹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오랜만에 고향 선배님을 만났습니다.
십 년쯤 전에 중국에 잠시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만났던 분입니다.
그 후 한두 번 더 봤고, 몇 년 동안 못 봤었는데 어제 만났습니다.
거의 칠팔 년 된 것 같네요.

오랜만에 좋은 사람을 만나서 그런지 많이 먹고 많이 마셨습니다.
자리와 분위기가 좋으면 많이 마셔도 별로 취하지 않잖아요. ^^*

'짓'이라는 앞가지(접두사)가 있습니다.
몇몇 이름씨(명사) 앞에 붙어 '심한'의 뜻을 더합니다.
짓고생, 짓망신, 짓북새, 짓먹다처럼 씁니다.

어제 제가 반가운 마음에 짓북새를 놓으며 짓먹었더니 속이 좀 거시기 하네요. ^^*

김형모 박사님, 어제 만남 참 좋았습니다.
다음 달 중순쯤 다시 만나 벚꽃 아래서 걸쭉한 막걸리나 한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약속을 하실 때는 깊이깊이 생각하세요]

어제 오후에 뜬금없이 방송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무슨 부탁을 받고 얼떨결에 그렇게 하겠다고는 했는데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찔하네요.
시쳇말로 장난 아닌 약속을 해 버린 겁니다.

사람은 자기 주제를 알고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제 분수도 모르고 날뛰다가,
어느 순간에 야코죽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바사기가 속없이 날뛰다가 신세 조지는 걸 꽤 봤거든요.

어쨌든, 이미 약속을 했기 때문에
지켜야겠지만... 며칠 동안 잠 좀 설치겠네요.

무슨 약속을 하실 때는 깊이깊이 생각하세요.


보태기) 오늘 쓴 글 중에 나오는 낱말 몇 가지를 살펴볼게요.

뜬금없다 : 얼마 전에 편지 드린 것처럼, 옛날 시골장 말감고에서 생긴 말로, 갑작스럽고도 엉뚱하다는 뜻
시쳇말 : 주로 ‘시쳇말로’ 꼴로 쓰이며, 그 시대에 유행하는 말이라는 뜻
주제 : 사물의 모양새나 됨됨이를 나타내는 ‘꼴’과 같은 뜻의 순 우리말
분수 :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라는 뜻. 분수를 모르다/농담도 분수가 있다처럼 쓰임.
야코죽다 : 위압되어 기를 못 펴다라는 뜻의 속어. 큰 호텔 가더라도 절대 야코죽지 말아요처럼 쓰임.
바사기 : 사물에 어두워 아는 것이 없고 똑똑하지 못한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조지다 : 일신상의 형편이나 일정한 일을 망치다라는 뜻의 속어.

‘속어’의 사전적인 뜻은,
“통속적으로 쓰는 저속한 말”입니다.
쓸데없는 말을 많이 늘어놓다 보면
안 써도 될 비어나 속어를 나도 모르게 지껄여
자기 품위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오로지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
품위 있는 언어생활을 하기 위해서
억지로 비어나 속어를 쓰지 않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때에 따라 비어나 속어를 섞어 쓰면
말이 훨씬 부드럽고 시원할 때가 있거든요.
뜻도 확실하게 잘~ 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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