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24] 우리말) 북돋우다

조회 수 3640 추천 수 85 2008.04.24 06:56:57
잘 아시는 것처럼 "위로 끌어올려 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는 뜻의 낱말은 '돋우다'입니다.
따라서 북과 돋우다를 합친 '북돋우다'는
흙을 긁어모아 식물이 잘 자라게 만들어준다는 뜻이 있습니다.
이 뜻이 바뀌어 지금은 "기운이나 정신 따위를 더욱 높여 주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이 있어 좀 일찍 나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무엇일까요?
귀신일까요? 저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실망도,
일이 되지 않았을 때 받는 것보다
사람에게서 받는 실망이 더 가슴 아픈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그래서 믿음이 무너졌을 때 그렇게 아픈가 봅니다.

우리말에 '북'이 있습니다.
둥둥 치는 것도 북이지만 "식물의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거기서 나온 말이 '북주다'입니다.
"흙을 긁어 올려 식물의 뿌리를 덮어주다."는 뜻입니다.
안타깝게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북'만 있고 '북주다'는 없네요.

잘 아시는 것처럼 "위로 끌어올려 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는 뜻의 낱말은 '돋우다'입니다.
따라서 북과 돋우다를 합친 '북돋우다'는
흙을 긁어모아 식물이 잘 자라게 만들어준다는 뜻이 있습니다.
이 뜻이 바뀌어 지금은 "기운이나 정신 따위를 더욱 높여 주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사기를 북돋우다, 애국심을 북돋우다처럼 쓰죠.
이 낱말의 준말이 '북돋다'입니다.

비록 제가 가진 것이 없어 나눠줄 것은 없지만,
말이라도 따뜻하게 해 줘 누군가를 북돋아 주고 싶은 날입니다.
어쩌면 제가 그 북돋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고...

마음 아프고 싶지 않은데... 실망하고 싶지 않은데...
그런 게 없이 서로 북돋우며 보듬고 사는 세상은 없을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다리다/달이다]

오늘 날씨 참 좋죠?
이 좋은 날씨만큼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은 아침입니다.

요즘 장모님이 저희 집에 오셔서 애를 봐 주고 계십니다.
갓 두 돌이 지난 딸과 며칠 전에 백일이 지난 아들을 봐 주고 계시죠.
애들 보기가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이번 가을에는 장모님께 보약을 한 첩 해드려야겠습니다.

보약도 보약이지만,
평상시에 쉽게 드실 수 있도록 배즙을 내드리고 싶어서
어제 오후에 배즙 내는 곳을 좀 찾아봤습니다.

집앞에 있는 시장에 가서 그런 가게를 찾아봤는데,
세상에...
어떤 집에서는 배즙을 ‘다려’주는 곳도 있더군요.
배를 다리는지 배즙을 다리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다려준다고 쓰여 있더군요.

‘달이다’와 ‘다리다’는 전혀 다른 뜻입니다.
‘달이다’는,
“약제 따위에 물을 부어 우러나도록 끓이다.”라는 뜻으로,
보약을 달이다/뜰에서 달이는 구수한 한약 냄새...처럼 씁니다.

‘다리다’는,
“옷이나 천 따위의 주름이나 구김을 펴고 줄을 세우기 위하여 다리미나 인두로 문지르다.”라는 뜻입니다.
다리미로 옷을 다리다/바지를 다려 줄을 세우다/다리지 않은 와이셔츠라 온통 구김살이 가 있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다리다’와 ‘달이다’는 뜻이 다른데,
배즙을 어떻게 다리죠?
배즙을 바닥에 부어 놓고 다리미로 미나요?

배즙은 다리는 게 아니라 달이는 겁니다.

배는 폐와 심장을 건강하게 만들어주고,
천식, 기침, 변비 따위에도 좋으며,
특히 술 드신 후에 좋다네요.

이번 가을에 부모님께 배즙 한번 선물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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