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30] 우리말) 팽개치다

조회 수 3701 추천 수 100 2008.04.30 01:01:30
'팡개'는 "논밭의 새를 쫓는 데에 쓰는 대나무 토막"입니다.
한 끝을 네 갈래로 갈라서 작은 막대를 '十' 자로 물려 묶은 것을 흙에 꽂아
그 사이에 흙이나 돌멩이가 찍히게 만들어 이 흙이나 돌멩이를 새에게 던집니다.
그게 '팡개질'이죠.
이 낱말이 바뀌어 '팽개치다'는 낱말이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팡개질'이라고 아세요?
먼저,
'팡개'는 "논밭의 새를 쫓는 데에 쓰는 대나무 토막"입니다.
한 끝을 네 갈래로 갈라서 작은 막대를 '十' 자로 물려 묶은 것을 흙에 꽂아
그 사이에 흙이나 돌멩이가 찍히게 만들어 이 흙이나 돌멩이를 새에게 던집니다.
그게 '팡개질'이죠.

이 낱말이 바뀌어 '팽개치다'는 낱말이 되었습니다.
"짜증이 나거나 못마땅하여 물건 따위를 내던지거나 내버리다."는 뜻과
"하던 일 따위를 중도에서 그만두거나 무엇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아니하다."는 뜻입니다.
그는 처자식을 팽개치고 홀로 달아났다, 김 씨는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팽개치고...처럼 씁니다.

'내팽개치다'는 낱말도 있습니다.
"냅다 던져 버리다."는 뜻과, "돌보지 않고 버려 두다."는 뜻이 있습니다.

제가 오늘 이 낱말을 소개한 까닭이 있습니다.
어제 제 일터에서 몇 분이 퇴출 대상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습니다.
현장지원단으로 가셔서 3개월 뒤 다시 평가를 받게 됩니다.

가슴 아픈 것은
현장지원단으로 가시는 분들을 우리 손으로 골랐다는 겁니다.
어찌 보면 내 손으로 그분들을 내팽개친 겁니다.
그게 가슴 아픈 겁니다.
죄송합니다.

어떤 정치인 말씀대로 부디 살아 돌아오시길 빕니다.
3개월 동안 마음 가다듬으시고
농민을 섬기고 국민을 모시는 마음을 다잡고 돌아오시길 빕니다.
부디 내팽개쳐지지 마시고 꼭 살아 돌아오기길 빕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동안 아픈 가슴 부여잡고 기다리겠습니다.
꼭 돌아오십시오. 건강하고 밝은 얼굴로 꼭 돌아오십시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편지를 쓰는데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보내드리는 우리말편지는 여러분만 보시고 어디에 올리지는 마세요.
그냥 편지만 보시고 블로그나 다른 누리집에는 올리지 마세요.
저는 두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아픈 추억이 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전짓대]

지난 주말에,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감을 따서 보내셨습니다.
상자 속에는 잘 익은 석류 몇 개, 대추 몇 개, 무화과 몇 개도 같이 들어있었죠.
그 상자를 보니 어머니의 오롯한 사랑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고향에 혼자 계시는 어머니는,
아들이 좋아하는 감을 보내시려고,
전짓대를 들고 목을 한껏 뒤로 젖힌 채 몇 시간 동안 고생을 하셨겠죠.

오늘은, 어머니 생각을 하면서,
감 따는 막대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먼저, ‘막대기’가 뭔지는 아시죠?
“가늘고 기다란 나무나 대나무 토막”을 말합니다.

‘간짓대’는,
“대나무로 된 긴 장대”를 말하죠.
시골에서 빨랫줄 세울 때 쓰는 긴 장대가 바로 간짓대입니다.
빨랫줄을 받치는 장대는 ‘바지랑대’라고도 합니다.
(‘빨래장대’는 사투립니다.)

‘장대’는,
“대나무나 나무로 다듬어 만든 긴 막대기”로 ‘장대기’라고도 합니다.
시골에서 우케를 널어놓고 오리나 닭을 쫓기 위해 마루에 걸쳐 놨던 게 바로 이 장대죠.
(‘우케’는 “찧기 위하여 말리는 벼”를 말합니다.)

이렇게 긴 막대를 간짓대, 장대라고 하는데,
그럼,
감이나 밤을 딸 때 쓰는,
끝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고 그 사이로 감이 달린 가지를 끼워 틀어서 꺾는 막대는 뭐라고 할까요?
그게 바로 ‘전짓대’입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이죠.

시골 고향에 가셔서 감 따실 때,
“애야!, 전짓대 만들게 간짓대 하나 찾아오렴.”하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이 나왔으니, 하나만 더 소개할게요.
‘도래’가 뭔지 아세요?
문이 저절로 열리거나 닫히지 않게 하려고 문 밑에 끼우는 갸름한 나뭇개비가 바로 ‘도래’입니다.
여름에, 열어놓은 사무실 문이 닫히지 않도록 문을 연 후 문 밑에 끼우는 쐐기가 바로 ‘도래’입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한껏 받은 이번 주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좋은 일 많이 만드시길 빕니다.

보태기)
“아이들에게 억지로 약을 먹이려 할 때 위아래 턱을 벌려 입에 물리는 두 갈래가 진 막대기 따위의 물건”을 ‘전지’라고 합니다.
이 ‘전지’에서 ‘전짓대’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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