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01] 우리말) 짜뜰름짜뜰름

조회 수 6607 추천 수 111 2008.05.02 09:19:36
우리말에
'질금'이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물건이나 돈 따위를 조금씩 쓰거나 나누어서 주는 모양"으로
가게 주인은 물건값이 오를 것 같자 물건을 질금 내어 놓았다처럼 씁니다.
이보다 더 센 느낌의 낱말이 '찔끔'입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우리말 편지 내용이 좀 칙칙했었나 봅니다.
어제는 세 분이나 수신거부를 하셨네요.

5월입니다. 기분 좋게 시작해야죠? ^^*

오늘은 저희 집 애들 이야기로 들어갈게요.
애들은 다 사탕을 좋아하나 봅니다.
저희 집 애들도 사탕을 무척 좋아합니다.
이 썩는다고 겁을 줘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사탕처럼 생긴 비타민을 사줍니다.
근데 이게 사탕보다 비쌉니다.
말단 공무원 월급에 자주 사줄 수 없겠더군요.
어쩔 수 없이 하루에 몇 개씩 정해놓고 조금씩 줍니다.
그것도 찾지 않으면 안주고, 착한 일 하면 하나 더 주고...^^*

우리말에
'질금'이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물건이나 돈 따위를 조금씩 쓰거나 나누어서 주는 모양"으로
가게 주인은 물건값이 오를 것 같자 물건을 질금 내어 놓았다처럼 씁니다.
이보다 더 센 느낌의 낱말이 '찔끔'입니다.

'질름'도 같은 뜻입니다. 센 느낌의 낱말은 '찔름'입니다.
잘금/짤금, 잘름/짤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비슷한 움직씨(동사)가 '짜들름거리다'입니다.
"물건이나 돈 따위를 조금씩 자주 쓰거나 여러 번 나누어 주다."는 뜻으로 '짜들름대다'에서 왔습니다.
이보다 좀 센 말이 '짜뜰름거리다'입니다.

이를 어찌씨(부사)로 만든 게 '찌들름찌들름'과 '짜뜰름짜뜰름'입니다.
이의 움직씨(동사)가 짜들름짜들름하다와 짜뜰름짜뜰름하다입니다.
설마 그런 낱말이 정말로 있느냐고요?
사전을 한번 찾아보세요. ^^*

제가 요즘 애들에게
비타민 사탕을 짜뜰름짜뜰름 주고 있습니다. 짜뜰름거리는 거죠?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며칠 전에 어느 지방 신문사에서 글을 하나 써 달라기에 아래 글을 써서 보내드렸습니다.
우리말과는 별로 관계가 없지만......



[지갑 속에 부모님 사진을 넣자]

외국 이민이 보편화된 요즘이다. 자식이 이민을 떠나 버리자 외국에서라도 자식과 함께 살고 싶은 부모의 애틋한 사랑을 이용하여, 부모의 재산을 빼앗고 부모는 말도 안 통하고 길도 모르는 외국에 버려두는 실태를 고발하는 ‘해외 고려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짐승만도 못한 짓이고 천벌을 받아 마땅하다.
다가올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평소에 가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억지로 가정의 달이라도 만들어 그때만이라도 가정을 생각하게 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이왕 만들어진 가정의 달, 가족과 식구의 소중함을 함께 나주는 좋은 기회로 만들면 좋겠다.
글쓴이는 지갑속에 언제나 부모님 사진을 넣고 다닌다. 따스한 봄날, 개나리를 뒤로하고 돌아가신 아버지와 고향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가 다정하게 걷고 계시는 사진이다. 살면서 좋은 일이 생기면 이 사진을 보며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힘을 주세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평소에는 가끔 꺼내보면서 “잘 계시죠? 보고 싶어요”라고 어린양도 부린다. 사실, 이렇게 사진 속에서 언제나 웃고 계시는 부모님이 나를 지켜줬기에 이렇게 건강하게 잘살고 있다는 것을 믿는다.
나와 부모는 탯줄로 이어진 본래 한몸이었다. 내 자식 또한 나와 한몸이었다. 그러나 내 자식은 내 뜻에 따라 더 만들 수 있지만, 내 부모는 내 뜻대로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래서 옛 어르신들이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멈추지 않고, 자식이 효도하고자 하나 어버이가 기다리지 않는다고 했다. 부모는 늙어 가는데 나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 날 때 한 번씩 틈 내 찾아뵙는 게 자식의 도리는 아니다.
지갑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의 거지반은 지갑 속에 가족사진이 있다. 다행이다. 그러나 나와 내 아내 그리고 자식 사진만 있지 않은지 반성해볼 일이다. 꼴불견은 가족사진 하나 없으면서 남자친구나 여자친구 사진만 여러 장 넣고 다니는 사람이다. 이성친구는 앞으로도 함께할 날이 많다. 그 사람과 결혼하여 애 낳고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살 것이다. 그러나 부모는 그렇지 않다. 함께할 날이 그리 많지 않다. 기다려주지 않는 것이다.
언제나 몸에 지니고 다니는 지갑 속에는 앞으로 함께할 시간이 많은 사람의 사진보다는, 함께할 시간이 별로 없는 사람의 사진을 넣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수시로 생각해 보는 게 좋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함께 실천해볼 일이다.

[가족과 식구]
'식구'나 '가족'이나 모두 국어사전에 오른 우리말이다. 둘 다 쓸 수 있다. 다만, 식구(食口)는 중국식 한자이고 가족(家族, かぞく[가쇽])이라는 일본식 한자이다. 또, 식구는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는 뜻과 "한 조직에 속하여 함께 일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이 있어 집에서도 쓰고 일터에서도 쓸 수 있다. 그러나 가족은 "부부와 같이 혼인으로 맺어지거나, 부모˙자식과 같이 혈연으로 이루어지는 집단. 또는 그 구성원"이라는 뜻밖에 없어 일터 동료에게는 쓸 수 없다. 따라서, 가족은 집에서만 쓸 수 있고, 식구는 집에서도 쓰고 일터에서도 쓸 수 있기에 글쓴이는 ‘가족’보다는 ‘식구’라는 낱말을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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