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09]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조회 수 3501 추천 수 96 2008.05.10 10:32:16
단숨에 층계를 다 오르려 용쓰지 말고
힘에 부칠 즈음 잠시 쉬는 느긋함도 갖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나서 또 가고... 그러다 힘들면 또 좀 쉬고... 뭐 이렇게 살면 어떨까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침 7:33 KBS 뉴스에서 '시작한지'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지'가 어떤 일이 있었던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동안을 나타낼 때는 앞말과 띄어 씁니다.
그를 만난 지도 꽤 오래되었다, 집을 떠나온 지 어언 3년이 지났다처럼 씁니다.

벌써 금요일입니다.
세상이 바삐 돌아가니 저도 덩달아 정신없이 사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 다잡고 건강도 잘 챙겨야지 싶습니다.

우리말에 '참'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거짓에 맞서는 참도 있지만,
"일을 하다가 일정하게 잠시 쉬는 동안"
"일을 시작하여서 일정하게 쉬는 때까지의 사이"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동안이나 끼니때가 되었을 때에 먹는 음식"
"길을 가다가 잠시 쉬어 묵거나 밥을 먹는 곳"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문제를 내겠습니다.
건물에 오르다 보면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때가 잦습니다.
거의 모든 계단은 층을 반쯤 올라가서 약간 넓은 공간을 두고 방향을 바꿔 다시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바로 그 공간,
"층계의 중간에 있는 좀 넓은 곳"을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오늘 문제를 낸 것은
살아가면서 넉넉함을 찾고
가끔은 눈을 들어 멀리 초록으로 물든 산도 좀 보고 살자는 뜻에서 입니다.

단숨에 층계를 다 오르려 용쓰지 말고
힘에 부칠 즈음 잠시 쉬는 느긋함도 갖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나서 또 가고... 그러다 힘들면 또 좀 쉬고... 뭐 이렇게 살면 어떨까 싶습니다.

맨 처음 문제를 맞히신 분께 우리말 편지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어제 보내드린 편지를 보시고 아래와 같은 답장을 주셨네요.

보내신 분 : kswon???

위 글에서 "지금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라고 쓰셨는데 '지금 열차가 들어옵니다.'라고 쓰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이수열 선생께서는 선생이 쓰신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말 바로 쓰기' 279쪽에
<우리말다운 논리로 판단하면 '움직임'이나 '상태'는 모두 그 자체가 찰나에 끝나지 않고 잠시라도 지속(진행)하는 것이므로,
움직임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말에 '계속 진행함'을 뜻하는 말을 덧붙일 필요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예를 들면, 아이가 논다(잔다, 운다, 젖을 먹는다)고 할 때, 그 표현은 자체에 놀거나 자거나 울거나 젖 먹는 행동을 계속하는 뜻이 있으므로
'아이가 놀고 있다, 자고 있다, 울고 있다, 젖을 먹고 있다'고 할 필요가 없다.
정 성에 차지 않으면, 동사 서술어 앞에 계속, 마냥, 아직도, 여전히 따위 부사어를 쓰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영어의 'be ~ing'형을 흉내 낸 것--- 중략 --- 마치 우리말을 서투르게 배워 쓰는 외국인 말 같은 표현은 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공감합니다.
광주광역시 지하철 안내말에 "00행 열차가 들어 오고 있습니다"라고 해서 "00행 열차가 들어 옵니다"로 바꿔야 한다고 광주지하철공사에 비공식으로 건의했으나 받아드려지지 않습니다. 안타 깝습니다.
성 선생님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이런 글을 보내주셨네요.
좋은 내용이라 여러분과 함께 보고 싶어서 소개합니다.
저도 이분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44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982
1436 [2013/08/08] 우리말) '우편 번호' 띄어쓰기 머니북 2013-08-08 3515
1435 [2016/06/02] 우리말) 바다로 나간 우리말 머니북 2016-06-07 3515
1434 [2008/03/31] 우리말) 틀린 말 몇 개 id: moneyplan 2008-03-31 3516
1433 [2010/03/19] 우리말) 훈민정음이 세계문화유산? id: moneyplan 2010-03-19 3516
1432 [2008/08/11] 우리말) 애오라지 id: moneyplan 2008-08-13 3517
1431 [2008/10/02] 우리말) 한글날을 앞두고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10-06 3517
1430 [2008/11/05] 우리말) 반보기 id: moneyplan 2008-11-05 3518
1429 [2010/03/17] 우리말) 찌푸리다 id: moneyplan 2010-03-17 3518
1428 [2015/05/04] 우리말) '집안'과 '집 안' 머니북 2015-05-04 3518
1427 [2008/12/17] 우리말) 땅보탬 id: moneyplan 2008-12-17 3519
1426 [2009/05/15] 우리말) 프로와 아마추어 id: moneyplan 2009-05-15 3519
1425 [2012/06/19] 우리말) 수키와 머니북 2012-06-19 3519
1424 [2015/11/16] 우리말) 은근과 은근히 머니북 2015-11-16 3519
1423 [2011/01/17] 우리말) 많이와 꽤 moneybook 2011-01-17 3520
1422 [2013/09/23] 우리말) 설레다와 설렘 머니북 2013-09-23 3520
1421 [2016/08/24] 우리말) '대로' 띄어쓰기 머니북 2016-08-29 3521
1420 [2014/11/27] 우리말) 뭉그적거리다와 밍기적거리다 머니북 2014-11-27 3522
1419 [2017/05/16] 우리말) 농식품부에서 만든 책 머니북 2017-05-16 3522
1418 [2008/05/30] 우리말) 무색 치마 id: moneyplan 2008-06-03 3523
1417 [2009/10/01] 우리말)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한가위로 보내시길 빕니다 id: moneyplan 2009-10-01 3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