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3] 우리말) 졸리다와 졸립다

조회 수 3085 추천 수 96 2008.05.13 10:44:41
근데 이상하게도 '졸리다'를 안 쓰고 '졸립다'를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 졸리다."라고 말하면 될 텐데, "아 졸립다."라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졸려서, 졸리니, 졸리거든은 또 똑바로 씁니다.
이상하게 '졸립다'만 그렇게 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새벽 3시에 해남 고향에서 나와 차로 열심히 달려서
조금전에 일터에 나왔습니다.
오늘은 낮에 좀 졸 것 같네요. ^^*

"자고 싶은 느낌이 들다."는 뜻의 낱말을 '졸리다'입니다.
아마 이것을 모르는 분은 안 계실 겁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졸리다'를 안 쓰고 '졸립다'를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 졸리다."라고 말하면 될 텐데, "아 졸립다."라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졸려서, 졸리니, 졸리거든은 또 똑바로 씁니다.
이상하게 '졸립다'만 그렇게 씁니다.

제 생각에,
오줌 마렵다, 위력이 실로 놀랍다, 어르신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그립습니다처럼
마렵다, 놀랍다, 그립다가 입에 배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게 입에 익어서 그렇더라도,
현재는 '졸리다'만 표준어이고 '졸립다'는 표준어가 아닙니다.

네이버 웹문서에서
졸립다를 검색하니 48,273건이 나오고,
졸리다를 검색하니 51,762건이 나오네요.
거의 비슷하게 쓰고 있나 봅니다.

따뜻한 봄이라 졸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정 졸릴 때는 잠시 눈을 붙이는 것도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게 아닐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껍질/껍데기]

주말 잘 보내셨어요?
저는 금요일 저녁에 부천에 가서 일요일 오전까지 퍼지게 잘 놀았습니다.

혹시 SBS에서 주말 저녁에 방송하는 ‘프라하의 연인’이라는 드라마 보세요?
지난 토요일 저녁에 저도 그 드라마를 봤는데요.
드라마 대사가 참 재밌더군요. 감칠맛 난다는 표현이 딱 어울려요.
주인공들 연기도 좋고...

지난 토요일 방송 내용 중,
여자 주인공이 홍합을 애써 까고 있는 것을 보고,
남자 주인공이 날름 가져가서 알맹이는 자기가 먹고 껍데기만 여자 주인공에게 주면서,
“조개는 껍질이 맛있데...”라면서 깐죽거리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분위기는 좋은데, 맞춤법은 틀렸네요.

한 20여 년 전에 유행하던 노래 중에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라는 가사를 가진 노래가 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조개껍질‘이라는 말도 옳은 표현이 아닙니다.

‘껍질’과 ‘껍데기’는 그 뜻이 비슷한 것 같지만 사용하는 데는 분명한 차이가 있죠.
우선 ‘껍질’이라는 말은 딱딱하지 않은,
무른 물체의 거죽을 싸고 있는 질긴 물질의 켜를 나타내는 용어입니다.
‘사과 껍질을 벗긴다.’나 ‘포도를 껍질째 먹는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죠.
때로는 ‘껍질’이라는 말 대신에 ‘깍지’라는 말을 사용할 때도 있고요.
콩 따위의 알맹이를 까낸 꼬투리를 가리켜 ’콩깍지‘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콩깍지를 깐다’는 것도 말이 안 되죠.
알맹이를 까 낸 꼬투리가 ‘깍지’인데, 이를 어떻게 더 깔 수가 있겠어요.

반면에, ‘껍데기’라는 말은 달걀이나 조개 같은 것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조개껍질’이 아니라 ‘조개껍데기’고,
‘달걀 껍질’이 아니라 ‘달걀 껍데기’가 옳은 표현입니다.
또 ‘껍데기’는,
알맹이는 빼내고 겉에 남은 것을 뜻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불의 속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이불을 쌌던 것을 ‘이불 껍데기’라고도 부릅니다.

정리해 보면,
“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은 ‘껍데기’고,
‘껍질’은 “딱딱하지 않은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질긴 물질의 켜”를 말합니다.

이번 주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46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988
2556 [2017/03/29] 우리말) 씨양이질 머니북 2017-03-30 3669
2555 [2017/03/27] 우리말) 이유와 원인 머니북 2017-03-27 3302
2554 [2017/03/17] 우리말) 나무 심기 좋은 때 머니북 2017-03-17 3947
2553 [2017/03/16] 우리말) 나가다와 나아가다 머니북 2017-03-17 5107
2552 [2017/03/15] 우리말) 꽃보라 머니북 2017-03-15 3226
2551 [2017/03/14] 우리말) 사저 머니북 2017-03-14 3517
2550 [2017/03/13] 우리말) 인용 머니북 2017-03-13 3528
2549 [2017/03/10] 우리말) 교보문고 머니북 2017-03-10 3629
2548 [2017/03/09] 우리말) '언어에 대하여' 머니북 2017-03-10 3923
2547 [2017/03/08] 우리말) 주기와 주년 머니북 2017-03-09 3748
2546 [2017/03/07] 우리말) 혹은과 또는 머니북 2017-03-08 3656
2545 [2017/03/06] 우리말) 홍두깨 머니북 2017-03-07 3291
2544 [2017/02/27] 우리말) 짊다와 짊어지다 머니북 2017-02-28 4438
2543 [2017/02/24] 우리말) 돌팔이와 단감 머니북 2017-02-24 3981
2542 [2017/02/22] 우리말) 역시 머니북 2017-02-22 3631
2541 [2017/02/21] 우리말) '2017년, 새롭게 인정받은 표준어는?... 머니북 2017-02-22 3969
2540 [2017/02/20] 우리말) 지표식물 머니북 2017-02-20 3486
2539 [2017/02/17] 우리말) 모, 알, 톨, 매, 벌, 손, 뭇, 코... 머니북 2017-02-17 3473
2538 [2017/02/16] 우리말) 어섯 머니북 2017-02-16 3573
2537 [2017/02/15] 우리말) 딸내미/딸따니 머니북 2017-02-16 3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