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5] 우리말) 틀린 말 몇 개

조회 수 5377 추천 수 82 2008.05.15 11:42:51
business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우리말로 쓰면 비지니스가 아니라 비즈니스입니다.
'즉석 호도과자'라는 것도 보이네요.
'호도'가 아니라 '호두'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보낸 편지에서 제가 또 실수를 했군요.
... 얼굴과 손을 보니 검버섯이 유달리 만이 보이더군요...라고 했습니다.
'많이'인데 '만이'라고 쓴 거죠.
제가 이렇게 덜렁댑니다. ^^*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스승의 날이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의 생신을 기념하여 5월 15일로 지정했다는 것을 아세요?


어제는 오전에 갑자기 부여로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차 속에서 라디오를 듣는데 왜 그리 귀에 거슬리는 게 많은지요.

10:37, KBS 라디오, 입맛 돋구다고 했고, 엑기스라고 했습니다.
입맛이 당기는 것은 돋구다가 아니라 돋우다이고,
엑기스는 extract를 일본어 투로 읽은 겁니다. 진액이 맞습니다.

11:08, KBS 라디오, 우박으로 적과 피해를 봤다고 했습니다.
적과(摘果)는 과일나무에서 열매가 너무 많이 달리지 않도록 몇 개를 솎아 주는 것인데,
농촌진흥청에서 '열매솎기'로 다듬었습니다.

11:57, MBC 라디오, 시간이 짧게 걸린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적게 걸리는 것일 겁니다.

가면서 탄천휴게소를 들렀는데,
'비지니스서비스센터'라고 써 있더군요.
business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우리말로 쓰면 비지니스가 아니라 비즈니스입니다.
'즉석 호도과자'라는 것도 보이네요.
'호도'가 아니라 '호두'입니다.

오후 4:44, MBC 라디오, 밭에 곡식을 넣는다고 했습니다.
사람의 식량이 되는 쌀, 보리, 콩, 조, 기장, 수수 따위가 곡물과 곡식입니다.
밭에다 뿌려 자라게 하는 것은 씨입니다.

4:48, MBC 라디오, 애기라고 했습니다.
어린 젖먹이 아이는 아기입니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 아이이고 이 아이의 준말이 애입니다.
애기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오면서 안성휴게소에 들렀습니다.
'돈까스'라고 쓴 게 보였습니다. '돈가스'이고, 이마저도 '돼지고기 튀김'으로 다듬은 말입니다.

제 병도 중병입니다.
틀린 낱말을 들으면 귀가 아프고,
엉터리 글을 보면 눈이 아픕니다.
큰일입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김치를 담가/담궈/담아 먹어?]

요즘 중국산 김치 때문에 난리죠.
납이 나온 데 이어, 이제는 기생충알까지 나왔다니 다음에는 뭐가 나올지 걱정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제가 제일 싫어하는 인간들이,
어린아이 유괴하는 놈들과
먹는 걸로 장난치는 놈들입니다.(그놈들은 사람이 아니니까 놈이라고 해도되죠? )

중국산 먹을거리가 이렇게 불안하다 보니,
이제는 김치를 사 먹지 않고,
직접 담가 먹겠다는 주부가 늘었다고 하네요.

김치를 담가 먹을까요, 담궈 먹을까요, 담아 먹을까요?

먼저,
‘김장’은 “겨우내 먹기 위하여 김치를 한꺼번에 많이 담그는 일”이므로,
‘김장하다’나 ‘김치를 담그다’는 되어도 ‘김장 담그다’는 말이 겹쳐서 쓸 수 없을 것 같고...

“김치˙술˙장˙젓갈 따위를 만드는 재료를 버무리거나 물을 부어서, 익거나 삭도록 그릇에 넣어 두다”는 뜻의 낱말은 ‘담그다’입니다.
김치를 담그다/매실주를 담그다/된장을 담그다/이 젓갈은 6월에 잡은 새우로 담가서 육젓이라고 한다처럼 씁니다.
‘담그다’를 활용하면 ‘담가, 담가서, 담그니, 담그는’이 됩니다.

‘담다’는 “어떤 물건을 그릇·자루 따위에 넣는다. 말·욕 따위를 입에 올리다”는 뜻입니다.
쌀통에 쌀을 담다/술을 항아리에 담다/간장을 병에 담다처럼 씁니다.
‘담다’를 활용하면 ‘담아, 담아서, 담으니, 담는’이 되죠.

이렇게 ‘담다’와 ‘담그다’는 전혀 다른 뜻입니다.

‘담구다’는 낱말은 국어사전에 없는 말입니다.
‘담그다’를 ‘담구다’로 알고 ‘담궈, 담구니, 담군, 담구는’으로 쓰면 안 됩니다.
당연히, 김치를 담그는 것이고 담가 먹는 겁니다.

보기를 들어보면,
어머니께서 김치를 담가(담궈나 담아로 쓰면 안 됨) 주셔서 우리는 담글(담굴이나 담을로 쓰면 안 됨) 필요가 없다.
우리 집은 며칠 전에 김치를 담갔다(담궜다, 담겄다, 담았다로 쓰면 안 됨).

표준어 규정에 보면,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김치는 담가 먹는 것인데, 담아 먹거나 담궈 먹는 것이라고 하면,
표준어를 모르는 것이니 그 사람은 교양이 없는 겁니다.

여러분은 교양있죠?

저도 교양을 좀 쌓고자 우리말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397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647
496 [2008/05/23] 우리말) 본데와 본때 id: moneyplan 2008-05-28 7156
495 [2008/05/16] 우리말) 게와 개 가르기 id: moneyplan 2008-05-23 7528
494 [2008/05/14] 우리말) 저승꽃과 검버섯 id: moneyplan 2008-05-15 4830
» [2008/05/15] 우리말) 틀린 말 몇 개 id: moneyplan 2008-05-15 5377
492 [2008/05/13] 우리말) 졸리다와 졸립다 id: moneyplan 2008-05-13 8865
491 [2008/05/10] 우리말) 제가 누구냐고요? id: moneyplan 2008-05-10 5753
490 [2008/05/09]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05-10 6677
489 [2008/05/08] 우리말) 안전선 안과 밖 id: moneyplan 2008-05-08 5810
488 [2008/05/07] 우리말) 족적과 발자취 id: moneyplan 2008-05-08 4764
487 [2008/05/06] 우리말) 틀린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8-05-07 7559
486 [2008/05/02] 우리말) 몰강스럽다 id: moneyplan 2008-05-02 7612
485 [2008/05/01] 우리말) 짜뜰름짜뜰름 id: moneyplan 2008-05-02 6605
484 [2008/04/30] 우리말) 팽개치다 id: moneyplan 2008-04-30 7445
483 [2008/04/29] 우리말) 맑다와 곱다 id: moneyplan 2008-04-29 7629
482 [2008/04/28] 우리말) 옥수수와 강냉이 id: moneyplan 2008-04-28 7044
481 [2008/04/25] 우리말) 가르치다의 말뿌리 id: moneyplan 2008-04-27 7286
480 [2008/04/24] 우리말) 북돋우다 id: moneyplan 2008-04-24 6867
479 [2008/04/23] 우리말) 꽃잎이 떨어지더라도 아쉬워 말자 id: moneyplan 2008-04-23 5863
478 [2008/04/22] 우리말) 저는 9시에 연속극을 봅니다 ^^* id: moneyplan 2008-04-22 5881
477 [2008/04/21] 우리말) 틀린 말 몇 개 id: moneyplan 2008-04-22 6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