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4] 우리말) 저승꽃과 검버섯

조회 수 2997 추천 수 97 2008.05.15 12:19:23
흔히 나이 드신 어르신의 살갗에 난 거무스름한 얼룩을 '저승꽃'이라고 합니다.
저승에 가실 때가 다 된 분의 살갗에 생기니 그런 험한 이름을 달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썩 달갑지 않은 이름입니다.
사전에도 없는 낱말입니다.
노인의 살갗에 생기는 거무스름한 얼룩은 '저승꽃'이 아니라 '검버섯'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치 서울신문에 보면
'각각 생일이 빨라 실제로는 한 살 씩 터울이 있고...'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생일이 '일러'가 맞고,
'터울'은 한 어머니의 먼저 낳은 아이와 다음에 낳은 아이와의 나이 차이를 뜻합니다.
아무에게나 '터울'이라는 낱말을 쓰면 어머니를 욕 먹일 수 있습니다. ^^*
'씩'은 앞말에 붙여 써야 합니다.
(오늘 아침 SBS 뉴스에서 이 기사가 나왔습니다. 편지 쓰려고 누리집을 뒤져보니 그 기사가 있네요.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80512600009&spage=1 )

말 나온 김에 어머니 이야기로 편지를 풀어볼까요? ^^*
며칠 전에 고향에 갔다가 어제 새벽에 올라왔습니다.
부랴사랴 올라오느라 밝은 불빛 아래서 어머니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올라왔습니다.
(부랴사랴 : 어찌씨, 매우 부산하고 급하게 서두르는 모양.)

저는 두 달에 한 번꼴로 고향에 가는데,
이번에 어머니 얼굴과 손을 보니 검버섯이 유달리 만이 보이더군요.
저게 다 누구 때문에 생긴것인데... 라는 생각을 하니......

흔히 나이 드신 어르신의 살갗에 난 거무스름한 얼룩을 '저승꽃'이라고 합니다.
저승에 가실 때가 다 된 분의 살갗에 생기니 그런 험한 이름을 달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썩 달갑지 않은 이름입니다.
사전에도 없는 낱말입니다.
노인의 살갗에 생기는 거무스름한 얼룩은 '저승꽃'이 아니라 '검버섯'입니다.
검버섯을 병원에서는 '지루각화증'이라고 한다네요.

이번에 고향에 간 게 아버지 제사 모시러 간 길이라 어머니에게 있는 검버섯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었나 봅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제는 잘 걷지도 못하시는 어머니를 홀로 남겨놓고 또 차를 몰았습니다.
일터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쾌감속도 300km]

오랜만에 기차여행을 하니 기분이 참 좋네요.
어제 새벽에 기차를 타고 전주에 갔었는데요.
기차간에 붙은 안내판이 눈에 거슬려서...

KTX를 선전하면서,
‘쾌감속도 300km’라고 필기체로 썼더군요.
속도감을 나타내기 위해서 삐딱하게 썼는지는 모르지만 잘못된 게 있네요.

잘못을 짚어보면,
1. km는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이지 속도를 나타내는 단위가 아닙니다.
속도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거리를 시간으로 나눠줘야 합니다.
곧, km/h가 속도의 단위죠.
‘쾌감속도 300km/h’라고 하거나, 쾌감속도 시속 300km‘라고 해야 합니다.

2. 단위를 KM라고 쓰지 않고 km라고 쓴 것은 잘한 것인데,
km를 삐딱하게 필기체로 쓰면 안 됩니다. 정자로 써야 합니다.
단위는 정자로 쓰게 되어 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얼마 전 텔레비전 뉴스에,
한 기자가 미국에 또 큰 태풍이 온다면서,
‘최대풍속 200킬로의 강력한 태풍’이라고 말하더군요.
킬로는 10의 세 제곱을 의미할 뿐 단위가 아닙니다.
‘시속 200킬로미터’라고 해야죠.

오늘은 어제보다 더 따뜻할 거라고 하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265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18218
496 [2008/05/16] 우리말) 게와 개 가르기 id: moneyplan 2008-05-23 3732
» [2008/05/14] 우리말) 저승꽃과 검버섯 id: moneyplan 2008-05-15 2997
494 [2008/05/15] 우리말) 틀린 말 몇 개 id: moneyplan 2008-05-15 3099
493 [2008/05/13] 우리말) 졸리다와 졸립다 id: moneyplan 2008-05-13 2842
492 [2008/05/10] 우리말) 제가 누구냐고요? id: moneyplan 2008-05-10 3155
491 [2008/05/09]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05-10 3378
490 [2008/05/08] 우리말) 안전선 안과 밖 id: moneyplan 2008-05-08 3254
489 [2008/05/07] 우리말) 족적과 발자취 id: moneyplan 2008-05-08 2927
488 [2008/05/06] 우리말) 틀린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8-05-07 3814
487 [2008/05/02] 우리말) 몰강스럽다 id: moneyplan 2008-05-02 3350
486 [2008/05/01] 우리말) 짜뜰름짜뜰름 id: moneyplan 2008-05-02 3269
485 [2008/04/30] 우리말) 팽개치다 id: moneyplan 2008-04-30 3597
484 [2008/04/29] 우리말) 맑다와 곱다 id: moneyplan 2008-04-29 3424
483 [2008/04/28] 우리말) 옥수수와 강냉이 id: moneyplan 2008-04-28 3641
482 [2008/04/25] 우리말) 가르치다의 말뿌리 id: moneyplan 2008-04-27 3699
481 [2008/04/24] 우리말) 북돋우다 id: moneyplan 2008-04-24 3486
480 [2008/04/23] 우리말) 꽃잎이 떨어지더라도 아쉬워 말자 id: moneyplan 2008-04-23 3291
479 [2008/04/22] 우리말) 저는 9시에 연속극을 봅니다 ^^* id: moneyplan 2008-04-22 3087
478 [2008/04/21] 우리말) 틀린 말 몇 개 id: moneyplan 2008-04-22 3288
477 [2008/04/19] 우리말) 미스킴과 라일락 id: moneyplan 2008-04-21 3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