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05] 우리말) 오늘은 망종입니다

조회 수 3474 추천 수 115 2008.06.05 14:01:56
망종이 든 유월은 보리 거두랴 모심으랴 정신없이 지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미끈유월'입니다. 한 달이 미끄러지듯이 쉽게 잘 지나가는 거죠.
'미끈유월'이라는 낱말도 진짜 있습니다. 사전 찾아보세요. ^^*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6:41 MBC 뉴스에서 "난이도가 높다"라고 했습니다.
KBS에서는 "지난해보다 어려워"라고 했습니다.
난이도는 어렵고 쉬운 정도로 높고 낮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도 비가 오네요. 오후에는 갠다니 다행입니다.
오늘이 절기로 망종입니다.
망종(芒種)은 까끄라기 망 자와 씨 종 자를 써서 "벼나 보리 따위같이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을 뜻합니다.

세상 일에는 다 때가 있나 봅니다.
지금 이맘때는
까끄라기가 있는 보리나 밀을 거둬들이고
마찬가지 까끄라기가 있는 벼는 모내기를 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망종이라 했나 봅니다.

'깐깐오월'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거짓말 아닙니다. 진짜 있습니다. ^^*
해가 길어서 일하기 지루한 달이라는 뜻으로, '음력 오월'을 이르는 말입니다.
지루하기도 하고 농사일을 시작하기 전에 깐깐하게 챙길 것도 많다는 뜻일 겁니다.
그런 오월이 지나면 농사일로 바빠지는 유월이 옵니다.
망종이 든 유월은 보리 거두랴 모심으랴 정신없이 지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미끈유월'입니다. 한 달이 미끄러지듯이 쉽게 잘 지나가는 거죠.
'미끈유월'이라는 낱말도 진짜 있습니다. 사전 찾아보세요. ^^*

이렇게 바쁜 유월이 지나가면
칠월은 별일 없이 어정거리다가 지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어정칠월'입니다.
아 진짜 이런 낱말이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있다니깐요. ^^*

그 다음 달인 음력 팔월은 가을걷이에 바빠서 건들바람처럼 덧없이 획 지나간다고 해서 '건들팔월'입니다.
그럼 구월은 뭐냐고요?
저도 모릅니다. ^^*

저도 유월을 '미끈유월'로 살 것 같습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갈치조림]

어제는 제가 근무하는 회사의 전 대장님이 오셔서 점심을 사 주시더군요.
덕분에 갈치조림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갈치조림...
갈치‘조림’인지 갈치‘졸임’인지...

‘졸임’은 ‘졸이다’의 명사형으로
‘마음을 졸이다’처럼 조마조마한 심리 상태를 나타낸 말로,
속을 태우다시피 초조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졸이다’는 ‘졸다’의 사동사로,
찌개를 졸이다/장이나 젓국을 졸이다처럼 씁니다.

‘졸다’는
“찌개, 국, 한약 따위의 물이 증발하여 분량이 적어지다.”는 뜻으로,
간장이 햇볕에 졸다/찌개가 바짝 졸았다처럼 씁니다.

“생선살이나 채소 따위를 양념하여 간이 충분히 스며들도록 국물이 적게 바짝 끓이다.”
또는 “국물 없이 바특하게 끓이다”는 뜻의 낱말은,
‘조리다’입니다.
생선을 조리다/멸치와 고추를 간장에 조렸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생선을 양념장에 국물 없이 끓인 음식은 ‘생선 조림’이 맞습니다.
당연히 ‘갈치조림’이죠

헷갈리시죠?

“여러 가지 재료를 잘 맞추어 먹을 것을 만듦”이라는 뜻의 명사가,
‘조리’이므로,
갈치를 써서 먹을 것을 만들었기 때문에 ‘갈치조림’이다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오늘은 내용이 좀 길어지네요.
말 나온 김에,
“토막 친 갈치를 양념하여 조린 반찬”은,
‘갈치 조림’일까요, ‘갈치조림’일까요?
띄어 쓰는 게 맞을까요, 붙여 쓰는 게 맞을까요?

얼마 전에 말씀드렸듯이,
‘갈치조림’이 사전에 있으면 붙여 쓰고, 없으면 띄어 쓰시면 됩니다.
쉽죠?
‘갈치조림’은 사전에 있으므로 붙여서 ‘갈치조림’이라고 쓰시면 됩니다.

대장님! 어제 갈치조림 참 맛있었습니다.

보태기)
“국물 없이 바특하게 끓이다”에서 ‘바특하다’는 낱말의 뜻은?
[바트카다]로 읽고,
1. 두 대상이나 물체 사이가 조금 가깝다.
2. 시간이나 길이가 조금 짧다.
3. 국물이 적어 톡톡하다.

여기서는 당연히,
“국물이 적어 톡톡하다”는 뜻으로 썼죠.

그럼 ‘톡톡하다’는?
“국물이 바특하여 묽지 아니하다.”라는 뜻으로,
된장찌개가 톡톡하게 되었다처럼 씁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483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0426
1456 [2008/02/11] 우리말) 조문기 선생님의 빈소 id: moneyplan 2008-02-11 3473
1455 [2017/03/07] 우리말) 혹은과 또는 머니북 2017-03-08 3472
1454 [2013/06/27] 우리말) 희귀난치질환 머니북 2013-06-27 3472
1453 [2012/03/02] 우리말) 적산가옥 갈음할 낱말은... 머니북 2012-03-02 3472
1452 [2008/05/23] 우리말) 본데와 본때 id: moneyplan 2008-05-28 3472
1451 [2016/06/13] 우리말) 손 없는 날 머니북 2016-06-15 3471
1450 [2013/06/05] 우리말) 랍스터와 로브스터 머니북 2013-06-05 3471
1449 [2012/01/17] 우리말) 설과 구정 머니북 2012-01-17 3471
1448 [2008/08/13] 우리말) 나부끼다와 나붓기다 id: moneyplan 2008-08-13 3471
1447 [2007/09/27] 우리말) 가없는 사랑 id: moneyplan 2007-09-27 3471
1446 [2017/01/09] 우리말) 멀찍이와 가직이 머니북 2017-01-09 3469
1445 [2009/12/03] 우리말) 때마침 id: moneyplan 2009-12-03 3469
1444 [2016/11/23] 우리말) 야코죽다 머니북 2016-11-23 3468
1443 [2011/04/27] 우리말) 국어사전 moneybook 2011-04-27 3468
1442 [2007/05/01] 우리말) 두남두다 id: moneyplan 2007-05-02 3468
1441 [2010/08/16] 우리말) 약오르다 moneybook 2010-08-16 3467
1440 [2007/10/01] 우리말) 전어 이야기 id: moneyplan 2007-10-01 3467
1439 [2015/01/08] 우리말) 많다와 잦다(2) 머니북 2015-01-09 3466
1438 [2010/11/24] 우리말) 금도 moneybook 2010-11-24 3466
1437 [2017/01/13] 우리말) 옥의 티 머니북 2017-01-13 34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