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쉽게 하면,
'게걸스럽다'는 마구 먹어대는 태도이고,
'게검스럽다'는 마구 먹는 꼴이 보기 흉할 때 씁니다.
안녕하세요.
기분 좋은 금요일입니다.
아침부터 실없는 농담 하나 해 볼게요.
너 보신탕 먹을 줄 아니?
오늘 점심으로 보신탕 어때?
우리 같이 보신탕 먹으러 갈까?
이런 뜻을 다 담을 수 있게 두 자로 줄이면 뭐가 되는지 아세요?
딱 두 자로 줄이면...^^*
답은
"개 혀?"입니다.
내일이 초복인데 마침 토요일이라 오늘 점심때 보신탕 드시는 분들이 많으시겠네요.
저는 먹지 않지만 여름철 몸보신 하러 많이 드시나 봅니다.
오늘은 '게걸스럽다'와 '게검스럽다'를 갈라볼게요.
보신탕 좋아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게걸스럽다'는
몹시 먹고 싶거나 하고 싶은 욕심에 사로잡힌 듯하다는 뜻으로
나는 식탁 위에 밥을 차릴 겨를도 없이 닥치는 대로 게걸스럽게 밥을 먹었다처럼 씁니다.
'게검스럽다'는
음식을 욕심껏 먹어 대는 꼴이 보기에 매우 흉하다는 뜻으로
게검스럽게 먹다, 그는 먹는 모습이 아주 게검스럽다처럼 씁니다.
헷갈리신다고요?
다시 갈라보죠.
'게걸스럽다'는 몹시 먹고 싶거나 하고 싶은 욕심에 사로잡힌 듯하다는 뜻으로 욕심껏 마구 먹어대는 태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게검스럽다'는 음식을 욕심껏 먹어 대는 꼴이 보기에 매우 흉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좀 다르죠?
더 쉽게 하면,
'게걸스럽다'는 마구 먹어대는 태도이고,
'게검스럽다'는 마구 먹는 꼴이 보기 흉할 때 씁니다.
보신탕을 드시는 것도 좋고 개장국을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만
게걸스럽게는 드시더라도 게검스럽게는 드시지 않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오늘은 제가 시험을 보는 날이라서 좀 일찍 보냅니다.
오전에도 시험, 오후에도 시험... 오늘은 손가락이 고생 좀 하겠네요. ^^*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잊다/잃다]
벌써 새해가 밝은지 열흘이 넘었네요.
작년에 있었던 좋지 않은 기억은 빨리 잊으시고,
올해 새롭게 세운 계획 잘 꾸려가시길 빕니다.
설마, 올해 세운 계획을 벌써 잊지는 않으셨죠?
오늘은,
‘잊어버리다’와 ‘잃어버리다’의 차이를 말씀드릴게요.
글로 쓸 때는 별로 헷갈리지 않는데, 발음할 때는 많은 분이 헷갈리시더군요.
‘잊다’는
“한번 알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기억해 내지 못하다.”는 뜻으로,
수학 공식을 잊다/영어 낱말의 철자를 잊다/영화 제목을 잊었다처럼 씁니다.
‘잃다’는
“가졌던 물건이 없어져 그것을 갖지 아니하게 되다.”는 뜻으로,
가방을 잃다/복잡한 시장 거리에서 지갑을 잃었다처럼 씁니다.
기억하기 좋게,
‘잊다’와 ‘잃다’의 구별은,
관련된 물건이 있으면 ‘잃다’고, 물건이 없으면 ‘잊다’입니다.
물건은 잃어버린 것이고, 기억은 잊어버린 것이고...
여기까지는 다 아시죠?
문제는 발음입니다.
물건을 잃었을 때, 잃어버리다의 발음은 [이러버리다]입니다.
기억을 잊었을 때, 잊어버리다의 발음은 [이저버리다]입니다.
발음이 서로 비슷하죠? [이저]와 [이러]...
그러나 뜻은 앞에서 설명한대로 전혀 다릅니다.
학교에 가서 우산을 [이러]버린 것이고, 시장에서 지갑을 [이러]버린 겁니다.
나쁜 기억을 [이저]버린 것이고, 옛 애인을 [이즌]겁니다.
발음을 조심하시라고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나는 너를 잊었다.’와 ‘나는 너를 잃었다.’의 차이인데요.
‘나는 너를 잊었다[이다].’고 하면, 서로 헤어져 기억에서 지웠다는 의미이고,
‘나는 너를 잃었다[이렀다].’고 하면, 네가 죽어서 저 세상으로 갔다는 말이 됩니다.
발음 하나, 자음 하나 차이로 사람이 죽고 사는 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