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24] 우리말) 얄짤없다

조회 수 3439 추천 수 125 2008.07.25 08:44:40
'얄짤없다'의 뜻은 다 아시죠?
봐줄 수 없다거나 하는 수 없다, 어림도 없다, 예외 없다, 먹혀들지 않는다 따위의 뜻입니다.

그러나 이 '얄짤없다'는 국어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입니다.
다만, 주위에서 많이 쓰는 낱말이라서 2003년 신어보고서에는 올렸습니다.


안녕하세요.

편지를 쓰기 시작하면서 받는 느낌입니다. 오늘 편지는 좀 길어질 것 같네요. ^^*

먼저,
어제 제가 답장이 없다고 칭얼대고 보챈 게 좀 심했나 봅니다.
제가 보내는 우리말 편지는 저 혼자, 제 삶에 빗대어 우리말을 소개하는 것이라 제 이야기를 맘껏 쓰는데,
어제는 그게 좀 심했나 봅니다.
제가 아직도 덜 크고 속이 좁아서 그렇습니다.
아침마다 편지를 보내고 나서 이 글을 남들은 어떤 생각으로 읽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떤 분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실 것이고, 그렇지 않으신 분도 계실 겁니다.
또, 저는 어떤 분이 우리말편지를 받으시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궁금합니다.
어떤 분이 받으시고 어떤 생각을 하시고 어떻게 보시는지 그런 여러분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제 이야기를 여러분께 할 때, 어떤 때는 허공에 대고 소리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 반응이 없기에...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가...
편지를 보내고 그 반응을 기대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댓글을 꼭 달아달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냥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겁니다.
지금처럼 댓글이 없어도 저는 제 힘 닿는 데까지 우리말 편지를 열심히 보낼 겁니다.
다만, 저도 댓글을 보고 감사한 마음을 갖는 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어제 제 투정이 좀 심했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봤던, 어제 발표한 시험은 농촌진흥청 연구관 특채시험이었습니다.
농촌진흥청이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고자 외부인을 대상으로 연구관 특채 시험을 시행했고,
마침 기회가 닿아서 내부 직원인 저도 응모한 거였습니다.
연구직 공무원은 승진의 기회가 딱 한 번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연구직 공무원은 연구사에서 연구관으로 올라가는 시험에 큰 기대를 합니다.
저는 여러모로 부족해서 그 시험에 떨어졌습니다.
시험도 못 본 주제에 조금은 기대했는데, 얄짤없이 떨어졌습니다.
아직 제가 연구관이 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가 봅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험 한 번 떨어졌다고 야코죽을 제가 아니니까요. ^^*



자, 이제 오늘 치 우리말 편지를 시작하겠습니다. 앞에 한 말은 쓸데없는 잔소리였고요. ^^*
오늘은 '얄짤없다'입니다. 제가 시험에 얄짤없이 떨어져서...
'얄짤없다'의 뜻은 다 아시죠?
봐줄 수 없다거나 하는 수 없다, 어림도 없다, 예외 없다, 먹혀들지 않는다 따위의 뜻입니다.

그러나 이 '얄짤없다'는 국어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입니다.
다만, 주위에서 많이 쓰는 낱말이라서 2003년 신어보고서에는 올렸습니다.

제 생각에, 우리말을 전공하지 않은 제 생각에 이 '얄짤없다'는 '일절없다'에서 온 것 같습니다.
일절없다를 일쩔없다로 소리 내고 이를 얄짤없다로 바꾼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냥 제 생각입니다.
'얄짤없다'에서 '얄'을 없애고 '짤없다'고도 합니다. 뜻은 비슷합니다.

'얄짤없다'는 국어사전에 오른 낱말이 아니고 신어보고서에만 올랐다고 했는데요.
'짤없다'는 신어사전에도 오르지 못한 낱말입니다.

오늘 편지는
'얄짤없다'나 '짤없다'를 쓰라거나 쓰지 마시라는 뜻으로 드린 게 아닙니다.
상황이 이렇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뿐입니다.
제가 뭔데 낱말을 써라 쓰지 말라 하겠습니까. ^^*

새벽에 듣는 빗소리가 참 좋네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내기)
1.
'야코죽다'는 일본말처럼 보이지만 실은 우리말입니다.
'기죽다'를 속되게 이르는 낱말입니다.
큰 호텔 가더라도 절대 야코죽지 말아라, 시험에 떨어졌다고 야코죽으면 안 된다처럼 씁니다.
이왕이면
큰 호텔에 가더라도 기죽지마라, 시험에 떨어졌다고 기죽으면 안 된다처럼 쓰면 더 좋겠지만,
어쨌든 야코죽다가 속어일지언정 일본말은 아닙니다.

2.
요즘 들어 시험에서 떨어지는 쓴맛을 자주 보네요.
2년 전에 시험에서 떨어지고 쓴 우리말 편지를 붙입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2년 전에 시험에서 떨어지고 나서 쓴 편지입니다. ^^*



[충남대학교는 녹록하지 않습니다]

기분 좋은 월요일 아침입니다.

오늘은 제 이야기로 시작할게요.
실은 제가 작년 말에 충남대학교 교원공채에 응모한 적이 있습니다.
1차 서류심사, 2차 논문심사, 3차 공개발표까지 하고,
지난주 목요일에 4차 총장면접을 했습니다.
그 결과를 오늘 발표하는데, 저는 떨어진 것 같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을 어쩔 수 없네요.

제가 대학교 교수를 너무 쉽게 봤나 봅니다.
교수 자리가 그렇게 녹록한 자리가 아닌데...

오늘은 아쉬움을 달래며 녹록과 록록, 녹녹을 갈라볼게요.

먼저,
'녹녹하다'는 그림씨로
'물기나 기름기가 있어 딱딱하지 않고 좀 무르며 보드랍다.'는 뜻입니다.
녹녹하게 반죽을 하다처럼 쓰죠.
한자어가 아니라 순 우리말입니다.

녹록(碌碌/錄錄)하다도 그림씨인데,
'평범하고 보잘것없다.'는 뜻과 '만만하고 호락호락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녹록하지 않은 사람/나도 이제 녹록하게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처럼 씁니다.

록록하다는 북한에서 쓰는 말로,
'녹록하다'를 그렇게 씁니다.

굳이, 억지로 말을 만들어보자면,
제가 충남대학교를 녹록하게 보고 덤빈 거죠.
(녹녹하게나 록록하게가 아닙니다.)
그러니 떨어지죠. ^^*

아마도 교수가 되기에는 모든 면에서 턱없이 부족하니,
실력과 덕을 더 쌓고, 좀더 겸손해지고, 더 많이 베풀고, 더 많이 나누고 살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앞에서는 일부러 말을 만든 것이고,
저는 절대 충남대학교를 만만하게 보거나, 호락호락하게 보거나 녹록하게 보지 않습니다.
비록 저를 떨어뜨린 학교지만,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기를 빕니다.
더불어 이번에 충남대학교 교수가 되신 정 박사님의 앞날에도 큰 발전이 있기를 빕니다.

저는 오늘부터 베풂을 실천하고자
오늘 점심때 우리 과 직원을 모두 모시고 점심을 대접하겠습니다.
충남대학교 교수 떨어진 기념(?)으로...^^*

고맙습니다.

우리말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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