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27] 우리말) 덕아웃과 더그아웃

조회 수 3477 추천 수 94 2008.08.27 09:56:53
dugout도 마찬가지입니다. dug와 out를 합쳐 한 낱말로 만든 것이므로,
'더그'와 '아웃'을 합친 '더그아웃'이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하늘이 참 맑고 좋네요. ^^*

어느 신문사에서 이번 올림픽 때 가장 감동적인 순간을 뽑았더니 야구 결승전이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야구 결승전은 9회 말에 손에 땀을 쥐게 하였습니다.
심판의 어정쩡한 판단, 강민호 선수의 퇴장, 거기에 1사 만루까지 갔습니다.
다행히 때맞춰 나온 구원투수의 병살타 유도로 두 선수를 한꺼번에 잡아 쿠바를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그 순간 야구장의 선수 대기석에 있던 모든 선수들이 운동장으로 뛰어나와 얼싸안고 기뻐했죠.
저는 그 장면을 몽산포 해수욕장에서 대형 화면으로 봤는데 참으로 감동이었습니다.
(여름휴가를 몽산포로 갔는데, 워낙 멋있는 곳이라서 지난 주말에 장모님 모시고 또 갔었습니다. ^^*)

온 국민에게 감동을 준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오늘 편지를 씁니다.

야구장에 보면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평지를 파서 만든 것으로 일루 쪽과 삼루 쪽 두 군데에 있습니다.
그곳은
땅을 파고 만들었다고 해서 dig의 과거형인 dug를 써서 dugout이라고 합니다.

이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네이버에서 뒤져보니 '덕아웃'은 18,900건이 나오고 '더그아웃'은 5,060건이 나오네요.
아무래도 많이 쓰는 '덕아웃'이 맞겠죠? ^^*

언젠가 highlight를 설명드리면서
두 낱말이 합쳐진 때에는 따로따로 있을 때의 발음을 그대로 따른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하이'와 '라이트'를 합쳐 '하이라이트'라고 하는 게 맞고 '하일라이트'는 틀리다고 했죠.

dugout도 마찬가지입니다. dug와 out를 합쳐 한 낱말로 만든 것이므로,
'더그'와 '아웃'을 합친 '더그아웃'이 맞습니다.

누리집에 더그아웃보다 덕아웃이 많은 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네요.
국어사전에는 분명히 더그아웃이라고 나와 있는데......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이르다/빠르다]

어제 친구가 전화를 했더군요.

친구 : 야, 나 아무갠데, 잘 살지?
이번에 내 아들 수원 OO대에 붙었다. 시간 내서 너 찾아가라고 할게.
너 알다시피 내가 결혼이 좀 빨랐잖냐.
(구시렁거리며 아들 자랑...)
근데 네 아들은 지금 몇 살이야?
저 : 응...... 난, 아직...... 이제 한 살...
친구 : 푸하하하~~~ 언제 키울래? 깝깝하다~~. 나 같으면 자살한다 자살해!
저 : .........
근데 왜 전화했어?
친구 : 응. 그냥. 아들 대학 들어가서 자랑하려고
저 : (이런 XXX)......

속은 뒤집혀도 맞춤법 틀린 것은 짚어야겠네요.
친구가 결혼을 빨리했다고 했는데,
이 친구는 '빠르다'와 '이르다'를 구별하지 못하는 겁니다.

'빠르다'는,
"어떤 동작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뜻으로,
속도(速度)와 관계가 있습니다.
걸음이 빠르다. 말이 빠르다. 발놀림이 빠르다. 그는 행동이 빠르고 민첩하다처럼 씁니다.

'이르다'는,
"계획한 때보다 앞서 있다."는 뜻으로,
시기(時期)와 관계가 있습니다.
그는 여느 때보다 이르게 학교에 도착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첫눈이 이른 감이 있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경기회복 빨라야 내년 초'라는 말은 틀립니다.
경기가 회복되는 시기를 말하는 것이므로,
'경기회복 일러야 내년 초'라고 해야 합니다.

또, 상사가 "이 일 언제까지 끝낼 수 있는가?"라고 물으면
"빨라야 다음 주 초에나 끝날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하면 안 됩니다.
"일러야 다음 주 초"라고 해야 합니다.

제 속을 긁어놓은 친구도,
결혼이 빠른 게 아니라 이른 거죠.
결혼이 빠른 것은, 결혼식을 1분 만에 마친 것을 말하고(말이 되나요? )
결혼이 이른 것은, 어린 나이에 결혼한 것을 말합니다.

그나저나, 제 아들은 언제 대학교에 들어가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437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976
1236 [2013/09/02] 우리말) 가슬가슬과 고슬고슬 머니북 2013-09-02 3512
1235 [2012/04/27] 우리말) 핼쑥하다와 해쓱하다 머니북 2012-04-27 3512
1234 [2010/06/08] 우리말) 새퉁이 moneybook 2010-06-08 3512
1233 [2014/09/15] 우리말) 산책과 산보 머니북 2014-09-15 3511
1232 [2007/09/03] 우리말) 선글라스 맨 id: moneyplan 2007-09-03 3511
1231 [2013/09/04] 우리말) 어제 받은 댓글 머니북 2013-09-04 3510
1230 [2015/06/17] 우리말) 숨탄것 머니북 2015-06-22 3509
1229 [2007/12/30] 우리말) 내광쓰광 id: moneyplan 2007-12-31 3509
1228 [2012/03/08] 우리말) 초콜릿 머니북 2012-03-08 3508
1227 [2007/08/13] 우리말) 고추 이야기 id: moneyplan 2007-08-13 3508
1226 [2010/10/08] 우리말) 어제 받은 편지 moneybook 2010-10-08 3507
1225 [2007/11/09] 우리말) 두껍다와 두텁다 id: moneyplan 2007-11-09 3507
1224 [2015/09/14] 우리말) 꺼메지다와 까매지다 머니북 2015-09-14 3506
1223 [2010/08/10] 우리말) 끄물끄물과 들큰거리다 moneybook 2010-08-10 3505
1222 [2017/06/12] 우리말) 빈손으로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일 머니북 2017-06-13 3503
1221 [2008/01/22] 우리말) 마다하다와 마다다 id: moneyplan 2008-01-22 3503
1220 [2007/11/10] 우리말) 베스트 셀러 id: moneyplan 2007-11-12 3502
1219 [2017/01/24] 우리말) 서덜/서더리 머니북 2017-01-24 3501
1218 [2017/02/16] 우리말) 어섯 머니북 2017-02-16 3500
1217 [2010/10/05] 우리말) 생량머리 moneybook 2010-10-05 3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