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29] 우리말) DMZ, 디엠지와 디엠제트

조회 수 6831 추천 수 133 2008.08.29 08:59:15
국립국어원에서 1988년에 만든 외래어 일반 용어 표기 용례집에는 알파벳 명칭이 들어 있습니다.
그에 따라 d는 디로 읽고, m은 엠으로 읽으며, z는 제트로 읽어야 합니다.
따라서 DMZ는 디엠제트가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그제 더그아웃 이야기를 보내드렸더니 많은 분이 외래어표기법이 어렵다고 말씀하시네요.
예, 맞습니다. 어렵습니다. 그리고 현실에 맞지 않은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그런 거 하나 볼까요?

남한과 북한 사이에 휴전선이 있고, 군사 충돌을 막고자 그 휴전선 앞뒤로 2km를 비무장지대로 만들었습니다.
그걸 demilitarized zone이라 하고 DMZ라고도 합니다.
바로 이 'DMZ'를 뭐라고 읽어야 할까요?

디엠지? 디엠제트?
디엠제트라고 하면 왠지 좀 촌스럽고 '디엠지'라고 해야 할 것 같지 않나요?
이것도 네이버에서 뒤져보니 디엠지는 905건, 디엠제트는 16,025건이 나오네요.

국립국어원에서 1988년에 만든 외래어 일반 용어 표기 용례집에는 알파벳 명칭이 들어 있습니다.
그에 따라 d는 디로 읽고, m은 엠으로 읽으며, z는 제트로 읽어야 합니다.
따라서 DMZ는 디엠제트가 맞습니다.
좀 어색하죠?

그런 게 또 있습니다.
1분 동안의 회전수를 나타내는 회전 속도 단위가 rpm입니다.
이를 알피엠이라 읽으면 안 되고 아르피엠이라고 읽어야 바릅니다.
이 또한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제 생각에, 국어를 전공하지 않은 농사꾼인 제 생각에,
알파벳 명칭은 현실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많이 쓰는 소리(발음)를 인정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더펄이/곰살갑다/구순하다]

이번에 제가 직장을 잠시 옮기게 되었습니다.
지금 일하는 곳에서 잠시 떠나 다른 곳에서 일하는 거죠.
어제부터 새로운 일터에서 일하고 있는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오늘 편지는 보름 전부터 써 놓은 겁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하나라도 더 넣기 위해,
여러 번 깁고 보탰습니다.
몇 개쯤 기억해 두셨다가 써 보시기 바랍니다.

새 직장이 워낙 바빠서 힘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리말 편지는 꾸준하게 보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혹시라도 가끔 빼먹더라도 좀 봐 주세요.


저는 더펄이에다, 성격이 곰살갑거나 구순하지도 못하고,
(더펄이 : 성미가 침착하지 못하고 덜렁대는 사람)
(곰살갑다 : 성질이 보기보다 상냥하고 부드럽다.)
(구순하다 : 서로 사귀거나 지내는 데 사이가 좋아 화목하다.)
너울가지까지 없어서,
(너울가지 : 남과 잘 사귀는 솜씨. 붙임성이나 포용성 따위를 이른다.)
새 직장에서 잘 가말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가말다 : 맡은 일을 헤아려 처리하다.)

제 깜냥을 제가 알고 있기에, 새로운 일이 겁나기도 하지만,
(깜냥 : 스스로 일을 헤아림. 또는 헤아릴 수 있는 능력)
꼿꼿하게 중심을 세워,
꼼수 쓰지 않고,
(꼼수 :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
따리 붙거나, 발라맞추지도 않고,
(따리 : 알랑거리면서 남의 비위를 맞추는 짓이나 말)
(발라맞추다 : 말이나 행동을 남의 비위에 맞게 하다.)
서털구털 지껄이거나, 떠세부리지 않으며,
(서털구털 : 말이나 행동이 침착하고 단정하지 못하며 어설프고 서투른 모양)
(떠세 : 재물이나 힘 따위를 내세워 젠체하고 억지를 쓰는 짓)
무람없는 짓이나 상없는 짓으로 생게망게하지는 않겠습니다.
(무람없다 : 예의를 지키지 않아 삼가고 조심하는 것이 없다.)
(상없다 : 보통의 이치에서 벗어나 막되고 상스럽다.)
(생게망게 : 하는 행동이나 말이 갑작스럽고 터무니없는 모양)

새 일터가 당장은 판설겠지만,
(판설다 : 어떤 일의 사정에 아주 서투르다.)
데면데면하지 않고 맡은 일을 잘 곰파,
(데면데면 : 성질이 꼼꼼하지 않아 행동이 신중하거나 조심스럽지 않은 모양)
(곰파다 : 사물이나 일의 속내를 알려고 자세히 찾아보고 따지다.)
오달지고 쩍말없으며 종요롭게 일해서,
(오달지다 : 허술한 데가 없이 야무지고 알차다.)
(쩍말없다 : 썩 잘되어 더 말할 나위 없다.)
(종요롭다 :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매우 긴요하다.)
제 꿈이자 바람인,
한뉘를 결곡한 모습의 드레진 학자로 살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고 오겠습니다.
(한뉘 : 한평생)
(결곡하다 : 얼굴 생김새나 마음씨가 깨끗하고 여무져서 빈틈이 없다.)
(드레지다 : 사람의 됨됨이가 가볍지 않고 점잖아서 무게가 있다.)

걱정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은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데,
새 직장에서는 늘 끌밋하게 다녀야 한다네요.
(끌밋하다 : 모양이나 차림새 따위가 매우 깨끗하고 헌칠하다.)
저는 양복을 거의 입지 않아서, 지금은 덜름한 옷 몇 벌 뿐인데...
(덜름하다 : 입은 옷이 몸에 비하여 길이가 짧다.)
실은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보태기)
여기에 쓴 낱말은 모두 요즘 국어사전에 올라있는 낱말입니다.
고어가 아닙니다. 잘 살려 써야할 아름다운 우리말이죠.
사전에서 낮잠 자는 이런 낱말은
우리가 부려 쓰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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