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03] 우리말) 옥생각과 한글날

조회 수 3658 추천 수 182 2008.09.03 10:09:27
우리말에 '옥생각'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옹졸한 생각"을 뜻해
사내대장부가 옹졸하게 그게 무슨 말이야, 아예 그런 옥생각은 먹지 마라처럼 씁니다.
크게, 좋게 생각하지 않고 옹졸하게 하는 생각이나 두름성 없는 생각을 이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날씨가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며칠 전이 광복절이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역시나 광복절에만 언론에서 잠시 떠들고 마네요.

오늘은 쓴소리 좀 할게요.

저는 언론은 권력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힘이 센 만큼 무거운 책임도 있어야 합니다.
언론이 언론답지 못하고, 제 할 일을 못하면 힘없는 사람들, 착한 사람들만 손해를 봅니다.

독립군 후손은 가난에 못 이겨 헐벗고 굶주리며 살고,
친일파 후손은 떵떵거리며 사는데도 누구 하나 챙겨주지 않습니다.
이를 바로잡고자 몇몇 뜻있는 단체에서 애면글면 힘쓰지만 도와주는 곳은 없고...
(애면글면 : 몹시 힘에 겨운 일을 이루려고 갖은 애를 쓰는 모양)
언론이 현실을 제대로 톺아보고 친일파의 후손과 독립군의 후손을 견줘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 대봐야 독립군의 후손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고,
친일파 후손들이 어떻게 우리나라를 망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언론이 일떠서서 그런 일을 해 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언론의 책임이지 싶습니다.
(톺아보다: 샅샅이 톺아 나가면서 살피다.)

그런 것을 못하고
무슨 날에만 잠시 떠드는 언론이 미덥지 않습니다.
아니, 어루꾀는 언론이 미덥지 않은 게 아니라 듣그럽습니다.
(어루꾀다 : 얼렁거려서 남을 꾀다)
(듣그럽다 : 떠드는 소리가 듣기 싫다)
목숨 바쳐 우리나라를 지킨 조상을 우러르지 않으면 누구를 우러른단 말입니까.

이제 곧 추석입니다.
당연히 고향 이야기하며 효도하라고 떠들 것이고,
10월 3일은 개천절이라 우리나라 역사가 반만년이라고 그날 하루 열심히 떠들 것이고,
10월 9일은 한글날이라고 우리글의 우수성을 그날 하루, 딱 그날 하루 특집방송 할 겁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일 겁니다.

제 생각이 좀 꼬였나요? ^^*

우리말에 '옥생각'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옹졸한 생각"을 뜻해
사내대장부가 옹졸하게 그게 무슨 말이야, 아예 그런 옥생각은 먹지 마라처럼 씁니다.
크게, 좋게 생각하지 않고 옹졸하게 하는 생각이나 두름성 없는 생각을 이릅니다.

본디 '옥'은
안쪽으로 오그라진 것을 뜻하는 앞가지(접두사)입니다.
안으로 오그라든 이를 옥니라 하고,
잘 못 구워 안쪽으로 오그라든 기와를 옥새라고 하며,
잘못 생각하여 자기에게 손해가 되는 셈을 옥셈이라 합니다.

언론을 보는 제 생각이 옥생각이길 빕니다.

올해가 562돌 한글날이고, 한글학회 창립 100돌인데...
올해도 며칠 잠시 떠들다 말까 걱정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부의금/부조금/조의금/조위금?]

요즘 들어 부쩍 부고가 많이 옵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들어설 때 연로하신 분들이 많이 돌아가시는데,
요즘처럼 날씨가 갑자기 풀릴 때도 많이 돌아가시네요.

부고를 받으면 문상을 가는데, 그때 유가족을 위로하는 돈을 좀 가지고 가죠?
그 돈을 뭐라고 하죠?
부의금? 부조금? 조의금? 조위금?

고민하지 마세요. 넷 다 맞습니다.

부의금(賻儀金)[부:의금/부:이금]은 "부의로 보내는 돈"이고,
부조금(扶助金)은 “부조로 주는 돈”이고,
조의금(弔意金)[조:의금/조:이금]은 "남의 죽음을 슬퍼하는 뜻으로 내는 돈"이며,
조위금(弔慰金)[조:위금]은 "죽은 사람을 조상하고 유가족을 위문하는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내는 돈"으로
넷 다 뜻이 거의 같습니다.

어떤 책에 보면,
'조위금'만 맞고 '조의금'은 틀렸다고 나와 있는데,
위에서 보는 것처럼 모두 맞습니다.
모두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에 나와 있는 표준어입니다.
그러나 ‘부주’나 ‘부주금’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사람이 천년만년 살 수야 없겠지만,
죽는다는 것은 언제나 슬픈 일입니다.

보태기)
'천년만년(千年萬年)'은 "천만년"의 뜻으로 붙여 씁니다.
천년만년 길이 빛날 우리의 조국/천년만년 살고지고/사람이 천년만년을 사는 것도 아닌데 안달하면서 지낼 것 없지처럼 씁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35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931
1656 [2010/12/29] 우리말) 따듯하다 moneybook 2010-12-29 3693
1655 [2013/03/05] 우리말) 아파트는 @를 ㉵로 ^^* file 머니북 2013-03-05 3690
1654 [2008/12/15] 우리말) 개발과 계발 id: moneyplan 2008-12-15 3690
1653 [2011/02/16] 우리말) 댓글을 같이 보고자 합니다 moneybook 2011-02-16 3689
1652 [2007/07/04] 우리말) 과반수와 반수 id: moneyplan 2007-07-04 3689
1651 [2017/05/23] 우리말) 육교 머니북 2017-05-24 3688
1650 [2007/05/25] 우리말) 머드러기와 지스러기 id: moneyplan 2007-05-28 3688
1649 [2017/05/02] 우리말) 순식간 머니북 2017-05-06 3687
1648 [2007/08/22] 우리말) 갈말 id: moneyplan 2007-08-22 3687
1647 [2010/05/14] 우리말) 접수와 등록 id: moneyplan 2010-05-14 3686
1646 [2017/06/22] 우리말) 서식 머니북 2017-06-22 3685
1645 [2013/06/03] 우리말) 띠다와 띠우다 머니북 2013-06-04 3685
1644 [2009/07/16] 우리말) 외래어표기법 받침 id: moneyplan 2009-07-16 3685
1643 [2007/10/07] 우리말) '중'은 '가운데'라고 쓰는 게 더 좋습니다 id: moneyplan 2007-10-08 3685
1642 [2011/02/24] 우리말) 째, 체, 채 moneybook 2011-02-24 3684
1641 [2017/06/01] 우리말) 예초와 풀베기 openmind 2017-06-03 3683
1640 [2008/10/29] 우리말) 아다리 id: moneyplan 2008-10-29 3683
1639 [2016/03/24] 우리말) 구실 머니북 2016-03-25 3682
1638 [2014/08/20] 우리말) 허겁지겁과 헝겁지겁 머니북 2014-08-21 3682
1637 [2010/09/29] 우리말) 코스모스 moneybook 2010-09-29 36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