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친구가 사업이 부도 났다고 어제 연락을 했네요.
마음눈이 트인 친구인데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마음눈, 맘눈 : 사물을 살펴 분별하는 능력, 심안)
안녕하세요.
제 친구 가운데 승환이가 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같이 다니며 그 친구가 반장을 할 때 저는 부반장을 했습니다.
사는 마을은 다르지만 그 친구 어머님과 저희 어머니가 같은 시기에 부녀회장을 해서 서로 잘 아십니다.
제가 애 못 낳고 고생할 때 가끔 위로도 해 줬고,
제가 애 낳았을 때 가장 먼저 축하해 준 친구입니다.
그 친구는 결곡하여 어디 하나 버릴 데 없는 친구입니다.
(결곡하다 : 얼굴 생김새나 마음씨가 깨끗하고 여무져서 빈틈이 없다.)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인천에 살며 명절 때면 저희 어머니 선물을 따로 보내줄 정도로 마음자리가 고운 친구입니다.
(마음자리, 맘자리 : 마음의 본바탕)
어렸을 때는 홀쭉했는데 지금은 제법 사장티가 나며 납대대합니다.
하긴 어렸을 때도 얼굴이 시커멓고 작아 나뱃뱃했습니다.
(납대대하다, 나부대대하다 : 얼굴이 동그스름하고 나부죽하다.)
(나뱃뱃하다 : 작은 얼굴이 나부죽하고 덕성스럽다.)
그런 친구가 사업이 부도 났다고 어제 연락을 했네요.
마음눈이 트인 친구인데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마음눈, 맘눈 : 사물을 살펴 분별하는 능력, 심안)
아내와 상의해서 월세방이라도 들어갈 돈을 마련해서 보내줬습니다.
제 월급의 반이니 저에게도 큰돈이지만 그 친구에게는 더 큰 힘일거라 생각합니다.
두 눈이 때꾼한 채 여기저기 싸돌아다닐 친구를 생각하니 가슴이 메어지네요.
(때꾼하다, 떼꾼하다 : 눈이 쏙 들어가고 생기가 없다.)
(갈쌍하다 : 눈에 눈물이 자꾸 넘칠 듯이 가득하게 고이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아무쪼록 제 친구 승환이가 하루빨리 일어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문득/문뜩]
새로운 직장에 온 지 달포쯤 되었는데,
문득문득 옛 직장이 생각납니다.
그럴 때면 밤늦게 예전에 제가 있던 사무실에 가봅니다.
아직 책상도 그대로 있고 컴퓨터도 그대로 있는 것을 보면, 괜히......
"생각이나 느낌 따위가 갑자기 떠오르는 모양"을 말하는 부사가 '문득'인데요.
'문득'이 맞을까요, '문뜩'이 맞을까요?
이것도 고민하실 필요 없습니다.
둘 다 맞습니다.
다만, '문뜩'이 '문득'보다 좀 센 느낌이죠.
그리고
'문득문득'이나 '문뜩문뜩'도 맞는 말입니다.
"생각이나 느낌 따위가 갑자기 자꾸 떠오르는 모양"을 말합니다.
'문득'이나 '문뜩'이 두 번 들어갔으니 한 번일 때보다 더 자주 생각나는 것이겠죠. ^^*
몸은 옮겨 왔어도 생각이나 추억은 쉽게 따라오지 못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