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22] 우리말) 햇덧

조회 수 3216 추천 수 94 2008.09.23 09:56:30
요즘처럼 해가 짧아지는 게 보이는 것 같은 때를 '햇덧'이라고 합니다.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 데서 따와 '햇덧'이라는 멋진 낱말을 만들었나 봅니다.


안녕하세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지만 시간이 참 빨리 흘러갑니다.
벌써 가을이고, 벌써 9월 중순이 넘었습니다.
이제는 밤이 길어지는 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침 6시에 보면 아직도 어둑어둑하고,
저녁 7시만 넘으면 어둠이 깔립니다. 며칠 전만 해도 그 시간에는 해가 중천에 있었는데...
이렇게 세월이 흘러가기에 덧없다고 하나 봅니다.

'덧'은 "얼마 안 되는 퍽 짧은 시간"을 뜻합니다.
'덧없다'는 그림씨(형용사)로 "알지 못하는 가운데 지나가는 시간이 매우 빠르다."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덧없는 세월이죠.

요즘처럼 해가 짧아지는 게 보이는 것 같은 때를 '햇덧'이라고 합니다.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 데서 따와 '햇덧'이라는 멋진 낱말을 만들었나 봅니다.

햇덧은 굳이 낱말 뜻을 설명하지 않아도
해거름의 쓸쓸함이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봄 내음 >> 봄 향기]

많이 춥죠?
추위나 더위에는 ‘많이’를 쓰지 않습니다.
추위나 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부사는 '상당히'나 '꽤'를 써야 바릅니다.
지난 주말과 오늘은 상당히 추운 겁니다.
내일부터는 날씨가 많이 풀릴 거라고 하네요.
요즘 봄 맞죠?
봄에 자주 들을 수 있는 말 중,
'봄 내음 물씬'이라는 게 있습니다.

'봄 내음'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 어떤 향인지도 모르겠지만,
'내음'은 표준어가 아닙니다.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은 '냄새'지 '내음'이 아닙니다.
'봄 냄새'보다 '봄 내음'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고,
'고향 냄새'보다는 '고향 내음'이 왠지 더 정감 있게 느껴지더라도,
표준어로,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은 '냄새'지 '내음'이 아닙니다.

'봄 내음 물씬'이라는 말보다는,
'봄 향기 가득'이라는 말이 더 나을 겁니다.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내음'이 사투리라서 쓰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쓰더라도 사투리인 것을 알고 쓰자는 겁니다.

봄만 되면 제가 자주 지적하는 게,
'입맛 돋구는 나물'입니다.
이것은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로 그 설명을 대신하겠습니다.
한 주를 여는 월요일입니다.
즐겁게 시작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412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966
456 [2013/04/19] 우리말) 늬 머니북 2013-04-19 3195
455 [2013/01/07] 우리말) 북과 북돋우다 머니북 2013-01-07 3195
454 [2015/05/07] 우리말) 갈음/가름/가늠 머니북 2015-05-07 3194
453 [2009/11/18] 우리말) 금슬과 금실 id: moneyplan 2009-11-18 3194
452 [2017/03/06] 우리말) 홍두깨 머니북 2017-03-07 3193
451 [2016/10/14] 우리말) 미망인 머니북 2016-11-01 3193
450 [2016/07/29] 우리말) 모지랑이와 바람만바람만 머니북 2016-08-10 3193
449 [2015/09/15] 우리말) 덕분/때문, 누출/배출 머니북 2015-09-15 3193
448 [2014/09/26] 우리말) 목이 두꺼운 처자 머니북 2014-09-26 3193
447 [2013/01/10] 우리말) 편지를 읽고... 머니북 2013-01-10 3193
446 [2015/12/16] 우리말) 손이 시리다 머니북 2015-12-16 3192
445 [2012/12/20] 우리말) 제국 머니북 2012-12-20 3192
444 [2010/06/07] 우리말) 엿먹다 moneybook 2010-06-07 3192
443 [2009/01/21] 우리말) 뚱딴지 id: moneyplan 2009-01-21 3192
442 [2016/10/25] 우리말) 머드러기와 도사리 머니북 2016-11-01 3190
441 [2015/01/08] 우리말) 많다와 잦다 머니북 2015-01-08 3190
440 [2010/03/24] 우리말) 괜스레 id: moneyplan 2010-03-24 3190
439 [2016/10/28] 우리말) 어색한 표준말들 머니북 2016-11-01 3189
438 [2012/12/12] 우리말) 박물관과 미술관에 있는 엉터리 한글 머니북 2012-12-12 3189
437 [2009/11/23] 우리말) 도나캐나 id: moneyplan 2009-11-23 3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