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24] 우리말) 서두르다와 서둘다

조회 수 6457 추천 수 118 2008.09.24 09:00:50
이에 따라 서둘다와 서두르다 모두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까닭 없이 'ㄹ'을 덧붙여 '서둘르다'로 쓰는 것은 틀립니다.
'서두르다'나 '서둘다'가 맞지 '서둘르다'는 틀립니다.


안녕하세요.

바쁘다 바쁘다하면 더 바쁘다고 하지만 요즘은 정말 바쁘네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를 정도로 바삐 돌아갑니다.
그렇다고 일을 서두르면 어딘가에서 구멍이 나고...
바쁠수록 돌아가라는데 그런 여유는 없고... ^^*

'서두르다'는 낱말을 아시죠?
"일을 빨리 해치우려고 급하게 바삐 움직이다."는 뜻의 움직씨(동사)입니다.
서둘러 떠나자, 서두르지 않으면 기차 시간에 늦겠다처럼 씁니다.
이 '서두르다'의 준말이 '서둘다'입니다.
너무 서둘다가 중요한 서류를 집에 놓고 왔다처럼 씁니다.

표준어 규정에
준말과 본말이 다 같이 널리 쓰이면서 준말의 효용이 뚜렷이 인정되는 것은 두 가지를 다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서둘다와 서두르다 모두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까닭 없이 'ㄹ'을 덧붙여 '서둘르다'로 쓰는 것은 틀립니다.
'서두르다'나 '서둘다'가 맞지 '서둘르다'는 틀립니다.

"일 따위에 익숙하지 못하여 다루기에 설다."는 뜻인 '서툴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서투르다'와 '서툴다'는 표준말이지만 '서툴르다'는 틀립니다.

일을 빨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하는 게 더 중요하겠죠?
오늘 하루는 너무 서두르지 않고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맥줏집]

아침 뉴스를 들으니,
우리나라 기자가 무장괴한에게 납치되었군요.
하루빨리 무사히 풀려나길 기원합니다.

제가 우리말편지에서 가끔 기자를 탓하긴 하지만,
그래도 정의의 펜을 든 기자는 언제 어디서건 굳건해야 합니다.


어제는 12시 넘어서 밤늦게 퇴근하면서
같이 퇴근하는 동료와 맥줏집에 들러 가볍게 한잔하고 들어갔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나서 마시는 맥주,
그것도 맘 맞는 친구들과 마치는 맥주는 보약일 겁니다.

맥주를 파는 집을 '맥주집'이라고 할까요, '맥줏집'이라고 할까요?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제가 제일 불만인 게 사이시옷 규정입니다.
언어현실과 많이 동떨어진 규정을 만들어놓고 지키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 영 떨떠름합니다.

언제 기회 되면 사이시옷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고,
오늘은 쉬운 것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사이시옷은 두 낱말을 합쳐 한 낱말로 만들 때만 씁니다.
이 두 낱말은 꼭,
고유어 고유어
고유어 한자어
한자어 고유어
한자어 한자어
여야 합니다.

이것만 아셔도 '피잣집'이 아니라 '피자집'이고,
'핑빛'이 아니라 '핑크빛'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앞에서 보는 것처럼 고유어와 한자어의 결합에만 사이시옷을 쓰지,
외래어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거든요.

이 중, 한자어 한자어는,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이렇게 여섯 가지만 사이시옷을 쓰고 다른 경우는 쓰지 않습니다.
따라서 '촛점'이 아니라 '초점'이 맞고, '갯수'가 아니라 '개수'가 맞습니다.

맥주는 麥酒로 한자어입니다.
사이시옷은 맥주 다음에 고유어가 올 때만 쓸 수 있습니다.
맥주 다음에 한자어가 오면 한자어 한자어인데,
이런 경우는 여섯 가지만 사이시옷을 쓰고 다른 경우는 쓰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따라서,
'맥주 집'은 한자어 고유어로 '맥줏집'으로 쓰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맥주 병(甁)은 한자어 한자어이므로 '맥줏병'이 아니라 '맥주병'으로 써야 맞습니다.
맥주 잔(盞)도 마찬가지 이유로 '맥주잔'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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