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29] 우리말) 억지 춘향과 억지 춘양

조회 수 4007 추천 수 184 2008.09.29 08:51:14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억지 춘향'만 관용구로 실었습니다.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큰사전과 연세한국어사전, 금성출판사 국어대사전에도 '억지 춘향'만 실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아직도 집에 못 가고 있습니다.
일을 마무리하다 잠시 틈을 내 오늘치 우리말 편지를 씁니다.
빨리 마무리하고 집에 들어가야죠.

억지 춘향이라는 말을 아시죠?
억지로 어떤 일을 이루게 하거나 어떤 일이 억지로 겨우 이루어지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제가 그 말을 소개한다고 지금 제가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결코 아닙니다. ^^*

누구는 '억지 춘향'이 맞다고 하고 다른 분은 '억지 춘양'이 맞다고 하십니다.
'억지 춘향'은
춘향전에 나오는 변 사또가 춘향이에게 억지로 수청을 들게 하려고 핍박한 데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억지 춘양'은
영동선을 개설할 때에 직선으로 뻗어가게 된 계획선을 그 노선이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을 지나도록 억지로 끌어댄 데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어떤 게 옳은 말뿌리(어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억지 춘향'만 관용구로 실었습니다.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큰사전과 연세한국어사전, 금성출판사 국어대사전에도 '억지 춘향'만 실었습니다.

말뿌리는 정확한 증거를 찾기가 어려울 때가 잦습니다.
그래서 어떤 게 맞고 어떤 게 틀리다고 단정하기가 쉽지 않죠.

'억지 춘향'이 맞는지 '억지 춘양'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지금 집에 못 가고 있습니다.
절대 억지 춘향으로 남아 있는 게 아닙니다. ^^*

지금이 3시가 되어가는데요.
지금 편지를 읽으시고 맨 처음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께 우리말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저처럼 못 주무시는 분 같아서...^^*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시(時)' 띄어쓰기]

요즘 공문서를 많이 주무르다 보니 문서에 띄어쓰기 틀린 게 많이 보이네요.
이참에 큰 맘 먹고 띄어쓰기를 좀 알아볼게요.
아마도 일주일 내내 띄어쓰기 이야기만 해야 할 듯...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우리말은 낱말별로 띄어 씁니다.
품사(명사, 대명사, 수사, 동사, 형용사, 관형사, 조사, 부사, 감탄사)도 낱말로 보고 띄어 쓰되, 조사만 붙여 씁니다.
한 낱말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준은
그 낱말이 사전에 올라 있으면 한 낱말이고 그렇지 않으면 한 낱말이 아닙니다.
이것만 아시면 띄어쓰기 반은 끝났습니다. 아니 한 80%는 끝났습니다.

오늘은 먼저 '시'의 띄어쓰기를 알아볼게요.
'시(時)'는 일부 명사나 어미 '-을' 뒤에 쓰여,
"어떤 일이나 현상이 일어날 때나 경우"를 뜻하는 의존명사입니다.
의존명사니까 당연히 띄어 써야겠죠.
비행 시에는 휴대 전화를 사용하면 안 된다./규칙을 어겼을 시에는 처벌을 받는다처럼 씁니다.

다만,
'유사시', '비상시'처럼,
'시'가 명사와 결합하여 합성어로 사전에 오른 경우는 한 낱말로 봐서 띄어 쓰지 않고 붙여 씁니다.

간단하고 쉽죠?

오늘도 많이 웃으시고,
남들에게도 많은 웃음을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251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8042
1036 [2008/09/03] 우리말) 옥생각과 한글날 id: moneyplan 2008-09-03 4015
1035 [2007/04/30] 우리말) 햇귀를 아세요? id: moneyplan 2007-04-30 4016
1034 [2013/01/21] 우리말) 땡땡이 무늬 머니북 2013-01-21 4016
1033 [2011/04/04] 우리말) 조비비다 moneybook 2011-04-04 4017
1032 [2017/05/02] 우리말) 순식간 머니북 2017-05-06 4017
1031 [2007/10/25] 우리말) 여덟 시 삼 분 id: moneyplan 2007-10-25 4018
1030 [2007/11/02] 우리말) 강추위와 强추위 id: moneyplan 2007-11-02 4018
1029 [2008/03/26] 우리말) 삐끼와 여리꾼 id: moneyplan 2008-03-26 4018
1028 [2008/04/25] 우리말) 가르치다의 말뿌리 id: moneyplan 2008-04-27 4018
1027 [2008/01/23] 우리말) 곰팡스럽다 id: moneyplan 2008-01-23 4019
1026 [2012/08/31] 우리말) '제일'과 '가장' 머니북 2012-08-31 4019
1025 [2007/11/29] 우리말) 노털과 노틀 id: moneyplan 2007-11-29 4020
1024 [2008/06/13] 우리말) 머지 않다와 멀지않다 id: moneyplan 2008-06-13 4020
1023 [2017/05/11] 우리말) 협치 머니북 2017-05-11 4020
1022 [2017/08/22] 우리말) 반려견 머니북 2017-08-23 4020
1021 [2008/09/23] 우리말) 일몰보다는 해넘이가... id: moneyplan 2008-09-23 4021
1020 [2010/02/08] 우리말) 야식이 아니라 밤참 id: moneyplan 2010-02-08 4021
1019 [2011/10/27] 우리말) 아웅다웅 머니북 2011-10-27 4021
1018 [2012/07/18] 우리말) '다대기'와 '다지기' 머니북 2012-07-18 4021
1017 [2008/10/17] 우리말) 옴니암니 id: moneyplan 2008-10-17 4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