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5] 우리말) 수군수군과 소곤소곤

조회 수 3688 추천 수 157 2008.10.15 10:31:35
몇 사람이 모여 다른 사람은 알아듣지 못하도록 자기들끼리 작은 목소리로 얘기하거나,
서로 귀에 대고 조용히 얘기하는 모습을 두고 '소근거리다'나 '수근거리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표준말이 아닙니다.
'소곤거리다, 수군거리다'로 써야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낼 사이에 제 일터에 인사이동이 있나 봅니다.
소문만 무성하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여 소곤거리는 게 눈에 띄네요.

흔히
몇 사람이 모여 다른 사람은 알아듣지 못하도록 자기들끼리 작은 목소리로 얘기하거나,
서로 귀에 대고 조용히 얘기하는 모습을 두고 '소근거리다'나 '수근거리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표준말이 아닙니다.
'소곤거리다, 수군거리다'로 써야 바릅니다.

표준어 규정에는 약간의 발음 차이로 몇 형태가 같이 쓰이면 더 일반적으로 쓰이는 형태 하나만을 표준어로 삼는다고 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소곤거리다, 수군거리다'가 표준말이고
그런 모양을 나타내는 낱말이 '소곤소곤'입니다.
센말은 '쏘곤쏘곤', 큰말은 '수군수군'입니다.
따라서 소곤소곤 속삭이다, 쏘곤쏘곤 귀엣말을 하다, 수군수군 이야기하다처럼 쓰는 게 맞습니다.

제가 이 과로 온 지 2년 반이 되었는데
이번 인사에 다른 과로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연구소로 돌아간다고 희망은 했는데 이번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네요.
아마도 본청에서 몇 년 더 굴러야 할 것 같습니다.

옆에서 인사 문제로 소곤거리는 말 속에 제 이름도 들어 있을까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잘하다/잘 하다, 못하다/못 하다]

이제 띄어쓰기 감이 좀 잡히죠?
몇 개만 더 해 볼게요.

오늘은 '못하다/못 하다', '잘하다/잘 하다'를 알아보죠.

'못'은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부사'입니다.
품사가 부사이니 당연히 앞말과 띄어써야겠죠.
시청 못 미처 있는 다방/못 미덥다/술을 못 마시다/초등학교도 못 마치다/잠을 통 못 자다처럼 씁니다.

그런데 '못' 뒤에 오는,
'하다'가 서술어로 올 경우는 좀 다릅니다.
'못'과 '하다'가 하나의 합성어로 굳어져 뜻이 변한 경우는 붙여 쓰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다른 띄어 써야 합니다.

합성어로 붙여 써야 할 경우는,
'술을 못하다, 노래를 못하다, 음식 맛이 예전보다 못하다'처럼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거나 할 능력이 없다'라는 뜻이 있을 때입니다.

그러나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말.'의 뜻이 있는 부사로 쓰일 때는,
띄어 써야 합니다.

'잘하다/잘 하다'도 마찬가집니다.
'잘'과 '하다'가 하나의 합성어로 굳어져 뜻이 변한 경우는 붙여 쓰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띄어 써야 합니다.
처신을 잘하다/공부를 잘하다/살림을 잘하다/말을 잘하다/웃기를 잘한다처럼 씁니다.

'잘되다/잘 되다'도 그렇게 가르시면 됩니다.

벌써 금요일입니다.
사무실 앞에 있는 벚꽃의 꽃봉오리가 참 예쁘네요.
며칠 전 식목일은 8년만에 산불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번 주말도 산불 소식이 없기를 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65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183
1696 [2015/10/05] 우리말) 살무사와 살모사 머니북 2015-10-05 3728
1695 [2007/01/24] 우리말) 햇빛, 햇볕, 햇살 id: moneyplan 2007-01-25 3728
1694 [2008/04/28] 우리말) 옥수수와 강냉이 id: moneyplan 2008-04-28 3727
1693 [2007/07/12] 우리말) 격강이 천리라 id: moneyplan 2007-07-12 3727
1692 [2016/12/12] 우리말) 짐승의 어미와 새끼 머니북 2016-12-13 3726
1691 [2013/06/03] 우리말) 띠다와 띠우다 머니북 2013-06-04 3726
1690 [2008/09/23] 우리말) 일몰보다는 해넘이가... id: moneyplan 2008-09-23 3726
1689 [2007/11/07] 우리말) 명사는 이름씨입니다 id: moneyplan 2007-11-07 3726
1688 [2014/10/06] 우리말) 얌치 같은 계집애?-성기지 학술위원 머니북 2014-10-06 3725
1687 [2010/06/30] 우리말) 안과 밖 moneybook 2010-06-30 3725
1686 [2012/02/02] 우리말) '바' 띄어쓰기 머니북 2012-02-02 3724
1685 [2009/04/21] 우리말) 밥힘과 밥심 id: moneyplan 2009-04-24 3724
1684 [2008/02/04] 우리말) 물찌똥 id: moneyplan 2008-02-04 3724
1683 [2008/01/23] 우리말) 곰팡스럽다 id: moneyplan 2008-01-23 3724
1682 [2007/08/10] 우리말) 우뢰와 우레 id: moneyplan 2007-08-13 3724
1681 [2015/01/28] 우리말) 오지와 두메 머니북 2015-01-29 3723
1680 [2013/10/22] 우리말) 인사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머니북 2013-10-22 3723
1679 [2010/05/06] 우리말) 등살과 등쌀 id: moneyplan 2010-05-06 3723
1678 [2008/11/04] 우리말) 사춤 id: moneyplan 2008-11-04 3723
1677 [2007/07/06] 우리말) 뒷다마와 뒷담화 id: moneyplan 2007-07-06 3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