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암니'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본뜻은
다 같은 이인데 자질구레하게 어금니 앞니 따진다는 뜻으로,
아주 자질구레한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를 읽고 답장을 주신 분이 많으시네요.
먼저, 제 실수를 지적해 주신 답장이 있어 소개합니다.
이 통신문은 '우리말'을 바르게 알고 쓰자는 통신문이기에 최소한도로 여기에 실은 어휘나 문장에서는 오류가 없었으면 합니다. 위의 문장에서 두 가지 오류가 발생했기에 지적해 봅니다. 하나는 "어제 제 일터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끝납니다."라는 문장에서 '어제'라는 과거에 '끝납니다.'의 현재진행으로 맞추는 것은 시제에 맞지 않기에 고쳤으면 하고요, 그 두번째는 "이럴 때 저는 우리말이 살아 있음을 느낌니다."에서 '느낌'의 명사형으로 끝나지 않고 느낌의 어간에 '~니다.'를 붙여 종결형으로 끝날 땐 '느낍니다'로 '낌'이 아니라 '낍'으로 써야 되지 않을까요?
다음은 면죄부에 대한 답장입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말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면죄부'에 대해서 오해하는 분들이 많아서 말씀드립니다. 면죄부는 가톨릭교회에서 죄를 면해주는 증서가 아니었습니다. 고해성사란 말이 사회에서도 자주 쓰이는데, 바티칸 대성전 건축비를 봉헌하면 어느 사제에게나 고해성사를 볼 수 있다는 특전으로 증서를 주었습니다. 고해성사는 자기가 소속되어있는 본당 사제에게 봐야만 했거든요. 그런데 특별한 사면권을 준 것이지요. 이를 라틴어로 indulgentia라고 하는데 이를 개신교에서 악의적으로 번역하여 면죄부라고 한 것이지요. 이의 원 뜻은 '대사, 은사'란 뜻인데요.
늘 좋은 말 공부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답장을 있는 그대로 소개한 것뿐입니다.
오늘 이야기입니다.
요즘 제가 일하는 농촌진흥청 조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농업공학연구소에서 일하다가 3년 전부터 이곳 본청에 와 있는데,
제가 돌아갈 농업공학연구소가 없어지고 국립농업과학원으로 모든 조직이 들어갔습니다.
이제 제가 돌아갈 고향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기관이 통합된 것이기에 새로운 기관에 가서 일하면 되긴 되지만
그래도 집 없는 서러움을 좀 겪을 것 같습니다.
그런 서러움을 달래고자
어제는 농업공학연구소의 마지막을 눈물로 지켜본 기획실 직원들과 한잔했습니다.
술 맛은 왜 그리 쓴지...웃어도 웃는 게 아니더군요. 쩝...
제가 일했던 농업공학연구소는 1961년에 농사원 시험국 농공이용부 농공과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그 기관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니 그동안 기관이 했던 일을 하나하나 챙겨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겁니다.
누군가 하시겠지만 혹시 하지 않으신다면 저라도 그 일을 할 겁니다.
비록 어렵고 힘들며 돈도 좀 들겠지만, 저마저 하지 않는다면 한 기관의 역사가 통째로 없어질 것 같아서요.
'옴니암니'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본뜻은
다 같은 이인데 자질구레하게 어금니 앞니 따진다는 뜻으로,
아주 자질구레한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제가 일했던 농촌진흥청 농업공학연구소의 모든 기록을 옴니암니까지 꼼꼼히 챙겨서 역사에 남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알쏭달쏭/알쏭알쏭]
요즘 띄어쓰기만 계속해서 보내드렸는데,
보내는 저도 지겹고 읽으시는 여러분도 따분하실 것 같아서,
오늘은 재밌는 이야기 하나 보내 드릴게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얼른 분간이 안 되는 모양'을,
'알쏭달쏭'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을 일본말로 하면 '아리까리'고,
중국말로 하면 '갸우뚱'이고,
독일말로 하면 '애매모호'고,
프랑스말로는 '아리송'입니다.
그럼 아프리카 말로는 뭘까요?
답은,
'긴가민가'입니다. ^^*
오늘은 그 '알쏭달쏭'을 소개해 드릴게요.
'알쏭달쏭'의 본래 뜻은,
'여러 가지 빛깔로 된 점이나 줄이 ‘고르지 않게’ 뒤섞여 무늬를 이룬 모양'입니다.
알쏭달쏭 고운 무지개처럼 쓰죠.
거기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분간하기 매우 어려운 모양'과,
'기억이나 생각 따위가 계속 떠오를 듯하면서도 떠오르지 않는 상태'라는 뜻도 있습니다.
알쏭달쏭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처럼 쓰죠.
그럼,
'알쏭달쏭'과 반대로
'여러 가지 빛깔로 된 점이나 줄이 ‘고르게’ 뒤섞여 무늬를 이룬 모양'을 뜻하는 낱말은 뭘까요?
그건 바로 '알쏭알쏭'입니다.
'알쏭달쏭'과 '알쏭알쏭',
'달'과 '알' 한 자 차이지만 뜻은 정 반대가 됩니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알쏭달쏭'과 '알쏭알쏭'은 점이나 줄이 고르고 고르지 않은 상태로 정 반대의 뜻이지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얼른 분간이 안 되는 모양'이라는 뜻은 두 낱말 모두 같다는 겁니다.
곧,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할 때는 '알쏭달쏭'이라고 해도 되고, '알쏭알쏭'이라고 해도 됩니다.
알쏭달쏭 생각이 잘 안 날 수도 있고, 알쏭알쏭 생각이 잘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편지를 매조지며 하나 더 소개하고 싶은 낱말이,
'알록달록'입니다.
'알록달록'은,
'여러 가지 밝은 빛깔의 점이나 줄 따위가 고르지 아니하게 무늬를 이룬 모양'을 뜻합니다.
꽃들이 알록달록 저마다 빛깔을 뽐내고 있다처럼 쓰죠.
이와 반대 뜻이 있는 낱말은?
'여러 가지 밝은 빛깔의 점이나 줄 따위가 고르게 무늬를 이룬 모양'을 뜻하는 낱말은?
'알쏭알쏭'처럼, '알록'이 되풀이되는,
'알록알록'입니다.
알록알록 예쁜 무늬가 있는 옷/알록알록 곱게 수를 놓은 저고리처럼 씁니다.
오늘 편지는 좀 알쏭달쏭하고 알쏭알쏭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