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0] 우리말) 하고하다와 허구하다

조회 수 3743 추천 수 196 2008.10.20 09:00:48
허구하다의 한자 許久를 우리말로 바꾼 게 하고하다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여전히 일터에 나와서 일했습니다.
일요일 오전에 식구 모두 마라톤하고 오후에는 다시 일터에 나오니까 딸내미가 한마디 하더군요.
"아빠는 왜 일요일도 회사에 나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일입니다.
왜 허구헌날 일만 하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

오늘은 하고하다와 허구하다를 갈라볼게요.
'하고하다'는 토박이말로 '하고많다'와 같은 뜻으로 "많고 많다"는 뜻입니다.
하고많은 것 중에서 왜 하필이면 썩은 것을 골랐느냐, 남편을 기다리며 이렇게 하고많은 나날을 독수공방으로 보내야 하다니처럼 씁니다.

'허구하다'는 許久하다는 한자말로 "날, 세월 따위가 매우 오래다."는 뜻입니다.
허구한 세월, 허구한 날 팔자 한탄만 한다, 허구한 날 술만 퍼마시고 다녔다처럼 씁니다.

이처럼 두 낱말의 쓰임새가 거의 같습니다.
허구하다의 한자 許久를 우리말로 바꾼 게 하고하다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하고많은 사람 가운데 왜 내가 이 고생을 하는지 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 집니다.
그러나 내 딸이 하고많은 사람 가운데 나를 골라서 찾아와 준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뻥 뚫린 듯 시원해 집니다.

허구한 날 이 고생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오늘도 웃으면서 삽시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쪽, 측, 편 띄어쓰기]

오늘은 동쪽, 서쪽 할 때의 쪽과,
네 편, 내 편 할 때의 편,
그리고 원고 측, 피고 측 할 때의 측 띄어쓰기를 알아볼게요.

이것도 원칙은 너무도 간단합니다.

쪽과 측은 의존명사이고, 편은 명사입니다.
당연히 앞말과 띄어 써야죠.
그러나 쪽, 측, 편이 앞말에 붙어 굳어진 경우는 붙여 씁니다.

따라서,
'반대쪽, 동쪽, 위쪽, 아래쪽, 오른쪽, 양쪽, 그쪽, 한쪽'처럼 특정 명사와 쪽이 한 낱말로 굳어진 경우는 붙여쓰고,
방향을 가리키는 의존 명사로 쓰이면, '우리 쪽, 학교 쪽'처럼 띄어 씁니다.

'측'도
상대측, 북측처럼 한 낱말로 굳어진 경우는 붙여 쓰고,
'아군 측(側), 피해자 측, 반대 측, 원고 측'처럼
한 낱말로 굳어지지 않은 경우는 띄어 씁니다.
(사전에 따라, '피고측' '주최측' 따위는 복합어로 보아 붙여 쓸 수 있다고 허용한 경우도 있습니다.)

'편'도
'바른편(便), 맞은편, 한편'처럼 한 낱말로 굳어진 경우는 붙여쓰고,
'여러 패로 나누었을 때 그 하나하나의 쪽'의 뜻으로 쓰일 때는,
편을 가르다/약자의 편에 서다/우리 편 이겨라./지지하는 편과 반대하는 편으로 갈라졌다처럼 띄어씁니다.

이제 지겹죠?
오늘로 띄어쓰기는 끝낼게요.
저도 지겨워서 못하겠네요.
아마 이 정도면 띄어쓰기에서 별로 헷갈리지는 않으실 겁니다.

정리하는 뜻으로,
'거밤한톨좀줘봐'를 문법에 맞게 띄어 써 보세요.
답은 내일 알려드릴게요.

답을 아시는 분은 내일 우리말편지를 받으시기 전까지 연락주세요.
가까이 계시면 내일 점심 사드릴게요.

그나저나 오늘 저녁에는 저 혼자 책거리나 해야겠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65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183
616 [2015/01/05] 우리말) ‘어줍다’와 ‘어쭙잖다’ 머니북 2015-01-05 3057
615 [2015/01/06] 우리말) 개개다와 개기다 머니북 2015-01-06 2856
614 [2015/01/07] 우리말) 뽁뽁이 머니북 2015-01-07 2857
613 [2015/01/08] 우리말) 많다와 잦다 머니북 2015-01-08 3205
612 [2015/01/08] 우리말) 많다와 잦다(2) 머니북 2015-01-09 3565
611 [2015/01/12] 우리말) 우리는 한국인인가?(박남 님 편지) 머니북 2015-01-12 2772
610 [2015/01/13] 우리말) 에라, 잘코사니라 머니북 2015-01-13 3074
609 [2015/01/14] 우리말) 저녁과 저물녘 머니북 2015-01-14 3503
608 [2015/01/15] 우리말) 토씨 머니북 2015-01-15 2961
607 [2015/01/16] 우리말) 총각김치 머니북 2015-01-16 4083
606 [2015/01/19] 우리말) 총각김치(2) 머니북 2015-01-19 4184
605 [2015/01/20] 우리말) 올바른 방법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머니북 2015-01-20 3148
604 [2015/01/21] 우리말) 중년과 장년 머니북 2015-01-21 4239
603 [2015/01/22] 우리말) 들뜨다와 달뜨다 머니북 2015-01-22 3660
602 [2015/01/23] 우리말) 압화와 누름꽃(2) 머니북 2015-01-23 3178
601 [2015/01/26] 우리말) 싣고 갈까, 타고 갈까 머니북 2015-01-26 3445
600 [2015/01/27] 우리말) 국회 상징, 한자에서 한글로 머니북 2015-01-27 3895
599 [2015/01/28] 우리말) 오지와 두메 머니북 2015-01-29 3723
598 [2015/01/29] 우리말) 부아/부화 머니북 2015-01-29 3235
597 [2015/01/20] 우리말) 뇌물 수수 협의/뒷돈 받은 듯 머니북 2015-02-02 2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