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에는 오늘 말씀드릴 '때, 사이, 짬'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이때의 결은 '겨를'의 준말입니다.
쉴 겨를 없이 일했다나 쉴 결 없이 일했다처럼 씁니다.
잠결, 귓결, 겁결, 얼떨결, 무심결 같은 게 모두 이 결에서 온 겁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제가 실수를 했네요.
'해맞이'를 '해맏이'라고 썼습니다.
핑계를 대자면,
숙직서고 일어나자마자 편지를 쓰다 보니 해맞이와 해돋이가 머리속에서 얽혀 있었나 봅니다.
헷갈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오늘도 걱정이네요.
이제야 집에 들어가는데 지금 제가 맨정신인지 모르겠습니다. ^^*
'아침결'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아침때가 지나는 동안'이라는 뜻입니다.
아침 기분이 사라지기 전이나 낮이 되기 전이라는 뜻이겠죠.
지금은 동트기 직전이니 '새벽'이나 '갓밝이'이고,
날이 밝아온 다음부터가 아침결입니다.
'결'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나무, 돌, 살갗 따위에서 조직의 굳고 무른 부분이 모여 일정하게 켜를 지으면서 짜인 바탕의 상태나 무늬라는 뜻이 있어,
결이 고운 비단, 결이 센 나무, 결 좋은 머리카락처럼 씁니다.
또,
성격도 결이라고 합니다.
결이 바르다고 하면 성미가 곧고 바르다는 뜻이고,
결을 삭이다고 하면 성이 난 마음을 풀어 가라앉히다는 뜻입니다.
파동과 같은 흐름을 뜻하기도 합니다.
물결, 바람결, 숨결 따위가 그런 거죠.
'결'에는 오늘 말씀드릴 '때, 사이, 짬'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이때의 결은 '겨를'의 준말입니다.
쉴 겨를 없이 일했다나 쉴 결 없이 일했다처럼 씁니다.
잠결, 귓결, 겁결, 얼떨결, 무심결 같은 게 모두 이 결에서 온 겁니다.
오늘 편지도 햇귀를 보기 전에 얼떨결에 쓰다 보니 실수할까 걱정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간발의 차이]
제 차는 주말용인가 봅니다.
평소에는 저녁마다 치르는 전투 때문에 차를 가져가지 못하고,
주말에만 여기저기 놀러다니느라 쓰잖아요.
오늘 아침도 쓰라린 속을 달래려고
국에만 밥을 억지로 몇 술 뜨고 집을 나섰습니다.
버스 타는 곳이 보일 때쯤 제가 타야하는 버스가 오더군요.
뛰어갈까? 다음 차를 기다릴까?
순간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이 스쳐갔지만,
결론은 하나.
그래 저녁마다 고생하는 다리, 아침이라도 좀 쉬거라...
10초만 먼저 집에서 나섰어도 저 차를 탈 수 있었는데...
아깝다... 간발의 차이로 놓쳤다...
간발...
몇 걸음 안 되는 차이,
몇 발만 먼저 디뎌도 얻을 수 있는 그런 차이...
간발을 그렇게 알고 계시는 분이 많으시더군요.
간발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간발(間髮, かんはつ[간바쯔])은,
사이 간 자와 터럭 발 자를 써서,
'터럭 하나 차이'라는 뜻으로,
아주 작은 차이를 뜻하는 일본어투 말입니다.
언제쯤 우리말편지에서 일본말을 보내지 않아도 될까요?
여기저기 사전에서 찾은 아름다운 우리말만 소개하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