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30] 우리말) 어제 편지에 덧붙입니다

조회 수 3217 추천 수 105 2008.10.30 07:08:18
로마자표기법, 제3장 표기상의 유의점, 제4항에 보면
인명은 성과 이름의 순서로 띄어 쓴다.
이름은 붙여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음절 사이에 붙임표(-)를 쓰는 것을 허용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와 그제 보낸 편지에 덧붙이는 글을 쓰겠습니다.

먼저, 어제 보낸 편지에서 제가 실수한 게 있었네요.

"바둑에서, 단 한 수만 더 두면 상대의 돌을 따내게 된 상태를 이르는 말."이 '단수'인데
이를 일본에서 あたり(單手, 아타리)라고 합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이미 다듬어 놨습니다.
라고 했는데,
이를 보시고,
단수를 '아다리'로 다듬었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네요.
제가 글을 깔끔하게 쓰지 못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1997년에 일본어 투 말인 '아다리'를 '적중'과 '단수(바둑)'으로 다듬었습니다.

그제 보낸 로마자표기법을 보시고 댓글을 다신 분이 많으시네요.
1. 성제훈을 로마자로 쓰면 Sung Jehoon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성은 Seong가 맞다고 꼬집어 주셨습니다.
맞습니다. '성'은 Seong입니다. 다만, 예전부터 이름에 쓰던 로마자는 그대로 인정합니다.
그래서 '박'은 로마자표기법에 따르면 Bak이지만, Park이나 Pak로 써도 됩니다.
김도 Gim, Kim 모두 쓸 수 있습니다.

2. 다른 나라에서는 성과 이름을 확실하게 가르고자 쉼표를 쓰니까 우리도 이름을 로마자로 쓸 때 성과 이름 사이에 쉼표를 넣는 게 맞다고 주장하셨습니다.
로마자표기법, 제3장 표기상의 유의점, 제4항에 보면
인명은 성과 이름의 순서로 띄어 쓴다.
이름은 붙여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음절 사이에 붙임표(-)를 쓰는 것을 허용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보기로 두 개를 들었습니다.  
민용하 Min Yongha (Min Yong-ha)
송나리 Song Nari (Song Na-ri)
이 두 가지 밖에는 현재 쓰는 우리나라 맞춤법에 맞지 않습니다.

3. 현행 맞춤법에서는 성과 이름를 각각 개체로 보고 이 안에서는 두음법칙의 적용을 받습니다. 그리고 성과 이름을 하나로도 봅니다.
따라서 선동열이 아닌 선동렬이 맞습니다.
그러나 선열동이라면 같은 한자를 쓰더라도 선렬동이 아니라 선열동이 맞습니다. 이름 '열동'에 두음법칙을 적용한 거죠.
이런 것을 버리고자 이봉원 님은 이름에서 한자를 떼 버렸습니다.
작년까지는 류성룡이라 쓰면 틀리고 유성룡이라 써야 맞았습니다. 이름을 하나로 보고 맨 앞에 오는 성에 두음법칙을 적용한 겁니다.
이렇게 1996년부터 대법원호적예규에 따라 이름에도 두음법칙을 쓰라고 하니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각 종친회의 청원과 뜻있는 분들이 힘써 대법원의 위헌결정을 받아 냈고 그에 따라 2007년 8월1일부터 두음법칙에 불구하고 성으로 '라, 리, 류'를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맞춤법이 이렇게 어렵고,
로마자표기법이 헷갈리게 되어 있는 것을 두고,
저를 나무라시는 분이 많으십니다.
저는 죄 없습니다. ^^*
그냥 있는 사실을 알려 드린 죄 밖에......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오늘은 우스갯소리 하나 할게요.

마지막에 웃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아세요?
흔히 진정한 승자가 마지막이 웃는다고 하죠?
요즘은 해석이 좀 다르답니다.
마지막에 웃는 사람은 유머 감각이 뒤떨어진 사람이라고 합니다.
남들 다 웃을 때 웃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야 그 뜻을 알아채고 웃으니 그 사람은 감각이 뒤떨어진 거죠. ^^*
오늘도 많이 웃으시길 빕니다.

^___^*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야채 ==>> 푸성귀]

요즘 봄나물이 참 맛있죠?
입맛 돋우는 데는 봄나물이 최고라고 합니다.

오늘은 그 나물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먼저,
'나물'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1.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뭇잎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고사리, 도라지, 두릅, 냉이 따위죠.
2.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뭇잎 따위를 삶거나 볶거나 또는 날것으로 양념하여 무친 음식도 나물입니다.

'봄나물'은,
"봄에 산이나 들에 돋아나는 나물"을 말하죠.

'남새'는,
"채소(菜蔬)"를 뜻하며,
'채소'는,
"밭에서 기르는 농작물"로 주로 그 잎이나 줄기, 열매 따위를 식용으로 하는 식물을 말합니다.
'채소'를 '소채(蔬菜)'라고도 합니다.
'소채'는 "심어 가꾸는 온갖 푸성귀와 나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국립국어원에서 '채소'로 바꿨습니다.
'채소'를 '야채'라고도 하는데,
야채(野菜, やさい[야사이])는 "들에서 자라나는 나물"을 뜻하는 일본어투 낱말입니다.

반면, '푸새'는,
"산과 들에 저절로 나서 자라는 풀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사람이 가꾼 채소나 저절로 난 나물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은 '푸성귀'입니다.

자, 이제 정리해 보죠.
우리가 시장에서 사 먹는 푸른 잎은,
산과 들에 저절로 나서 자라는 풀을 뜯어서 모아 놓은 것도 있고,
먹거나 팔기 위해 밭에서 일부러 길러 가져온 것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다 아우를 수 있는 낱말이 뭘까요?

앞에 나온 대로 '푸성귀'입니다.
"사람이 가꾼 채소나 저절로 난 나물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 '푸성귀'라고 했잖아요.
앞으로는 한자말인 '채소'나 일본말인 '야채' 대신에,
아름다운 우리말인 '푸성귀'를 쓰자고요.
'남새'와 '푸새'를 적절하게 쓰셔도 좋고...

말 나온 김에 하나 더 하죠.
'들꽃'을 '야생화'라고 하는데,
야생화(野生花, やせいか[야세이까])도 일본어투 낱말입니다.

아직, 국립국어원에서 '야채'와 '야생화'를 다듬지는 않았지만,
누가 뭐래도,
'야채'보다는 '나물'이나 '푸성귀'가 좋고,
'야생화'보다는 '들꽃'이 더 좋지 않아요?

오늘도 좋은 생각 많이 하시고,
남들을 위해 많이 웃는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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