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19] 우리말) 오늘도 문제를 냈습니다

조회 수 3460 추천 수 88 2008.11.19 07:57:18
오늘 문제는,
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지 않기 위하여 표를 해 둠, 또는 그런 표적을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이 낱말에는 "어떤 일을 한 뒤에 얻어지는 좋은 결과나 만족감"이라는 전혀 다른 뜻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의 답은 보굿입니다.
좀 어려웠나요?
딱히 뚱겨드릴 것도 없어서 그냥 보냈는데 좀 어려웠나 봅니다.
굴피라고 답을 보내신 분이 많으셨는데,
굴피는 참나무의 두꺼운 껍질입니다.
어제는 바빠서 정답을 맞히신 분께 선물을 못 보내드렸네요. 오늘 보내드리겠습니다.

뉴스를 들으니 남부지방에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하네요.
서울은 영하 7도라고 하고...
옷 잘 챙겨입고 나가시길 빕니다.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님 중에 최용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 말씀이,
남에게 뭔가를 줄 때는 미련없이 께벗고 다 주라고 하십니다.
우리말 편지에서 드리는 선물도 많이 만들어서 바라는 사람은 다 주라고 하십니다.
오늘은 그분의 말씀을 좇아 선물을 많이 드리는 문제를 내겠습니다. 시원하게 드리겠습니다. ^^*

제가 드리는 선물은 갈피표입니다.
갈피표는 "겹치거나 포갠 물건의 하나하나의 사이"를 뜻하는 '갈피'에 '표'를 더한 낱말입니다.
흔히 우리가 책갈피라고 잘못 말하는 게 바로 이 갈피표입니다.
책갈피는 "책장과 책장의 사이"를 뜻합니다.
여기에 1988년에 국립국어원에서 사전을 만들면서
"읽던 곳이나 필요한 곳을 찾기 쉽도록 책의 낱장 사이에 끼워 두는 물건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는 뜻을 더했습니다.
따라서 제가 선물로 드리는 갈피표를 책갈피라고 한다고 해서 딱히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좀 거시기합니다.
책갈피에 갈피표 뜻을 더한 것은 낱말 뜻의 확장이라고 보기에는 좀 어색합니다.
오히려 낱말의 본뜻을 죽이는 것 같습니다.

'새벽'이 뭐죠?
먼동이 트려 할 무렵입니다. 이게 본뜻입니다. 제가 편지를 쓰는 지금이 바로 새벽입니다.
여기에 1988년에 사전을 만들면서 (이른 시간을 나타내는 시간 단위 앞에 쓰여) '오전'의 뜻을 이르는 말이라는 뜻을 더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밤 12시 1분도 새벽이고, 한밤중인 한 시나 두 시도 새벽입니다. 4시도 새벽이고 5시도 새벽입니다.
이렇게 사전을 고쳤으니 새벽이라는 낱말의 뜻을 늘렸다기 보다는 오히려 새벽의 본뜻을 죽였다고 볼 수밖에요.
제 생각이 그렇습니다.

좀 샜네요. ^^*

갈피와 비슷한 뜻을 지닌 낱말로 '살피'가 있습니다.
'살피'는 "물건과 물건 사이를 구별 지은 표"라는 뜻입니다.

두 개를 좀 쉽게 갈라보면,
갈피는 책 안에서 읽던 곳을 표시하는 것이고,
살피는 책 밖에서 이 책과 저 책을 가르고자 넣은 것을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를 내겠습니다.
아주 쉬운 문제를 내고
께벗고 다 드리는 셈치고 30명에게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오늘 문제는,
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지 않고자 표를 해 둠, 또는 그런 표적을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이 낱말에는 "어떤 일을 한 뒤에 얻어지는 좋은 결과나 만족감"이라는 전혀 다른 뜻도 있습니다.

뚱겨드린 김에...
책 따위에 표지를 하도록 박아 넣은 줄을 보람줄이라고 합니다. ^^*

정답을 보내시면서 주소도 같이 보내주십시오.
먼저 온 순서대로 30명께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이러다 제 선물 다 거덜나면 최용 선배님이 만들어 주시겠죠? 그렇죠? ^___^*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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