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28] 우리말) 발품과 손품

조회 수 3417 추천 수 77 2008.12.01 22:05:22
길품과 발품은 걸어다니면서 일하는 것이지만,
우리말 편지에서 나온 문제를 풀고자 사전을 뒤적이는 것은
발로 걸어다니거나 발가락으로 사전을 넘기는 게 아니라 손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손품'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근데, 정말 '손품'이라는 낱말이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 답은 '실살'입니다.
실은 實에서 왔지만, 살은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네요.
실살... 참 멋진 낱말 아닌가요?

어제 아침 일찍 정답을 보내주신 분께 약속대로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저는 그냥 심부름만 하는 것이고 선물은 송현희 님이 보내주신 겁니다.

우리말 편지를 보내면서 재밌는 일을 자주 겪습니다.
어제처럼 문제를 내면
거의는 문제 답을 찾고자 사전을 뒤져가며 공부했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몇몇 분은 왜 사람을 이렇게 피곤하게 만드느냐면서 저를 나무라십니다.
또, 문제를 낸 날은 '수신거부'가 가끔 있습니다. 아마도 문제로 사람을 귀찮게 하는 게 싫으셨나 봅니다.
어제도 수신거부하신 분이 한 분 있었습니다.

'길품'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본뜻은 "남이 갈 길을 대신 가고 삯을 받는 일"이지만
"아무 보람도 없이 헛길만 가다"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길품만 팔았다고 할 때가 그런 뜻입니다.

비슷한 말로,
발품을 팔다는 말이 있습니다.
"걸어다니는 수고"를 '발품'이라고 합니다.

길품과 발품은 걸어다니면서 일하는 것이지만,
우리말 편지에서 나온 문제를 풀고자 사전을 뒤적이는 것은
발로 걸어다니거나 발가락으로 사전을 넘기는 게 아니라 손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손품'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근데, 정말 '손품'이라는 낱말이 있을까요?
그럼 몸으로 하면 '몸품'이고 머리를 쓰면 '머리품'일까요? ^^*
손품이라는 낱말은 있고, 몸품과 머리품은 없습니다. ^^*

우리말 편지에서 문제를 내면 편한 마음으로 문제를 풀어주십시오.
풀기 싫으시면 그냥 하루 기다리시면 됩니다.
그걸로 사람 피곤하게 한다고 생각하시고 '수신거부'를 누르시면
제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진짜로 아픕니다. 남을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허리 복대가 필요하시면 편지를 주십시오.
어떻게 해서든지 보내드리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기지바지?]

며칠 전에 온 공문 중에,
'하절기 간소복 차림 근무'가 있네요.

상의는 정장, 콤비, 점퍼 따위를 입되,
넥타이는 매지 말고,
하의는 정장바지나 면바지 따위를 입되,
색상은 개인의 기호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해도 된다네요.
덕분에 오늘 넥타이 매지 않고 그냥 출근했습니다.

바지 중에 '기지바지'라는 게 있죠?
면바지가 아니라 천으로 만든 양복바지...(맞나요? )

그 '기지'가 실은 일본어에서 왔습니다.
일본어 きじ[기지]는 옷감을 뜻합니다.
그중에서도 양복 옷감을 말하죠.
따라서, 양복 옷감 '기지'로 만든 펄렁펄렁한 바지가 '기지바지'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에 보면,
'기지(&일kiji)「명」'천'으로 순화'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제는 '기지바지'라는 낱말을 안 쓰시겠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19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753
936 [2011/03/02] 우리말) 파워 스폿 moneybook 2011-03-02 3394
935 [2008/06/24] 우리말) 거방지다 id: moneyplan 2008-06-24 3394
934 [2010/11/03] 우리말) 소라색 moneybook 2010-11-03 3393
933 [2010/07/27]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moneybook 2010-07-27 3393
932 [2007/06/05] 우리말) 최대값과 최댓값 id: moneyplan 2007-06-05 3393
931 [2016/11/16] 우리말) 서리 머니북 2016-11-16 3392
930 [2015/08/12] 우리말) 책 소개 머니북 2015-08-12 3392
929 [2015/05/20] 우리말) 면죄부(2) 머니북 2015-05-20 3392
928 [2012/11/29] 우리말) 지르신다 머니북 2012-11-29 3392
927 [2008/03/19] 우리말) 오늘도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03-19 3392
926 [2008/03/06] 우리말) 양식이 아니라 서식입니다 id: moneyplan 2008-03-06 3392
925 [2008/01/18] 우리말) 왜 농촌진흥청이 국가기관으로 있어야 하는가 id: moneyplan 2008-01-21 3392
924 [2011/01/24] 우리말) 모포와 담요 openmind 2011-01-24 3391
923 [2010/11/08] 우리말) 첫과 첫눈 moneybook 2010-11-08 3391
922 [2009/11/11] 우리말) 군자삼변 id: moneyplan 2009-11-11 3391
921 [2009/09/04] 우리말) 이런 젠장... id: moneyplan 2009-09-04 3391
920 [2008/12/03] 우리말) 찾다와 뒤지다 id: moneyplan 2008-12-04 3391
919 [2008/02/05] 우리말) 설빔 준비하셨나요? id: moneyplan 2008-02-05 3391
918 [2016/11/15] 우리말) 금배추? 머니북 2016-11-15 3390
917 [2013/05/30] 우리말) 시늉과 흉내 머니북 2013-05-30 3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