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03] 우리말) 찾다와 뒤지다

조회 수 4279 추천 수 73 2008.12.04 09:39:06
'뒤지다'는
"책 따위를 한 장씩 들추어 넘기거나 한 권씩 살피다."는 뜻입니다.
가방을 뒤지다, 형사들이 집 안을 샅샅이 뒤지다, 동네방네를 이 잡듯이 뒤지다처럼 씁니다.

'찾다'는
"현재 주변에 없는 것을 얻거나 사람을 만나려고 여기저기를 뒤지거나 살피다."는 뜻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7:29, KBS2 자막에
'계약을 해지 할 수...'라는 게 나왔습니다.
일부 이름씨(명사) 뒤에 붙어 움직씨(동사)를 만드는 뒷가지(접미사) '하다'는 앞말과 붙여 씁니다.
공부하다, 생각하다, 사랑하다처럼 써야 바릅니다.
'계약을 해지할 수...'라고 써야 합니다.
작은 실수겠죠? ^^*

어제는 오랜만에 영어 사전을 좀 뒤적였습니다.
미국에서 5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기술에 대한 보고서로
일주일쯤 전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고되었다는 보고서입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술로 5가지를 꼽았는데 그 가운데 두 가지가 제 일터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어서
그 내용을 좀 번역하려고 했습니다.
오랜만에 영어 사전을 보니 기분이 새롭더군요. ^^*

흔히,
뭔가 모르는 낱말이 나오면 사전을 찾아보라고 합니다.
저는 우리말 편지에서 가끔 '찾아보다'라고 안 하고' 뒤져보다'라고 합니다.
어떤 낱말의 뜻을 알고자 사전에 오른 낱말의 뜻을 살펴보는 것이 '뒤지다'일까요 '찾다'일까요?

오늘은 뒤지다와 찾다를 갈라볼게요.
'뒤지다'는
"책 따위를 한 장씩 들추어 넘기거나 한 권씩 살피다."는 뜻입니다.
가방을 뒤지다, 형사들이 집 안을 샅샅이 뒤지다, 동네방네를 이 잡듯이 뒤지다처럼 씁니다.

'찾다'는
"현재 주변에 없는 것을 얻거나 사람을 만나려고 여기저기를 뒤지거나 살피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사전을 찾는다'고 하면
사전이 가방 속에 있는지 책상 위에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고,
'사전을 뒤진다'고 하면
사전 안에 있는 '나눔'이라는 낱말이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러니 모르는 낱말이 나오면 '사전을 뒤진다'고 해야 맞습니다.
그렇죠? ^^*

실은 20년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1988년 국립국어원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을 만들면서
'찾다'의 풀이에
"모르는 것을 알아내려고 책 따위를 뒤지거나 컴퓨터를 검색하다."는 뜻을 더 넣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모르는 낱말의 뜻을 알고자 사전을 살피는 것을 두고,
사전을 뒤진다고 해도 맞고 사전을 찾는다고 해도 맞습니다.

우리말에 멋진 낱말이 참 많습니다.
(집안 어디엔가 있을)사전을 '찾아' 멋진 낱말을 '찾거나' '뒤져'보면 어떨까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이대일 >> 이 대 일]

짜릿한 역전승 보셨죠?
참 멋진 경기였습니다.

요즘 국민의 모든 신경이 월드컵 경기에 가 있는 것 같습니다.
부화뇌동(附和雷同)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이번 기회에 경기와 관련 있는 우리말이나 맞춤법을 소개하는 것도 뜻깊은 일인 것 같아,
월드컵 기간에는 그런 우리말이나 맞춤법을 중심으로 우리말편지를 쓸게요.

다음 경기도 '이대일'로 이기길 빌면서,
오늘은 '이대일'의 띄어쓰기를 알아볼게요.

여기에 쓰인 '대'는,
대할 대(對), 또는 상대 대 자로,
'사물과 사물의 대비나 대립을 나타내는 말'을 뜻합니다.
민주주의 대 공산주의, 개인 대 개인, 지상 대 공중, 청군 대 백군처럼 앞 낱말과 띄어 씁니다.

따라서,
이대일도,
'이 대 일'로 띄어 써야 합니다.

다음 경기도,
이 대 일로 이기길 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670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2108
1476 [2012/05/10] 우리말) 금실과 금슬 머니북 2012-05-10 4117
1475 [2012/05/09] 우리말) 보다 머니북 2012-05-09 4292
1474 [2012/05/08] 우리말) 안갚음과 치사랑 머니북 2012-05-08 4121
1473 [2012/05/07] 우리말) 너섬둑길과 여의도(2) 머니북 2012-05-07 4553
1472 [2012/05/04] 우리말) 주기와 주년 머니북 2012-05-04 4083
1471 [2012/05/03] 우리말) 금/줄/선 머니북 2012-05-04 4455
1470 [2012/05/02] 우리말) 너섬둑길과 여의도 머니북 2012-05-02 3718
1469 [2012/05/01] 우리말) 전기료와 전기세 모두 맞습니다 머니북 2012-05-02 4278
1468 [2012/04/30] 우리말) 전기요금 머니북 2012-04-30 3911
1467 [2012/04/27] 우리말) 핼쑥하다와 해쓱하다 머니북 2012-04-27 4135
1466 [2012/04/26] 우리말) 광화문 안내판 머니북 2012-04-27 3538
1465 [2012/04/25] 우리말) 어제 소개한 글의 바른 답 file 머니북 2012-04-25 3743
1464 [2012/04/24] 우리말) 송춘종 어르신이 방송인에게 보낸 편지 머니북 2012-04-24 3752
1463 [2012/04/23] 우리말) 너섬둑길 머니북 2012-04-24 4118
1462 [2012/04/20] 우리말)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써야 합니다 머니북 2012-04-20 4043
1461 [2012/04/19] 우리말) 사람은 줏대가 있어야 합니다 머니북 2012-04-19 3995
1460 [2012/04/18] 우리말) 벚꽃 이야기 머니북 2012-04-18 3533
1459 [2012/04/17] 우리말) 문해율 머니북 2012-04-17 4166
1458 [2012/04/16] 우리말) 우리말 사랑 나눔 머니북 2012-04-16 3670
1457 [2012/04/13] 우리말) 투표하러 갔다가 황당한(?) 문구를 봤어요 머니북 2012-04-13 36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