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08] 우리말) 숫눈

조회 수 11584 추천 수 65 2008.12.08 09:32:39
안녕하세요.


일요일 아침 9:07, MBC, '1Km'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km가 맞습니다.
일요일 아침 11:32, KBS2, '제 2호'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수사 앞에 붙어 '그 숫자에 해당하는 차례'를 뜻을 더하는 '제'는 뒤에 오는 낱말과 붙여 써야 합니다. '제2호'가 바릅니다.


오늘 아침 7:07, SBS '잔불'이라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말씀드릴게요.
또 사전을 꼬집어야 하기에...


그건 그렇고, ^^*
어제 제가 사는 동네에 첫눈이 내렸습니다.
어제가 절기로 대설이었는데, 대설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어쨌든 첫눈이었습니다.
바로 애들과 함께 밖에 나가서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
속이 없어서 그런지 저는 눈을 보면 이렇게 좋습니다.


오늘은 첫눈을 알아볼게요.
첫눈은 당연히 "그해 겨울에 처음으로 내리는 눈"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니 초설(初雪)이라 풀어놨네요.
과학적으로는 눈이 몇 cm넘게 쌓여야 첫눈인지는 모르지만 제가 보기에 눈이 바닥을 다 덮으면 그게 첫눈 인 것 같습니다.


'숫눈'이라는 멋진 말이 있습니다.
"눈이 와서 쌓인 상태 그대로의 깨끗한 눈."을 뜻합니다.
새벽에 나가보면 눈이 소복이 쌓여 있죠? 아무도 밟지 않은 바로 그런 눈을 숫눈이라고 합니다.
아시는 것처럼 '숫'은 "더럽혀지지 않아 깨끗한"이라는 뜻을 더하는 앞가지(접두사)입니다.
숫처녀, 숫총각...에 다 그런 뜻이 있습니다.
그러나 숫놈은 다릅니다.
암컷이 아닌 수컷을 이르는 '숫놈'은 일단 잘못된 말입니다.
짐승의 수컷은 '숫놈'이 아니라 '수놈'입니다.
그리고 놈이 남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니
'숫놈'이라면 "내가 만난 첫남자"쯤으로 억지를 쓸 수 있겠지만 그런 낱말은 없습니다. ^^*
아예 '숫놈'이라는 낱말은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없습니다.


어제 저는 애들과 함께 숫눈을 밟으며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발길로 숫눈을 '헌눈'으로 만들며 재밌게 놀았습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399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665
656 [2008/12/31] 우리말) 중동무이 id: moneyplan 2008-12-31 7417
655 [2008/12/30] 우리말) 보다 빠르게... id: moneyplan 2008-12-30 8038
654 [2008/12/29] 우리말) 광명역 주차장에... id: moneyplan 2008-12-29 4931
653 [2008/12/28] 우리말)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id: moneyplan 2008-12-29 9197
652 [2008/12/26] 우리말) 흥청거리다와 흔전거리다 id: moneyplan 2008-12-26 6775
651 [2008/12/24] 우리말) 내년과 이듬해 id: moneyplan 2008-12-24 6846
650 [2008/12/23] 우리말) 호질기의(護疾忌醫) id: moneyplan 2008-12-23 6472
649 [2008/12/22] 우리말) 마음고름 id: moneyplan 2008-12-22 6213
648 [2008/12/20] 우리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와 사진을 찍어주셔야 합니다. ^^* id: moneyplan 2008-12-22 6245
647 [2008/12/19] 우리말) 억장이 무너지다 id: moneyplan 2008-12-19 6833
646 [2008/12/18]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12-18 4622
645 [2008/12/17] 우리말) 땅보탬 id: moneyplan 2008-12-17 6989
644 [2008/12/16] 우리말) 부룩이 뭔지 아세요? id: moneyplan 2008-12-16 5798
643 [2008/12/15] 우리말) 개발과 계발 id: moneyplan 2008-12-15 6731
642 [2008/12/13] 우리말) 제가 누구냐고요? id: moneyplan 2008-12-13 10779
641 [2008/12/12] 우리말) 거북하다와 보깨다 id: moneyplan 2008-12-12 6819
640 [2008/12/11] 우리말) 밥맛없다와 밥맛 없다 id: moneyplan 2008-12-11 6762
639 [2008/12/10] 우리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나, 새우 싸움에 고래 등 터지나? id: moneyplan 2008-12-10 10348
638 [2008/12/09] 우리말) 잔불과 뒷불 id: moneyplan 2008-12-09 5512
» [2008/12/08] 우리말) 숫눈 id: moneyplan 2008-12-08 11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