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09] 우리말) 잔불과 뒷불

조회 수 4006 추천 수 77 2008.12.09 20:43:30
그런데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언제부터인가 '잔불'아래에
잔-불(殘-)을 살며시 넣어놓고
타고 남은 불과 꺼져 가는 불이라는 풀이를 달아 놨습니다.
제 기억에 2006년 이후에 인터넷판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에서 '잔불'이 틀렸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은 잔불 이야기입니다.
며칠 전에 이천 물류창고에서 불이 났었죠?
그 불이 꺼진 뒤 '잔불'정리하는 중이라는 뉴스가 자주 들렸습니다.

여러분, 잔불을 타다남은 불쯤으로 알고 계시죠?

'잔불'은
작은 짐승을 잡는 데 쓰는 화력이 약한 총알을 뜻합니다.
반대로 '된불'은
바로 급소를 맞히는 총알이라는 뜻입니다.

(산)불이 꺼진 뒤에 타다 남은 것이 다시 붙어 일어난 불은 '뒷불'입니다.
일단 진화는 되었지만 뒷불을 조심해야 한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뒷불이라는 멋진 우리말이 있고,
잔불은 활활 타는 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지금 쓰는 우리네 사전에도 그렇게 올라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가지고 계신 사전을 뒤져보십시오.
'잔불'에 뭐라고 풀이가 되어 있고, '뒷불'을 뭐라고 풀어놨는지...
이게 맞습니다.
이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언제부터인가 '잔불'아래에
잔-불(殘-)을 살며시 넣어놓고
타고 남은 불과 꺼져 가는 불이라는 풀이를 달아 놨습니다.
제 기억에 2006년 이후에 인터넷판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것 같습니다.

모름지기 사전은 말글살이의 길라잡이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을 만들었겠죠.
그런 훌륭한 사전에서 '뒷불'이라는 좋을 말을 널리 퍼트리지는 못할망정
없던 잔-불(殘-)을 사전에 올려 그 낱말을 쓰라고 하는 건가요?

그래놓고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 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걸 보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좋은 우리말을 살려서 쓰려고 힘써야지 굳이 한자말을 살릴 까닭은 없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넓이/너비]

오늘도 우리 선수를 응원하며,
월드컵 특집 우리말편지를 보내드립니다.

월드컵 축구장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국제축구연맹이 정한,
국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경기장의 크기는,
길이 105m, 폭 68m입니다.

이걸 보고,
'넓이'와 '너비'를 구별해 볼게요.

'넓이'는,
'일정한 평면에 걸쳐 있는 공간이나 범위의 크기'로,
축구장의 넓이는 105*68=7,140m2
입니다.

'너비'는,
'평면이나 넓은 물체의 가로로 건너지른 거리'로,
축구장의 너비는 68m입니다.(보기에 따라 105m가 될 수도 있죠.)

좀 쉽게 보면,
'넓이'는 어디에 둘러싸인 평면의 크기를 말하고(2차원),
'너비'는 가로로 건너지른 거리(1차원)를 말합니다.

오늘도 무척 더울 거라고 합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063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6176
2136 [2014/04/09] 우리말) 국회의원 배지 머니북 2014-04-09 4057
2135 [2010/02/04] 우리말) 눈이 내렸네요 id: moneyplan 2010-02-04 4058
2134 [2010/04/14] 우리말) 듯싶다 id: moneyplan 2010-04-14 4060
2133 [2009/04/08] 우리말) 해님과 햇님 id: moneyplan 2009-04-08 4061
2132 [2010/11/01] 우리말) 거치적거리다 moneybook 2010-11-01 4064
2131 [2013/07/15] 우리말) 호우는 큰비로 써야 합니다 머니북 2013-07-15 4064
2130 [2015/05/07] 우리말) 갈음/가름/가늠 머니북 2015-05-07 4064
2129 [2015/11/13] 우리말) 컬러와 칼라 머니북 2015-11-13 4064
2128 [2010/08/17] 우리말) 흙감태기 moneybook 2010-08-17 4065
2127 [2009/07/20] 우리말) 틀린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9-07-20 4066
2126 [2011/01/05] 우리말) 포기하기 십상 moneybook 2011-01-05 4066
2125 [2014/06/24] 우리말) 체신과 채신 머니북 2014-06-24 4068
2124 [2016/11/07] 우리말) 기분 좋은 전자메일 머니북 2016-11-12 4068
2123 [2009/10/07] 우리말) 알맹이와 알갱이 id: moneyplan 2009-10-07 4069
2122 [2012/04/02] 우리말) 잔불과 뒷불 머니북 2012-04-02 4071
2121 [2016/07/18] 우리말) 구슬르다 -> 구슬리다 머니북 2016-07-19 4071
2120 [2012/02/29] 우리말) 적산가옥? 머니북 2012-02-29 4072
2119 [2015/09/11] 우리말) 빌다와 빌리다 머니북 2015-09-11 4073
2118 [2015/10/07] 우리말) 벌에 쏘이다 머니북 2015-10-13 4073
2117 [2014/11/03] 우리말) '자랑차다'와 '가열차다' 머니북 2014-11-03 4074